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새로운 삶의 길을 찾아 나서는 첫걸음
이 책은 엄격한 검열로 인해 출판이 금지되었지만, 톨스토이는 이 책을 죽음의 힘의 위협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길을 찾아 나서는 첫걸음이라고 간주했다. 톨스토이에게 있어서 이러한 위기와 개종은 그의 과거, 특히 자신의 문학적 행위와의 단절을 의미했다. 그는 몇 권의 미완성 종교철학 작품들에서 자신의 삶의 의미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세계관의 변화, 신앙에 대한 태도 등에 대해 언급했다. 이러한 철학적 문제의 측면들 중 한 부분을 예술적으로 구현하고자 한 시도가 이미 장편 ≪전쟁과 평화≫에 나타나 있지만 보다 구체적으로 나타난 것은 바로 이 책에서였다.
나는 왜 사는가? 무엇을 구하는가?
톨스토이는 “나는 왜 사는가? 무엇을 구하는가?”라는, 인생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물음의 답을 찾지 못해 절망과 심적 고통을 체험했다. 바로 이때 그를 구원한 것은 자신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신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신앙, 즉 소박한 민중적 신앙이었다.
진실함과 설득력에 있어서 놀라운 작품
투르게네프는 톨스토이의 관점을 대부분 수용할 수 없었지만 이 책만큼은 “그 진실함과 설득력에 있어서 놀라운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리고로비치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아주 재미있게 이 책을 읽었습니다. 이 작품은 그 진실과 성의, 그리고 신념의 힘에 있어서 주목할 만합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바르지 못한 주석 위에 세워져 있어서 모든 인생의 가장 음울한 부정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일종의 니힐리즘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톨스토이는 역시 동시대 러시아의 가장 주목할 만한 사람입니다.”
200자평
대문호이자 위대한 기독교 사상가였던 톨스토이가 자신의 삶에 대해 적나라하고 솔직하게 참회하는 글이다. 물론 이것은 톨스토이 자신의 참회였지만 러시아 사회 전체, 나아가서는 현재의 인류 전체가 신 앞에 진실로 회개하기를 바라는 그의 간절한 호소였다고 볼 수 있다. 삶에 대한 톨스토이의 치열한 사고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지은이
레프 톨스토이는 1828년 러시아 중부 지방에 있는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는 집에서 교육을 받았고, 카잔 대학에 입학해 동양어와 법을 공부하다가 중간에 자퇴했다. 1851년 카프카스에 주둔한 포병대에 들어갔고, 크림 전쟁에 참전한 경험을 토대로 <세바스토폴 이야기>(1855~56)를 써서 작가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했다. 1862년에 평생의 후원자가 된 소피야 베르스와 결혼한 뒤, 볼가 스텝 지역에 있는 영지를 경영하며 농민들을 위한 교육 사업을 계속해 나갔고, 대표작 <전쟁과 평화>(1869)와 <안나 카레니나>(1877)를 집필하는 등 작품 활동도 활발히 했다. 그 자신은 백작의 지위를 가진 귀족이었으나,<바보이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등의 집필을 통해 러시아 귀족들이 너무 많은 재산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민중들이 가난하게 살고 있음을 비판하는 문학 활동을 하여, 러시아 귀족들의 압력으로 <참회록>과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의 출판 금지를 당했다. 하지만 독자들은 필사본이나 등사본으로 책을 만들어서 몰래 읽었고, 유럽, 미국, 아시아에 있는 출판사들이 그의 작품을 출판하여 외국에서는 그의 작품이 유명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극단적인 도덕가가 되어 1880년 이후에 낸 일련의 저술에서 국가와 교회를 부정하고, 육체의 나약함과 사유재산을 비난하는 의견을 발표했다. 저작물에서 개인의 이득을 취하는 것이 부도덕하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저작권을 포기하는 선언을 했고(1891), 마지막 소설인 <부활>(1899)은 평화주의를 표방하는 두호보르 종파를 위한 자금을 모으려고 쓴 것이었다. 1910년 장녀와 함께 집을 떠나 방랑길에 올랐으나 아스타포보라는 작은 시골 기차역에서 사망했다. 2010년 사후 백 주년을 맞는 톨스토이는 팔십여 년이라는 생애 동안 방대한 양의 작품을 남겼다.
옮긴이
이영범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어과에서 학사 및 석사 과정을 수료하고, 모스크바대학교에서 <푸슈킨의 ‘대위의 딸’의 시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교환교수를 지냈다(2005). 현재 청주대학교 어문학부 러시아어문학 전공 교수로 재직하며, 러시아어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비디오 러시아 문학 감상과 이해 1, 2≫, ≪테마 러시아 역사≫(편저), ≪러시아어 말하기와 듣기≫(공저), ≪쉽게 익히는 러시아어≫(공저), ≪한ᐨ러 전환기 소설의 근대적 초상≫(공저), ≪러시아 문화와 예술≫(공저), ≪표로 보는 러시아어 문법≫ 등이 있다. 주요 번역서로는 ≪러시아 제국의 한인들≫(공역), 푸시킨의 ≪대위의 딸≫, 톨스토이의 ≪참회록≫과 ≪인생론≫ 등이 있다. 그리고 주요 논문으로는 <뿌쉬낀의 ‘대위의 딸’의 시공간 구조와 슈제트의 연구>, <고골의 중편 ‘따라스 불리바’에 나타난 작가의 관점 연구>, <푸슈킨의 ‘보리스 고두노프’에 나타난 행위의 통일성>, <뿌쉬낀의 ‘스페이드 여왕’의 제사(題詞) 연구>, <뿌쉬낀의 ‘벨낀 이야기’의 삽입 텍스트 연구(1) - 에피그라프(Epigraph)를 중심으로>, <‘보리스 고두노프’에 나타난 뿌쉬킨의 역사관>, <뿌쉬낀의 ‘벨낀 이야기’의 삽입 텍스트 연구(2) - 서술 속에 삽입된 이야기, 편지, 시 텍스트를 중심으로>, <뿌쉬낀의 ‘보리스 고두노프’의 구조와 슈제트>, , <‘예브게니 오네긴’과 ‘안나 카레니나’에 나타난 타치야나와 안나의 운명, 사랑, 형상>, <고골의 ‘이반 꾸빨라 전야’에 나타난 민속적 요소와 기독교적 모티프> 외 다수가 있다.
차례
참회록
해설
지은이에 대해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모든 인간은 신의 뜻에 의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리고 신은 어떤 사람이든지 스스로 자신의 영혼을 타락시킬 수도 있고, 구원할 수도 있게 창조했다. 인간이 삶에서 갖는 사명이란 자신의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다. 자신의 영혼을 구원하려면, 신의 뜻에 따라 살아야 한다. 신의 뜻에 따라 살려면, 삶의 모든 쾌락을 버리고, 겸손한 자세로 일하며, 인내의 미덕을 키우고, 자애심을 지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