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매클루언 전기의 집필자가 새롭게 편집한 『미디어의 이해』의 결정판
이 책은 『Understanding Media: The Extensions of Man』(Critical Edition, Gingko Press, 2003)을 번역한 것이다. 이 비평판에는 편집자인 W. 테런스 고든의 서문과 저자인 매클루언이 쓴 1판과 2판의 서문이 모두 들어 있다. 이 판본의 특징은 각 장마다 편집자가 간략한 설명을 붙인 것이다. 편집자 고든은 매클루언 가족의 부탁을 받아 매클루언의 전기를 집필한 사람이기도 하다.
고든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부록도 만들었다. 부록에는 『미디어의 이해』의 바탕이 된 자료인 『뉴미디어의 이해에 관한 연구 보고서』와 용어 사전, 참고문헌, 주제·인명 색인, 매클루언의 저술 목록이 담겨 있다. 아울러 『미디어의 이해』가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기까지의 과정과 『미디어의 이해』를 둘러싼 비판적 반응도 기록되어 있다.
매체철학 전공 교수가 번역하고 해설한 가장 쉬운 『미디어의 이해』
『미디어의 이해』는 “읽히기보다는 더 자주 회자되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중요한 책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그만큼 읽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책을 펼쳐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대상을 설명하기보다는 현상 자체의 탐색과 탐험 자체를 보여 주려 했던 것이 매클루언의 글쓰기 방식이었다.
더불어 이 책에는 문학, 철학, 음악, 미술, 과학 영역의 방대한 인용이 등장한다.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이 없다면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수많은 사람과 주장과 이야기와 작품의 함의를 해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독해의 어려움을 돌파할 방법으로 역자가 선택한 것은 다소 과감한 역주 달기였다. 『미디어의 이해』를 새롭게 번역한 이 책에는 470개에 달하는 역주가 달려 있다. 김상호 교수는 매체철학과 언론사상을 주된 연구 분야로 삼고 매클루언의 사상과 이론에 관한 논문을 지속적으로 발표해 왔다. 명실공히 매클루언 전문가라 할 수 있는 그의 해설을 읽으면 매클루언의 난해한 글쓰기 방식이 주는 어려움을 딛고 좀 더 쉽게 미디어 사상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읽으면 읽을수록 가치가 더해지는 이 시대 최고의 고전
그 명성만큼 많은 이들에게 읽히지 못하면서도 『미디어의 이해』가 오늘날까지 현대 고전의 가장 중요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마셜 매클루언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를 인간의 지각과 인식을 바꾸거나 혹은 왜곡하는 힘을 지니고 있는 모든 테크놀로지라고 정의한다. “차는 다리의 확장이며, 옷은 피부의 확장이고, 문자는 시각의 확장”이다. 출간 당시에는 이처럼 새로운 시각이 사회에 충격을 주어 주목을 끌었다면 지금은 우리 주위의 미디어 현상을 가장 적확하게 설명하는 해설서로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가 ‘지구촌’이라고 명명했던 네트워크 사회는 이미 현실이 되었고, 오랜 시간 인간을 파편화하고 전문화했던 직업의 시대는 끝나고 정보 채집자라는 새로운 역할의 세계로 이행하게 될 것이라는 그의 예측은 적중했다. 읽을 때마다 매번 다른 해석과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이 책은 앞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될 새로운 미디어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길잡이로서 그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할 것이다.
200자평
전문가의 번역과 편집으로 새로이 출간된 『미디어의 이해』 결정판. 이 판본의 특징은 편집자가 각 장마다 간략한 설명을 붙인 것이다. 부록도 마련했는데, 여기에는 『미디어의 이해』의 바탕이 된 보고서와 용어 사전, 참고문헌, 주제·인명 색인, 매클루언의 저술 목록이 담겨 있다. 번역자 김상호 교수는 470개의 역주를 달았다. 그의 해설은 미디어 현상을 적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길로 당신을 안내할 것이다.
지은이
마셜 매클루언
1911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태어난 매클루언은 영문학자로 출발했다가 커뮤니케이션 이론가로 변신, 사후에도 전자시대의 문명비평가 및 현대사상가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1955년 미국 교육방송협회의 미디어 프로젝트 주임이었으며, 1963년 터론토대학에 신설된 문화 및 기술연구소의 소장으로 취임하여 1980년 죽기 전까지 재직했다.
옮긴이
김상호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 학사, 고려대 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석사, 미 오클라호마대 박사. 대구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경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주요 논문: “해롤드 이니스의 커뮤니케이션 사상”, “아우라와 재매개: 벤야민과 매클루언의 맞물림”, “한국 텔레비전 테크놀로지의 사회적 수용: 매클루언의 이론을 중심으로”, “매클루언 매체이론에서 인간의 위치” 등. 주요 저서: 『미디어의 이해』(역).
차례
역자 서문
비평판 편집자 서문
1부
1판 서문
2판 서문
01 미디어가 메시지다
02 뜨거운 미디어와 차가운 미디어
03 과열된 미디어의 반전
04 기계 장치 수집가: 마취된 사람, 나르시스
05 잡종 에너지: 위험한 관계
06 번역자로서의 미디어
07 도전과 붕괴: 창조성의 보복
2부
08 음성 언어: 악의 꽃인가?
09 문자 언어: 귀 대신 눈
10 도로와 종이의 경로
11 수: 군중의 프로필
12 의복: 우리의 확장된 피부
13 주택: 새로운 외관과 새로운 전망
14 돈: 가난한 자의 신용카드
15 시계: 시간의 향기
16 인쇄: 어떻게 그것을 파내 볼 것인가
17 만화, ≪매드≫: 텔레비전에 이르는 길목
18 인쇄된 말: 내셔널리즘의 건축가
19 바퀴, 자전거, 비행기
20 사진: 벽 없는 매음굴
21 신문: 누설에 의한 통치
22 자동차: 기계 신부
23 광고: 이웃에게 안 지려는 야단법석
24 게임: 인간의 확장
25 전신: 사회의 호르몬
26 타자기: 철의 변덕 시대로
27 전화: 울려 퍼지는 금관악기인가 아니면 따르릉 울리는 상징인가?
28 축음기: 국민의 가슴을 축소시킨 장난감
29 영화: 릴의 세계
30 라디오: 원시 부족의 북
31 텔레비전: 소심한 거인
32 무기: 아이콘의 전쟁
33 자동화: 생활 배우기
책속으로
모든 미디어에 대한 우리의 전통적인 대응, 즉 “중요한 것은 미디어들이 어떻게 사용되는가다”라는 식의 대응은 기술에 관해 전혀 모르는 멍청이들이 보여 주는 감각 마비 상태다. 왜냐하면 미디어의 ‘내용’이란, 도둑이 집 지키는 개의 주의를 딴 데로 돌리기 위해 사용하는 육즙이 흐르는 고깃덩어리처럼 우리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 때문이다.
_ “01 미디어가 메시지다” 중에서
전기 기술 아래에서 인간의 전체 비즈니스는 ‘배우는 것’과 ‘아는 것’으로 되어 가고 있다. … 이런 현상은 모든 형태의 고용이 ‘급료를 받아 가며 배우는 것’이 되고, 모든 형태의 부가 정보의 이동에서 생기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업이나 일자리를 찾는 문제는, 부를 획득하는 것이 쉬운 것과는 정반대로 어려워질지 모른다.
_ “06 번역자로서의 미디어” 중에서
디지털 컴퓨터가 숫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기 기술은 말과 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전기는 의식 그 자체의 과정을 세계적 규모로, 전혀 언어화시키지 않은 채 확장하는 길을 열어 준다. … 이런 의식은 베르그송이 꿈꿨던 집단적 무의식과 매우 흡사할 것이다. 생물학자들이 육체의 불멸성을 약속해 주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무중력’ 상태는, 집단 간의 조화와 평화를 영원히 가져다줄 무언어(無言語) 상태와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_ “08 음성 언어” 중에서
즉각적 정보의 시대가 되면 인간은, 파편화하고 전문화하는 데 몰두하던 자신의 직업에 종언을 고하고 정보 채집자로서의 역할을 맡게 된다. 오늘날 정보 채집은 “문화”라는 포괄적 개념을 다시 도입하게 되는데, 이는 꼭 원시 시대의 식량 채집자가 자신의 모든 환경과 완전히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일을 했던 것과 일치한다. 이 새로운 유목적이고 “노동 없는” 세계에서 우리가 가지게 되는 절박한 관심사는 인생과 사회의 창조적 과정들에 대한 지식과 통찰이다.
_ “14 돈” 중에서
인쇄가 인간에게 부여한 선물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리 두기와 관여하지 않는 특성일 것이다. 이는 곧 반응 없이 행동하는 힘을 인간에게 부여했다. 르네상스 시대 이래, 과학은 이 선물을 높이 찬양해 왔다. 그러나 전기 시대가 되면서 그것은 오히려 곤혹스러운 선물이 되고 있다. 왜냐하면 전기 시대에는 모든 사람들이 언제든지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관여하기 때문이다.
_ “18 인쇄된 말” 중에서
하나의 미디어가 지닌 특유한 힘에 대한 가장 명료한 이해라는 것도, 주어진 경험의 패턴에 순응하게 만드는 일상적인 감각들의 “폐쇄”를 전혀 막아 설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의 주제다.
_ “31 텔레비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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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이론이나 견해를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직 나의 지각을 통해 알아낸 내용, 그리고 당신이 미디어를 탐색할 때 필요한 도구를 제시할 뿐이다.
_ 마셜 매클루언
채플린, 조이스, 쇼팽, 파블로바, 엘리엇 그리고 샤를 부아예. 이 모든 사람들이 한 단락에 등장한다. … 이 책은 사실상 요약이 불가능하다. 매클루언이 원한 것이 바로 그런 방식이었다.
_ W. 테런스 고든
미디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은 미디어‘만’ 연구하는 사람에게서는 결코 나올 수 없다. 나는 『미디어의 이해』를 통해 이 사실을 확인했다.
_ 김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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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탐닉 (마음산책 刊)//≪동아일보≫ 2011년 5월 07일자 새로나온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