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 사회의 민족 논쟁에는 정작 중요한 문제가 빠져 있다. 민족이라는 개념의 초역사적 남용은 지양해야 한다. 우리가 외세한테 당했던 고통은 평화와 공존의 논리가 되어야 한다. 같은 논리로 다른 이웃에게 곁눈질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한글에 대한 재평가를 시도하는 한편 남북한 언어 문제와 한국어의 세계화에 대해 사회언어학적 시각으로 살펴본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김하수 교수가 지난 20여 년간 이어온 학문적 여정을 고스란히 담은 책이다. 이 책은 한국 언어 사회와 관련된 다양한 쟁점을 제기한다. 언어학이라는 학술 분야에 대한 문제 제기인 동시에 한국 사회의 현실과 변화를 돌아보게 하는 문제 제기이다. 언어학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방법론을 다루었고, 특히 형식과 문법 중심의 언어가 아닌 사용자 중심의 언어에 대한 관점을 제시했다. 다문화, 다언어, 문화 간 의사소통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한국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준다.
2권 ‘민족과 언어’에서는 외솔 최현배 선생의 행적을 중심으로 역사 속의 국어학을 돌아보며 한글에 대한 재평가를 시도한다. 남북한 언어 문제와 한국어의 세계화에 대해 사회언어학적 시각으로 살펴본다.
지은이
김하수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루르대학교 어문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부임한 이래, 국립국어원 언어정책부장, 한국사회언어학회와 한국사전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연세대학교 언어정보연구원 원장으로 재직했다. 언어학이 언어의 내적 규칙에만 관심을 기울일 것이 아니라 언어 행위를 통해 우리가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함의를 갖고 있는지 밝혀내는 데 주력해 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언어 규범과 정책, 남북 언어 문제, 민족어 형성 문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교육’ 등에 이론적, 실천적으로 관여하였다. 2014년 현재는 공식적, 규범적 언어를 넘어 통속적인 언어의 모습과 언어 사용의 실질적 주체인 대중으로 관심을 확장해 가는 중이다.
차례
머리말
1부 역사 속의 국어학
국어학사 연구의 재조명을 위한 문제 제기
민족과 언어에 대한 비판적 논의: 한국의 비교언어학에 대한 반성
일반언어학 분야에 대하여: 초창기 <한글>에 실린 글에 대한 평가와 검토
한글에 대한 재평가
언어정책론: 외솔 최현배 선생의 학문과 인간
언어와 사회의 문제에 관한 최현배의 인식
2부 남과 북 그리고 민족의 언어 문제
북한에서 보는 ‘조선어’에 대한 일반언어학적 해석에 관하여
북한 국어학에서의 마르크스주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언어 문제와 남북 학술 교류
한국인 사회의 통합을 위한 매개언어로서의 한국어의 가능성
세계어의 대두와 민족어의 미래
한류, 한국어 세계화, …이거 제국주의 아냐?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속으로
국어학자가 제대로 된 언어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언어 문제에 천착할 필요가 있다. 규범이 왜 문제가 되어야 하는지, 언어에 과연 체계가 있는지, 언어가 드러내고 있는 의미가 어떻게 연구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등의 문제 제기는 언어학이 인문학의 기본 토대로 작동할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을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찾아본 문제가 인접 분야인 철학이나 역사학에서 어떤 문제와 결합되는지를 논의하는 시도가 곧 학제적인 인문학이 가야 할 길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어를 단순히 탐구 대상으로서만 볼 것이 아니라 언어 자체를 하나의 문제, 곧 모든 탐구와 사색의 출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_ ‘머리말에서’ 중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과제가 무엇인가에 따라서 문제를 인식하는 방법을 뚜렷하게 해야 하며, 나아가 그러한 눈으로 지난날부터 지금까지의 국어학을 냉정하게 들여다보는 훈련이 있어야 한다.
_ ‘국어학사 연구의 재조명을 위한 문제 제기’ 중에서
우리가 민족 문제를 결부시켜서 가장 성실하고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것은, 남북 분단의 문제이다. 이러한 현실의 문제를 외면하고, 환상적인 유사 이전으로의 유람이나 남의 강토를 넘보는 민족학은 올바른 민족학이 아니라, 문제를 회피하는 것이며 무책임한 허위의식의 발로일 뿐이다.
_ ‘민족과 언어에 대한 비판적 논의’ 중에서
보편적인 의미의 언어와 사회와의 관계를 인식한 바탕에 서서, 당시 조선 사회의 특수성을 풀어 보려는 최현배의 시도는, 반세기 이후에 활동하는 우리 시대의 지식인들에게 지금은 무엇을 우리의 특수한 조건에 맞는 새로운 매개 고리로 삼아야 할 것인가 하는 고민을 끊임없이 던져 주고 있는 것이다.
_ ‘언어와 사회의 문제에 관한 최현배의 인식’ 중에서
외국어교육은 그렇기 때문에 더욱 탈국가화될 필요가 있으며, 우리의 한국어교육도 배타적인 자긍심보다는 문화 간 교류와 만남의 희열로 승화시킬 의식의 준비가 필요하다.
_ ‘한류, 한국어 세계화, … 이거 제국주의 아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