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초판본 한국시문학선집’은 점점 사라져 가는 원본을 재출간하겠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한국문학평론가협회에서 작가 100명을 엄선하고 각각의 작가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들을 엮은이로 추천했다. 엮은이는 직접 작품을 선정하고 원전을 찾아냈으며 해설과 주석을 덧붙였다.
각 작품들은 초판본을 수정 없이 그대로 타이핑해서 실었다. 초판본을 구하지 못한 작품은 원전에 가장 근접한 것을 사용했다. 저본에 실린 표기를 그대로 살렸고, 오기가 분명한 경우만 바로잡았다. 단, 띄어쓰기는 읽기 편하게 현대의 표기법에 맞춰 고쳤다.
대한제국 말에 태어나 일제 강점기, 광복절, 한국 전쟁 등 역사의 격동기 한가운데서 향수 80세로 별세할 때까지 월탄은 예술원장을 비롯한 문화계의 주요 직을 역임하면서 방대한 창작 활동도 겸한 작가다. 시집 3권, 장편 소설 20여 편, 단편 소설 12편, 그리고 수필·평론집 5권을 남긴 그는 민족과 문학을 지키려는 한국 문단의 상징적 존재다. 그의 작품 세계는 3·1운동 실패 이후 나라 잃은 설움을 그린 ≪흑방비곡(黑房秘曲)≫과 한민족의 역사의식을 고취한 ≪금삼의 피≫에서 시작해 <전야>, <여명>, <민족>의 삼부작으로 무르익었다. 이후 ≪청춘 승리≫, ≪삼국 풍류≫, ≪여인 천하≫, ≪임진왜란≫, ≪자고 가는 저 구름아≫, ≪세종대왕≫ 등에서 절정을 이룬다. 이러한 작품 세계는 그를 낭만적 성향을 밑바탕으로 민족주의를 지향한 대표적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역사 소설가로 알려진 월탄은 시 세계에도 뛰어난 족적을 남겼다. 그의 초기 시는 주권 상실의 암울한 시대 분위기에 따른 상실과 우울의 감정을 드러낸다. 초기 시의 대표작으로 뽑히는 <쫏긴 이의 노래>, <밀실로 돌아가다> 등은 어두운 현실에 대한 도피와 침잠의 세계와 단절해 이상적인 세계로 이동을 염원한 작품으로 관념적인 시어들이 다수 등장한다. 첫 시집 ≪흑방비곡≫은 낭만적 시상을 심화함과 동시에 암울한 민족적 정서를 토로한 작품집이다.
낭만적 퇴폐주의였던 월탄의 시 세계는 광복 이후 한국적인 전통 정서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작품들로 전환된다. 이 같은 성향이 드러난 대표적 작품집이 1946 5월 고려문화사에서 간행된 두 번째 시집 ≪청자부(靑磁賦)≫다. 이 시집에서 월탄은 한민족의 고유한 정서를 수려한 시어로 묘사한다.
조연현은 월탄의 문학적 공로를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했다. 첫째, 한국 현대 문학을 개척한 공로자. 둘째, 낭만주의 문학 운동의 선창자. 셋째, 민족적 낭만적 경향을 유지한 작가. 넷째, 최초의 역사 소설가. 다섯째, 문학의 사회적 지위를 높인 작가가 그것이다. 이 같은 조연현의 평가 중 ≪청자부≫는 월탄의 낭만주의적이고 민족적인 경향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시집이라고 할 수 있다.
200자평
대표적인 민족주의 작가 월탄 박종화의 시를 엮었다. 역사 소설가로 널리 알려진 월탄의 시 세계를 살펴볼 기회다. ≪흑방비곡≫과 두 번째 시집 ≪청자부(靑磁賦)≫의 시를 통해 낭만적 퇴폐주의가 한국적인 전통 정서로 승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은이
월탄(月灘) 박종화(朴鍾和, 1901∼1981)는 일제 강점기, 조국의 해방, 한국 전쟁이라는 역사의 중심에서 민족 문학을 고수한 대표적인 민족 문학 작가다. 그는 1901년 한성 남부 반석방 자암동에서 3형제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유년 시절 조부에게 익힌 한문학은 훗날 월탄이 역사 소설가로 활동하는 밑거름이 된다. 월탄은 휘문의숙에서 신문학을 처음 접했고, 본격적으로 문학에 대한 관심을 갖는다. ‘휘문문우회’ 학예부 활동을 하면서 홍사용, 안석영, 김장환 등과 교우하고 같은 해 이병조의 제안으로 순수 문예지 ≪문우≫를 창간, 문인의 길에 나서면서 ≪서광≫지에 <쫏긴 이의 노래> 등의 시를 발표한다.
월탄이 습작 시기를 끝내고 세상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장미촌≫을 통해서다. 1921년 황석우, 변영로, 박영희, 오상순 등과 동인지 ≪장미촌≫에 참가해 <우유빛 거리>를, 다음 해 홍사용, 노자영, 나도향, 이상화, 박영희, 현진건 등과 문예지 ≪백조≫를 창간, <밀실로 돌아가다>, <흑방비곡> 등을 발표한다. 월탄은 ≪백조≫ 동인들과 친밀하게 교류하면서 자신만의 독보적인 문학 세계를 구축한다. 그것은 <목매이는 여자>, <삼절부> 등으로 나타난다. <목매이는 여자>는 월탄의 첫 소설이자 근대 문학 사상 최초의 역사 소설이라는 가치를 지닌 작품이다. 이 작품은 수양대군이 단종의 왕위를 찬탈한 시기를 배경으로 변절자로 낙인찍힌 신숙주 아내의 인간적 고뇌를 형상화한다. 1924년 발간한 첫 시집 ≪흑방비곡≫은 낭만적 시상을 한층 심화해 일제 강점기의 우울한 민족적 감정을 노정하고 인생무상을 고조한 작품집이다. ≪개벽≫에 단편 <아버지와 아들>을, ≪시대일보≫에 <순대국>을 각각 실었다. 1920년대 월탄은 프로 문학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유지하면서 1925년 <계급 문학 시비론>과 1929년에 <대전 이후의 조선의 문예 운동>을 발표한다.
1930∼1940년대는 월탄이 본격 역사 소설을 창작하던 시기다. 1935년 ≪매일신보≫에 역사 소설가로서 자리를 확고히 굳히게 한 장편 ≪금삼(錦衫)의 피≫를 연재했고 ≪대춘부≫를 발표했다. ≪금삼의 피≫는 연산군이 자신의 생모 윤씨를 복위시키고자 일으킨 갑자사화(甲子士禍)를 배경으로 연산군을 폭군 이전에 인간적인 트라우마를 가진 불행한 인물로 다룬 작품이다. 같은 해 ≪문장≫에 시 <석굴암 대불>, <비추>, <영종>, <청자부>, <백자부> 등을 실었다. 1937년 ≪문장≫에 단편 <아랑의 정조>를, 1940년 <다정불심>을 ≪매일신보≫에 발표했고, 그의 나이 42세에 장편 ≪전야≫와 수필집 ≪청태집≫을, 44세에 장편 ≪여명≫을 간행함과 동시에 전조선 문필가협회 부회장에 피선되었다.
해방 후 월탄은 활발한 사회 활동과 창작 활동을 병행한다. 1946년 장편 ≪민족≫, 제2시집 ≪청자부≫를 간행했다. ≪청자부≫는 월탄이 역사 소설에 열정을 쏟으면서도 초기의 퇴폐적·낭만적 시 세계에서 민족 정서가 깃든 시 세계로 전환한 것을 뚜렷이 보여 준다. 같은 해 전국 문화 단체 총연합회 부회장에 피선되었고, 동국대 교수에 취임한다. 이때 ≪홍경래≫를 ≪동아일보≫에, <논개>를 ≪백민≫에 실었다. 다음 해 ≪청춘 승리≫를 간행했고 성균관 대학교에 취임했다. 1948년에는 문교부 예술위원회 부회장에 임명되었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강사에 취임한다. 다음 해 문학가협회장, 서울신문사 사장에 취임한다. 1953년 수필 <난중초>를 ≪서울신문≫에 연재했고, 한국문학가협회상을 제정했다. 1954년에는 ≪임진왜란≫을 ≪조선일보≫에 연재한다.
60세 때 장편 ≪요희의 일생≫을 ≪국제신보≫에 발표했고, ≪금삼의 피≫와 ≪여인 천하≫가 영화로 제작된다. 1960년 환갑을 넘어서도 월탄의 창작욕은 소진되지 않는다. 회갑 기념으로 ≪월탄 시선≫이 간행되었고, 다음 해 ≪자고 가는 저 구름아≫를 ≪조선일보≫에 연재했고, 대한민국 문화훈장 대통령장을 받았다. 1964년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회장 피선되었고 ≪월탄 삼국지≫를 ≪한국일보≫에 연재한다. 1965년 수상록 ≪달과 구름과 사상과≫를 출판했고, ≪중앙일보≫에 ≪이 아름다운 이 조국을≫을 연재한다. 그의 나이 66세에 ≪양녕대군≫을 ≪부산일보≫에 연재했다. 그리고 5·16민족상의 상금을 <월탄 문학상>으로 제정해 중견 작가의 작품 중 우수작을 선정해 시상하는 제도를 마련했다. 같은 해 ≪박종화 대표작 선집≫ 전 6권이 간행되었다.
박종화는 1970년대 가장 활발하게 역사 소설을 연재했다. 1970년 ≪한국일보≫에 회고록 <20세기 한국의 증언>을 연재, 대한민국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고, ≪아름다운 이 조국을≫ 전 5권을 출간했다. 다음 해 ≪한국일보≫에 <월탄 회고록>을 연재했고, 고희 기념 문집 ≪영원히 깃을 치는 산≫을 발간했다. 1974년 ≪박종화 문학 선집≫ 전 6권을 출간, 다음 해 한·중 예술 연합회 회장으로 추대된다. 1976년 ≪월탄 박종화 대표작 전집≫ 전 12권을 발간했으며 다음 해 ≪세종대왕≫ 전 8권을 간행했다. 1978년 ≪월탄 박종화 삼국지≫ 전 6권을 개정 발간했고, 다음 해 회고록 ≪역사는 흐르는데 청산은 말이 없네≫를 간행했다.
80 평생을 문학 활동에 전념해 온 월탄은 1981년 종로구 평창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엮은이
최경희(崔京熙)는 1969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2013년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1960년대 소설에 나타난 ‘여성 교양’ 담론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민족 문화권의 문학 1·2≫, ≪한국 현대 문학 100년 대표 소설 100선≫, ≪문학 비평 용어 사전≫ 등의 집필에 참여했다. 지식을만드는지식 고전선집의 ≪신채호 작품집≫, ≪비극은 없다≫를 엮었다. 주요 논문으로는 <1960년대 강신재 소설에 나타난 근대화의 ‘망탈리테’ 연구>, <1960년대 초기 여성 잡지에 나타난 여성의 ‘교양화’ 연구>, <1960년대 박경리 문학에 나타난 ‘연애 교양’ 연구>, <박경리 소설에 나타난 ‘추리소설적 모티프’의 의미와 양상> 등이 있다. 현재 경희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차례
● ≪黑房秘曲≫
密室로 도라가다
輓歌
黑房秘曲
春의 小曲
白魚 가튼 흰 손이
당신이 무르시면
나는 들으랴 합니다
愛의 玉座로 나를 부를 때
눈물의 꿈길
熱病者의 거름
녯 돌성에서
廢園에 누어서
小曲(二篇)
나그네의 길 1
나그네의 길 2
● ≪靑磁賦≫
靑磁賦
白磁賦
石窟庵 大佛·1
大佛·2
大佛·3
十一面觀音菩薩
靈鐘
毘盧峯
內霧在嶺
明月橋
孀婦歎
懷古 1
懷古 2
懷古 3
한식
崇禮門
悲秋
그리운 그 님
無題
女人아, 봄을 배어라
零下 25° 春色
탱자
月光頌
秋思
除夜雪
餞春
月夜煑茗
水仙이 웃고 왔네
偶昑
雨村點描
八月
夏夜新月
秋感
玉簪花
漢江秋色
砧聲
외양깐
천렵
두엄
단풍
和贈眞娘時調四首
해설
지은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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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白魚 가튼 흰 손이
白魚 가튼 흰 손이 검은고 줄 우으로 달릴 제
스르렁 징 당, 동………………징 당 동,
구름 가튼 노래가 밝한 입살로
구을러 떨려 떠러질 때
지……………화……………자……………지,
가을 물 가튼 눈결이
사람의 얼골 우으로 출렁거릴 때
…………………………………………………….
스르렁. 징, 당, 동………………징 당, 동,
지……………화……………자……………지
…………………………………………………….
●녯 돌성에서
느리운 가을 해 빗기여 잇는
녯 구부러진 돌성[石城]의 터여
문허진 돌뭉히
어우러진 마른풀 길에
대삿갓 쓴 바랑 진 늙은이 중의
길게 부르는 念佛 소리
늙은 나무엔 어즈러운 새소리여라.
흐트러진 누른 입
날리는 붉은 입새를
발길로 차고 섯는 젊은 사람은
일흠도 모르는 가슴 쓰림에
마음 업는 눈물이 소사 흘러라
●靑磁賦
線은
가냘핀 푸른 線은—
아리따웁게 구을러
菩薩같이 아담하고
날신한 어깨여
四月 薰風에 제비 한 마리
방금 물을 박차 바람을 끊는다.
그러나 이것은
千年의 꿈 高麗 靑磁器!
빛갈 오호! 빛갈
살풋이 陰影을 더진 갸륵한 빛갈아
조촐하고 깨끗한 翡翠여
가을 소내기 마악 지나간
구멍 뚫린 가을 하늘 한 조각
물방울 뚝뚝 서리어
곧 흰 구름장 이는 듯하다.
그러나 오호 이것은
千年 묵은 高麗 靑磁器!
술병 물병 바리 사발
향로 향합 필통 연적
花甁 장고 술잔 벼개
흙이면서 玉이더라.
구름문의 물결문의
구슬 문의 七寶 문의
꽃문의 白鶴 문의
寶相華文 佛陀 문의
上工이요 畵家더라
진흙 속 彫刻家다.
그러나 이것은
千年의 꿈 高麗 靑磁器!
●石窟庵 大佛·1
천년을 지키신 沈默
萬劫도 無恙쿠나.
태연히 앉으신 자세
배움 직함 많사이다.
東海 바다 물결이 드높아
허옇게 부서져 사나우니
微笑하시어 누르시다.
千年 긴 세월을
두 어깨로 바뜨시다.
新羅의 큰 功德이
님 때문이시니라.
아침 해 붉게 바다에 소용두리쳐 솟으니,
瑞氣, 굴속에 서리우고
달빛 휘영청히 떠오르니
香煙 님 앞에 조요하다
一代 名工의 크나큰 솜씨에
고개 숙여 눈물겨워지옵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