책소개
이 책은 시대 전체를 아우르는 설명과 더불어 각 개별 작가들의 소개, 그리고 그들의 주요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매우 상세하게 기술한다. 각각의 작품들에 대한 줄거리와 논평, 그리고 여타의 다른 작품들과의 연계성을 기술하고, 작가가 추구하고 있는 주제가 어떻게 작품들 속에서 일관되게 형상화되고 발전되고 있는지를 살펴 줌으로써, 독자들이 작가의 극작술적인 발전 과정을 추적해 갈 수 있게 한다. 특히 작품 설명에서는 흔하고 진부한 개론서 수준의 줄거리 제시의 차원을 넘어서, 텍스트를 꼼꼼히 해부하고 연출에 대한 분석적 시각을 제공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보다 수준 높은 작품 독해의 안목을 갖도록 유도한다. 나아가 작품에 대한 혹은 특정 장르에 대한 비평가들의 주장과 후대의 평가까지 가미해 작품에 대한, 작가에 대한 그리고 장르에 대한 총체적인 시각을 갖게 한다.
기존의 연극사 저서들처럼 작가와 희곡 위주의 설명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연출가들의 삶과 그들의 작업에 대해서도 동등한 관심을 두고 정밀하게 기술하고 있으며 공연작들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관찰과 예리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그 시기의 연극 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를 파악하고, 한 편의 작품이 어떤 개념 하에 어떤 과정을 거쳐 제작되고 관객들에 의해 어떻게 수용되었는지를 독자들이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특정 사조 혹은 특정 시대를 설명하면서, 다른 나라의 연극적 경향이나 다른 예술 장르들과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상세하게 제시함으로써 동시대 예술에 대한 총체적인 조망을 가능케 한다.
이 책의 최대 강점은 수직적 독서와 수평적 독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특정 작가 혹은 특정 시대의 부분만을 골라서 읽을 수도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독파함으로써 20세기의 전반적인 흐름을 간파하고 종합적인 안목을 획득할 수도 있다.
200자평
장 폴 사르트르에서 마리 콜테스까지
20세기 전체를 아우르는 프랑스 연극사와 언제나 혁명에 혁명을 거듭했던 프랑스 연극인들
1940년부터 1990년까지 이 50여 년은, 프랑스 연극 현장에서 이루어진 발전은 연극비평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개혁이 이뤄진 시기였다. 동시대 연극이 채택한 새로운 극구성의 방법론에 따른 것이기도 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학, 인류학, 구조주의 언어학의 발달에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사회학적 비평은 작품의 의미는 오로지 쓰인 텍스트에 의해서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작품이 공연되는 장소, 건축물의 특성, 무대와 객석의 관계, 관중의 사회적 구성 등에 의해서도 좌우되는 것임을 보여 주었다. 공연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문화적인 지배 요소들과 연극의 정치적인 특성에 대한 증대된 관심으로 인해 연극적 실험들, 특히 극장 건물로 국한되지 않는 비일상적인 연기 공간에 대한 실험들이 시도되었다. 책은 이렇게 다양하게 변모되었던 프랑스 연극을 알아보고 해당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담고 있다.
지은이
데이비드 브래드비(David Bradby)는 프랑스 연극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영국의 연극학자다. 옥스퍼드대학교를 졸업 후 프랑스 리옹에서 영어 강사로 일하던 중 로제 플랑숑의 극단에서 단역으로 연기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프랑스 연극에 입문했다. 그 후 글래스고 대학에서 아다모프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프랑스 캉대학을 거쳐 2007년 런던대학에서 은퇴할 때까지 37년 동안 교육과 집필 활동에 열정적으로 매진해 왔다. 베케트, 아다모프 등 부조리극에 대한 연구에서 출발해 브래드비는 1970년대 일상극의 작가인 미셸 비나베르와 1980년대의 베르나르-마리 콜테스 그리고 최근에는 에리크-에마뉘엘 슈미트에 이르기까지 최근 반세기 동안의 프랑스 연극의 주요 극작가들의 작품들을 집중 조명해 프랑스 학자들 못지않은 연구 성과물들을 발표하고 영미권에 그들의 작품을 번역, 소개하는 일에 몰두했다. 또한 최근에는 포스트콜로니즘, 페미니즘, 동양 연극, 정치극 쪽에도 관심을 두고 왕성한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극작가에 대한 연구서로는 ≪아다모프(Adamov)≫(1975), ≪사뮈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Samuel Beckett: Waiting for Godot)≫, ≪미셸 비나베르의 연극(The Theater of Michel Vinaver)≫(1993) 등이 있으며, 연출과 연출가에 대한 연구서로 ≪로제 플랑숑의 연극(The Theater of Roger Planchon)≫(1984), ≪프랑스 연극연출의 현재(Mise en scène French Theater Now)≫가 있고, 연극사 혹은 연극학 일반에 대한 저서로 ≪현대 프랑스 연극(Modern French Drama 1940∼1990)≫(1991) ≪동시대 연극(Le Théâtre contemporain)≫(1990), ≪1968년부터 2000년까지의 프랑스 연극(Le théâtre en France de 1968 à 2000)≫, ≪대중연극에서의 정치 퍼포먼스(Performance of Politics in Popular Drama)≫(1982), ≪영국 무대에 대한 페미니즘적 관점: 여성 극작가들, 1990∼2000(Feminist Views on the English Stage: Women Playwrights, 1990∼2000)≫(2003), ≪중국연극과 공연에서의 배우(Chinese Theatre and the Actor in Performance)≫(2006), ≪정치극의 전략: 전후 영국 작가들(Strategies of Political Theatre: Post-War British Playwrights)≫(2006) 등이 있다.
옮긴이
이선화는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프랑스 소르본대학에서 박사과정(DEA)을 수료하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영남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역서로는 ≪핑퐁≫(연극과 인간, 2006), ≪지옥의 기계≫(지만지, 2008)이 있고, 공저로 ≪프랑스 문학과 여성≫(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03), ≪현대 프랑스 문학과 예술≫(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06)이 있다.
이외에 <장 콕토의 ≪지옥의 기계≫에 나타난 여성적 이미지>, <아르튀르 아다모프, 신경증 환자들의 가족소설>. <한태숙 <서안화차>에 나타난 공간성 연구>, <이오네스코의 셰익스피어 다시 쓰기-≪막베트≫를 중심으로>, <장 주네의 ≪하녀들≫에 나타난 여성성과 여성적 글쓰기>, <야스미나 레자의 ≪아트≫에 나타난 고전적 극작술의 현대적 변용>, <프랑스 현대극에 나타난 다시 쓰기의 미학-메테를링크의 ≪조아젤≫과 세제르의 ≪어떤 태풍≫을 중심으로>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차례
서문
01 서론: 양차 대전 사이
02 파리 점령 시기
03 파리의 연극 I: 철학적인 드라마
장 아누이(Jean Anouilh)
장-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아르망 살라크루(Armand Salacrou)
04 파리의 연극 II: 누보테아트르
사뮈엘 베케트(Samuel Beckett)
외젠 이오네스코(Eugène Ionesco)
아르튀르 아다모프(Arthur Adamov)
05 연극의 지방 분산화 I: 1950년대
장 빌라르와 국립민중극장(Jean Vilar et le T.N.P.)
프랑스에서의 브레히트
06 연극의 지방 분산화 II: 플랑숑과 아다모프
로제 플랑숑(Roger Planchon)
아르튀르 아다모프(Arthur Adamov)
07 연극의 지방 분산화 III: 1960년대
1960년대 극작가들: 세제르(Césaire), 쿠쟁(Cousin), 가티(Gatti)
에메 세제르(Aimé Césaire)
가브리엘 쿠쟁(Gabriel Cousin)
아르망 가티(Armand Gatti)
08 총체극
장-루이 바로(Jean-Louis Barrault), 로제 블랭(Roger Blin)
장 주네(Jean Genet)
보티에(Vauthier), 오디베르티(Audiberti), 아라발(Arrabal) ·329
09 집단 창조
아리안느 므누슈킨과 태양극단
아쿠아리움극단
로렌의 민중극장(T.P.L.)
10 1970년대 극작가들
장-클로드 그룸베르그(Jean-Claude Grumberg)
에뒤아르도 마네(Eduardo Manet)
조르주 미셸(Georges Michel)
일상극: 칼리스키, 도이치, 벤젤(Le Théâtre du quotidien: Kalisky, Deutsch, Wenzel)
미셸 비나베르(Michel Vinaver)
11 1980년대 극작가들
마르그리트 뒤라스(Marguerite Duras)
엘렌 식수(Hélène Cixous)와 태양극단
미셸 비나베르(Michel Vinaver)
베르나르-마리 콜테스(Bernard-Marie Kolès)
결론
참고 문헌
인명 찾아보기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이 책에서는 출판된 희곡 텍스트들, 특히 비평적 연구를 촉발한 공연의 희곡 텍스트들만을 선별해서 다루고자 한다. 전쟁 전의 극작가들은 극장의 단골손님들 못지않게 희곡의 독자들이 내린 평가에도 청각을 곤두세우곤 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의 궁극 지점이 책이 아니라 무대라는 인식하에 무대를 위한 글을 쓰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그들 가운데 몇 명은 연출가들과 혹은 극단들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고, 또 어떤 이들은 아예 자신의 작품들을 공연한 극단 자체의 전속 작가가 되기도 했다. 태양극단의 희곡들처럼 극단적인 경우 진짜로 쓰인 것이라 할 수 없는 희곡 텍스트들도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몇몇 특별한 공연에 대한 설명과 함께, 비평의 방법론, 글쓰기, 연극적 실천의 상호작용을 보여 주면서 여러 가지 연출 가능성을 품고 있는 희곡들에 대한 소개도 함께 제시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