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여성의 전통적인 삶에 안주하지 않았던 나혜석은 근대 최초의 페미니스트이자 작가이며 화가다. 외교관이었던 남편 김우영과 떠난 최초의 부부 동반 유럽 여행, 선구적인 여성 의식을 담은 많은 글과 그림 등으로 당대 신여성 중 가장 주목받았으나 완고한 시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비참하게 몰락했다.
작품은 ≪인형의 집≫의 노라에 기대 여성의 구속과 자유를 읊는 나혜석 시에서 출발해 그 시구를 언급하며 어머니의 삶을 이해하고 어머니로 인해 좀 더 나아진 여성의 삶을 살아가는 딸 나열의 독백으로 마감한다. 그 사이에 김우영과 결혼하지만 평범한 조선 여성의 삶과 타협할 수 없었던 예술가 나혜석의 고뇌, 구미만유에서 만난 최린과의 사랑, 그로 인한 이혼과 최린을 상대로 한 위자료 청구 소송, 이후 몰락 과정이 찬찬히 그려진다.
이 작품은 <위기의 여자>를 비롯해 1980년대 이후 적극적으로 나타난 여성주의 계열에 속하는 작품이다. 2000년 채윤일 연출로 극단 산울림에 의해 초연되었다. 이 공연은 ‘올해의 한국 연극 베스트 5’에 선정되었고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수상했다.
200자평
13장으로 구성되었다. 근대 여성 1세대로 식민지 시대를 살았던 신여성 나혜석의 인생을 결혼 무렵부터 죽음까지 연대기적으로 다루었다.
지은이
유진월은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 희곡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97년부터 한서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있다. 1995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그녀에 관한 보고서>로 등단한 이후 <불꽃의 여자 나혜석>, <헬로우 마미> 등 거의 모든 작품에서 다양한 여성의 삶에 대한 페미니즘의 시각을 중시하고 있다. <푸르른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연인들의 유토피아>, <연인> 등에서는 섬세한 시적 언어로 문학적인 희곡의 아름다움을 추구했다. <그들만의 전쟁>, <누가 우리들의 광기를 멈추게 하라> 등은 한국사에 대한 문제적 시선을 바탕으로 역사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페미니즘 희곡사인 ≪한국 희곡과 여성주의 비평≫ 이후로 ≪영화, 섹슈얼리티로 말하다≫에 이르기까지 연극, 영화, 여성 관련 연구서를 다수 출간했고 창작 분야에서는 ≪유진월 희곡집 1≫과 ≪유진월 희곡집 2≫를 출간했다. 동랑희곡상, 올해의 한국 연극 베스트 5 작품상, 국립극장창작공모 당선 등 연극 관련 상을 수상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1. 서시
2. 그 여자
3. 여자의 길
4. 결혼 – 출발 혹은 타협
5. 모(母) 된 감상기
6. 만주 안동현 시절
7. 구미만유 – 새로운 열정
8. 사랑 혹은 상처
9. 이혼
10. 여자미술학사
11. 손해배상 청구 소송 – 반란
12. 침몰
13. 죽음 – 또 다른 시작
<불꽃의 여자 나혜석>은
유진월은
책속으로
혜석의 목소리: 탐험하는 자가 없으면 그 길은 영원히 못 갈 것입니다. 우리가 욕심을 내지 아니하면 우리 자손들에게 무엇을 남겨 주겠습니까. 우리가 비난받지 아니하면 우리의 역사를 무엇으로 꾸미잔 말입니까. 우리 조선 여자 중에 누구라도 가치 있는 욕을 먹는 자가 있다면, 우리는 안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