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손탁호텔을 배경으로 독립협회를 조직하고 ≪독립신문≫을 발간한 서재필의 활동을 다룬 작품이다. 1, 3, 5막은 손탁호텔 내부에서, 2, 4막은 고종의 어소에서 펼쳐진다. 이런 무대 구성은 국난 상황에서 조선 자립과 자주를 모색하는 서재필의 활동과 조선 왕실의 무능함을 극명하게 대조해 보여 준다. 한편 임철규와 현주실 등 젊은 세대가 처음에는 서재필을 비판하다가 점차 그의 소신을 깨닫게 되는 설정과 ‘손탁’이라는 외국인 여성이 서재필의 활동을 지지한다는 내용은 서재필의 선각자로서 면모를 부각한다.
이 작품의 주된 갈등은 독립협회를 이끄는 서재필과 이를 방해하는 홍종우 사이에서 빚어진다. 홍종우는 황국협회를 만들어 독립협회와 대치할 뿐만 아니라 고종을 압박해 미국 시민권자인 서재필의 강제 송환을 추진하고 이를 성사시킴으로써 결정적으로 서재필의 꿈을 좌절시킨다. 서재필은 추방되면서 젊은 세대인 임철규, 현주실에게 단합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서재필의 이상이 좌절되는 것은 서구 제국주의 세력이 아니라 홍종우의 방해와 이를 방조한 고종 때문이다. 이는 국난을 극복할 과제로 분열을 경계하고 단합을 강조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200자평
독립협회를 조직하고 ≪독립신문≫을 발간한 서재필의 활동을 다룬 작품으로 5막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해랑 연출로 국립극단이 1976년 6월 10일부터 13일까지 국립극장에서 공연했다.
지은이
차범석은 1924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5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밀주>가 입선, 이듬해 <귀향>이 당선하면서 정식으로 등단했다. 이후 극작 기간 50여 년 동안 <불모지>(1958), <산불>(1962), <환상 여행>(1972), <학이여 사랑일래라>(1981), <꿈 하늘>(1987) 등 소외된 존재에 대한 관심과 사회성을 지닌 다양한 작품을 발표하며 한국 사실주의 극 정착에 기여했다. 1956년 김경옥, 최창봉 등과 함께 제작극회를 창단해 소극장 운동을 주도했다. 1963년 극단 산하를 창단하고 1983년까지 대표를 지내면서 수많은 창작극을 공연했다. 대한민국문화예술상(1970), 성옥문화예술상(1980), 대한민국연극제희곡상(1981), 대한민국예술원상(1982) 등을 수상했다. 2006년 타계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제1막
제2막
제3막
제4막
제5막
<손탁호텔>은
차범석은
책속으로
손탁: (쓸쓸하게) 아…. 모두들 떠나가는군! 내 곁에 남아 있을 사람은 떠나가고! 없어도 좋을 사람은 찾아오고. 흠…. 나그네가 깃들어야 할 호텔이면서 정작 내가 머무를 곳은 없으니…. 흠…. 아…. 비는 왜 청승맞게 내린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