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동화문학선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0명의 동화작가와 시공을 초월해 명작으로 살아남을 그들의 대표작 선집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공동 기획으로 7인의 기획위원이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대표작을 고르고 자기소개를 썼다. 평론가의 수준 높은 작품 해설이 수록됐다. 깊은 시선으로 그려진 작가 초상화가 곁들여졌다. 삽화를 없애고 텍스트만 제시, 전 연령층이 즐기는 동심의 문학이라는 동화의 본질을 추구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편저자가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 소개와 해설을 집필했으며,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다.
최효섭은 어린이들이 호감을 갖는 다양하고 폭넓은 소재를 선택하기도 하고, 동물들을 의인화하거나 사람과 동물을 함께 등장시킨 우의적 동화를 많이 창작했다. 최효섭 동화에 나타나는 환상의 설정 구조는 대개 ‘현실 → 상상의 세계 → 현실’이라는 도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때 나타나는 환상의 유형은 주인공이 마음속으로 상상하여 그린 심리적 환상이다. 이러한 구조는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철이와 호랑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효섭은 1960년대 본격 동화 운동의 주역으로 환상 세계를 새롭게 개척해 나간 작가이다. 그는 강한 주제 의식을 관념화시키지 않고 환상 세계에 수용했으며, 주인공의 의식 속에 환상의 날개를 달게 하는 심리적 환상으로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넘나들게 함으로써 스케일이 협소한 한국 창작동화의 지경을 넓히는 데 공헌했다. 특히 우리의 전래동화와 세계 명작을 환상 기법으로 재구성하여 창작동화와 접목시킨 점은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좀 더 다양하거나 밀착되지 못한 환상 세계로의 접근, 획일적이고 단조로운 구성 등의 문제점이 산견되기도 하지만, 진부하지 않은 착상과 스케일이 큰 환상동화 문학을 본격 문학으로 끌어올리는 데 이바지하였다.
최효섭 동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자유와 평화를 소중히 여긴다. 옳은 일에 신념을 굽히지 않고, 어려운 현실을 살지만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는다. 주인공들의 이름도 참신하고 성격들도 개성이 있어 읽는 즐거움을 준다. 그의 동화에는 주인공들이 상상한 내용을 다룬 작품도 많고 꿈 이야기를 재치 있게 다룬 내용도 많다. 또한 동물들과 사람이 함께 등장하여 펼치는 이야기도 많다. 그런 작품들마다 재미있는 스토리가 녹아 있어 잔잔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200자평
최효섭은 1960년대 본격 동화 운동의 주역으로 환상 세계를 새롭게 개척해 나간 작가다. 그는 강한 주제 의식을 관념화시키지 않고 환상 세계에 수용했으며, 주인공의 의식 속에 환상의 날개를 달게 하는 심리적 환상으로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넘나들었다. 이 책에는 <늙은 시계와 장난감 친구들>을 포함한 14편의 단편이 수록되었다.
지은이
1932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났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배화여자중고등학교 교목을 하면서 1957년 성경교재 ≪바울≫을 첫 저서로 냈고, 1959년 ≪성경동화 52≫를 출판하면서 본격적으로 동화를 써 볼 결심을 하였다. 감리교 본부 교육국에 있으면서 다양한 교육 도서를 저술했다. 196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철이와 호랑이>가 당선되었다. 1966∼1967년에 미국 유학을 하고, 1972∼1989년 목회 활동을 펼쳤다. 뉴욕신학대학교에서 1980년에 목회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열두 개의 나무 인형≫, ≪금순이와 백설공주≫, ≪뚱보 도깨비와 수퍼쥐≫ 등으로 소천아동문학상, 방정환아동문학상, 박경종아동문학상 등을 받았다.
해설자
1956년 전북 장수에서 출생했으며, 전주고등학교와 전주교육대학, 서울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단국대학교 대학원 국문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9년부터 ≪전북신문≫과 ≪서울신문≫ 등에 동화를 발표하기 시작했으며, 1981년 월간 ≪아동문예≫ 신인상에 동화 <하늘로 가는 꽃마차>가 당선되었다. 또한 1983년에는 새벗문학상 공모에 장편동화 <원숭이 마카카>가, 1984년에는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꿈꾸는 대나무>가 당선되었다.전라북도와 서울의 초등학교에서 33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쳐 왔으며, 30년 넘게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해 50여 권의 창작집을 펴냈다. 2013년 현재는 서울 강월초등학교 교감으로 있으며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강의한다.
차례
작가의 말
철이와 호랑이
늙은 시계와 장난감 친구들
맨해튼의 세 친구
딸꾹질
할머니 틀니
최 형사와 교향악단
달구지와 귀뚜라미
다리가 긴 아이
너무나 사랑해
명품 달걀
서울행 야간열차
하얀 새 소프라노
지구의 마지막 날
점박이의 일생
해설
최효섭은
박상재는
책속으로
1.
“악기가 안 보이는데 무엇으로 연주했다는 거니?”
“다시 한 번 연주할 테니 나의 악기가 무엇인지 잘 보아.”
귀뚜라미는 눈을 사르르 감고 앞날개 둘을 비비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신기합니다. 귀뚜라미의 날개에서 가냘픈 음악이 새어 나옵니다. 귀뚜라미의 연주를 듣고 있으니까 하늘나라에 가신 엄마의 얼굴이 영화의 장면처럼 생생하게 떠올랐습니다.
-<달구지와 귀뚜라미> 중에서
2.
“너는 아직 어린아이 같은데 큰일이라는 것이 뭐냐?”
“저걸 보십시오. 해가 서산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해가 떨어지면 지구가 무너질 것입니다.”
기자들이 깔깔거리며 웃었습니다.
“오늘이 지구의 마지막 날이라고 누가 그러더냐?”
“제 이름은 강진동입니다. 오늘이 지구의 마지막 날이라는 것을 하늘이 가르쳐 주셨습니다.”
“친구에게 들은 것이 아니고?”
“아닙니다. 제가 사과나무 밑에서 낮잠을 자는데 썩은 사과 하나가 떨어지면서 제 머리를 쳤습니다.”
기자들 사이에서 다시 큰 웃음소리가 터졌습니다.
“썩은 사과에게 얻어맞고 지구의 최후를 깨달았다 이거냐?”
“농담으로 알아들어서는 섭섭합니다. 저것 보셔요. 양장점 멋쟁이 아줌마도 제 말을 믿으셨습니다.”
-<지구의 마지막 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