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조선 시대 하서 김인후가 편찬한 몽학(蒙學) 교재이자 한시 학습 입문서. 우리나라 시학 발전과 시사 전개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에서 , 16세기에 나온 언해본이라는 점에서 중세국어의 양상을 고찰할 수 있는 국어학적 가치 또한 크다. ≪백련초해≫ 이본 가운데 판본이 가장 오래되고 훌륭한 도쿄대본을 원전으로 삼아 필암서원본과 박은용본 등을 대조해서 완성되었다. 전체 체제를 번역문, 한문 원문, 한자 풀이, 원본 언해, 참고 자료 등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 구성했다. 한시의 멋과 맛을 느낌과 동시에 한자·한문 학습교재로도 훌륭하다. ≪백련초해≫와 영향을 주고받은 시구(詩句)들도 함께 수록해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이들이 한자와 문장을 익힐 수 있도록 칠언시 가운데 연구(聯句) 100개를 뽑아 언해를 붙여 편찬한 한시 학습 입문서다.
조선시대 몽학 교재에는 자학류(字學類)와 문학류(文學類)가 있는데 ≪백련초해≫는 문장 학습류에 속하는 책이다. 김인후의 ≪백련초해≫가 나오기 전에는 주로 중국의 당나라 시나 송나라 시를 모아 엮은 책을 구입해 학습했다. 그러나 이러한 한시 교재들은 어린 초학자들이 배우기에 너무 방대하고 쉬운 것들이 아니라서 교학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이에 김인후가 어린 아이들에게 한자와 문장을 가르치고 한시의 기초를 가르치기 위해 칠언시(七言詩) 가운데 연구(聯句) 100개를 뽑아 언해를 붙여 만들게 됐다.
≪백련초해≫는 조선조 대표적인 한시 교재로서 연구(聯句)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인데, 연구를 통한 작시 교육이란 이른바 ‘대구 놓기’와 같은 전통적인 작시 방식과 같은 것으로 두 개의 시구를 기본 구조로 해 리듬이 완성되는 한시의 특성을 잘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백련초해≫에 수용된 시구 중에는 실제로 김인후 이전 시대부터 이미 한시 교육용으로 널리 활용됐던 것들이 많이 실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전하고 있는 ≪백련초해≫ 이본에는 목판본 9종과 필사본 3종 등 모두 12종이 있다. 이는 ≪백련초해≫가 많은 사람들에게 수용되고 학습됐던 교재였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기록으로 볼 때, ≪백련초해≫는 조선 명종 18년(1563)에 처음으로 판각됐으며, 편찬자가 김인후이라는 견해와 김시습이라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백련초해≫가 필암서원을 중심으로 판각되고 ≪하서전집≫의 속집 가운데 수록되어 있는 점 등을 들어 김인후를 편찬자로 보았으며, 특히 이병기본 끝부분에 구체적으로 김인후가 선집(選集)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 자연스럽게 김인후로 단정하게 됐다. 김인후는 인종이 세상을 떠난 후 고향으로 내려와 순창 대각산 아래에 훈몽재(訓蒙齋)를 짓고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백련초해≫를 가르쳤다고 한다. 따라서 ≪백련초해≫를 김인후가 살아 있을 때 판각했다고 볼 수도 있으며, 필사본으로 남아 있다가 김인후가 죽은 뒤에 판각했다고 볼 수도 있다. 아직까지 김인후가 생존할 당시에 판각됐다는 기록은 없다. 신춘자는 신흠이 남긴 필적을 판각한 것에 의거해 광해군 4년(1612)에 나주목사 박동설(1564∼1622)에 의해 판각된 것으로 보았다. 또 김용숙은 ≪백련초해≫ 언해본을 광해군 2년(1610)에 판각해 필암서원에 보관했다고 주장했다.
≪백련초해≫의 이본 가운데 가장 오래된 판본이라고 추정되는 일본 도쿄대 소장본은 한자 하나하나에 뜻과 음을 그 글자 아래에 달고 한 연(聯)이 끝나면 그 연구(聯句)의 주해를 붙였다. 박은용은 그 다음으로 박은용본, 이병기본, 송광사본 등의 순서로 오래된 것으로 보았고, 정익섭은 가장 오래되고 정제된 ≪백련초해≫의 판본은 도쿄대본과 필암서원본뿐이라고 보았다. 또 신춘자는 철자의 통일성이 없고 방점이 없는 것으로 보아 도쿄대본이 필암서원본보다 판각 시기가 앞선다고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냈다. 그렇지만 필암서원본에는 99연밖에 없어 도쿄대본이나 박은용본에 비해 자료적 가치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또한 도쿄대본 ≪백련초해≫에는 한자마다 음과 훈이 달려 있어 교육적 가치가 높은 데 비해 필암서원본이나 박은용본에는 독음만 붙어 있을 뿐이다. 따라서 도쿄대본 ≪백련초해≫는 다른 이본들과는 달리 한시 공부는 물론 기초적인 한자 공부까지 다지게 하는 장점을 지녔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더 크다고 하겠다.
이 책은 ≪백련초해≫ 이본 가운데 판본이 가장 오래되고 훌륭한 도쿄대본을 저본으로 해 필암서원본과 박은용본 등을 대조해 가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다. 기존의 ≪백련초해≫ 번역본과는 달리 전체 체제를 번역문, 한문 원문, 한자 풀이, 원본 언해, 참고 자료 등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 구성했다. 먼저 현대어 번역은 언해의 내용을 참고해 오늘날의 어감에 맞게 번역했으며, 한자 풀이는 음과 훈을 원문 내용을 따르되 의미가 모호하고 어색한 고어는 현대어로 고쳤다. 언해 부분은 ≪백련초해≫에 실려 있는 것을 그대로 옮겨 실어 번역문과 비교해 볼 수 있게 했으며, 이해를 돕기 위해 각주에서 자세하게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참고 자료 부분에서는 연구(聯句)의 출처를 밝히고, 출처를 밝힐 수 없는 것은 동일한 시어 표현이나 유사한 시상 전개를 보인 작품들을 소개해 ≪백련초해≫의 영향 수수 관계를 살펴볼 수 있게 했다.
200자평
‘지식을만드는지식 시선집’. 조선 시대 하서 김인후가 편찬한 몽학 교재이자 한시 학습 입문서. 우리나라 시학 발전과 시사 전개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에서 , 16세기에 나온 언해본이라는 점에서 중세국어의 양상을 고찰할 수 있는 국어학적 가치 또한 크다. <백련초해> 이본 가운데 판본이 가장 오래되고 훌륭한 도쿄대본을 원전으로 삼아 필암서원본과 박은용본 등을 대조해서 완성되었다.
전체 체제를 번역문, 한문 원문, 한자 풀이, 원본 언해, 참고 자료 등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 구성했다. 한시의 멋과 맛을 느낌과 동시에 한자.한문 학습교재로도 훌륭하다. <백련초해>와 영향을 주고받은 시구들도 함께 수록해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이들이 한자와 문장을 익힐 수 있도록 칠언시 가운데 연구 100개를 뽑아 언해를 붙여 편찬한 한시 학습 입문서다.
지은이
조선 중종·명종 때 문신으로서 본관은 울산이고 자는 후지(厚之)며, 호는 하서(河西) 또는 담재(湛齋)다. 전라남도 장성 출신으로 중앙 정계에 진출한 향촌 출신의 신진 사림에 속하는 인물이다. 어려서부터 조원기·김안국 등을 만나 사림의 기풍을 배웠으며, 사마시에 합격해 성균관에 들어가서는 퇴계 이황(李滉) 등 신진 사림들과 교제했다. 1540년 별시문과에 급제해 승문원 부정자에 등용됐고, 이듬해 호당에 들어가 사가독서한 뒤 홍문관 저작이 됐다. 1543년에는 홍문관 박사 겸 세자시강원 설서가 되어 세자를 가르치는 소임을 맡았다. 그러나 중종이 죽고 인종이 죽은 뒤 을사사화가 일어나자 조정에서 물러나 고향으로 내려갔다. 그 뒤로는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인종에 대한 충의를 지키면서 학문과 교육에 힘쓰며 여생을 보냈다. 1600수에 이르는 한시를 남겨 호남 시단에서 주요한 역할을 차지했고, 주리(主理)적인 입장에서 도학을 개진하며 후학을 이끌었으며, 천문·지리·의약·산수·율력(律曆) 등에도 밝았다. 제자로는 정철·양응정·변성온·기효간·조희문·오건 등이 있다. 정조 20년(1796)에 문묘에 배향됐고, 장성의 필암서원(筆巖書院)과 옥과의 영귀서원(詠歸書院)에 제향됐다. 시호는 문정(文正)이다.
옮긴이
무외정사 주인 조기영(趙麒永)은 어려서부터 한문을 읽었다. 대학에서 한문교육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한문학을 전공하여 <홍만종 시학 연구>로 석사학위, <하서 김인후 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도회 한문연수원과 중앙승가대학 불전국역연구원 등에서 한문을 배웠으며, 권우 홍찬유 선생과 연민 이가원 선생으로부터 지어재(之於齋)와 인재(仁齋)라는 아호를 받았다. 연세대 국학연구원·강원대 인문과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고, 연세대·강원대·경찰대·공주교대 등에 출강했으며, 잠시 서정대 교수로 재직했다. 2012년 지금은 충북대 우암연구소 전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동안 조광조 평전인 ≪위대한 개혁≫과 ≪삼봉 리더십≫을 비롯하여 ≪하서 김인후의 시문학 연구≫·≪하서 시학과 호남 시단≫·≪한국시가의 정신세계≫·≪한국시가의 자연관≫·≪한문학의 이해≫·≪정보사회의 언어문화≫·≪화랑세기≫·≪동몽선습 외≫ 등 90여 편의 논저를 냈다. 우리나라 한문학과 동양고전 전반에 걸쳐 관심을 갖고서 연구하고 강의하고 저술하는 즐거운 두뇌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차례
백련초해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봄뜻을 머금고 있는 꽃들은 분별하는 마음이 없는데
경물을 느끼는 사람의 감정에는 얕고 깊음이 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