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동시문학선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11명의 동시인과 시공을 초월해 명작으로 살아남을 그들의 대표작 선집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공동 기획으로 4인의 기획위원이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대표작을 고르고 자기소개를 썼다. 깊은 시선으로 그려진 작가 초상화가 곁들여졌다. 삽화를 없애고 텍스트만 제시, 전 연령층이 즐기는 동심의 문학이라는 동시의 본질을 추구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편저자가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 소개를 집필했으며,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다.
200자평
아동문학가이자 시인으로, 한정동아동문학상, 기독교문화상 대상, 소천아동문학상, 시문학상을 수상한 석용원의 대표작 선집이다. 이 책에는 <나는 많은 산을>, 연작시 <어린이 공화국> 등 그의 대표 동시 100여 편이 수록되어 있다.
지은이
석용원은 1930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났다. 중고등학교 교사, ≪새벗≫ 편집장, ≪소년중앙≫ 편집부장을 거쳐 숭의여전 유아교육과 교수로 근무했다. 한국아동문학회 부회장, 한국동요동인회 회장, 한국크리스챤문학가협회 회장을 지냈으며 1991년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창립 회원으로 공동대표를 거쳐 초대 회장을 지냈다. 1992년 한국문인협회 과천시 지부장이 되었으며, 1994년 위암으로 투병 생활을 하다가 작고했다. 1955년 시집 ≪종려≫를 출간하여 문단에 데뷔했다. 같은 해 ≪새벗≫에 동시 <6월을 타고>를 발표하면서 동시를 쓰기 시작했다. 저서로는 동시집 ≪불어라 은피리≫, ≪산골 아이≫, ≪한 작은 별나라≫, ≪어린이 공화국≫, ≪목장의 노래≫ 다섯 권을 냈다. 이외에 시집으로 ≪종려≫ 등 아홉 권을 펴냈으며 동화집과 수필집이 다수 있다. 그밖에 대학 교재로 ≪아동문학개설≫과 ≪유아동화의 구연교육≫ 등 여러 권을 펴냈다. 한정동아동문학상, 기독교문화상 대상, 소천아동문학상, 시문학상을 수상했다.
엮은이
전병호는 1953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다. 19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1990년 ≪심상≫에 시가 당선되었다. 동시집 ≪들꽃초등학교≫, ≪봄으로 가는 버스≫, ≪아, 명량대첩!≫ 등 여섯 권을 펴냈으며, 세종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등을 받았다. 현재 평택 군문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이다.
차례
1부 불어라 은피리
불어라 은피리
휴전선
먼 길
눈 덮인 지붕 밑에
민들레 누나 셋
3월 아침에
개미 장군
금이
돌아보고 싶은 마음
꿀벌 한 마리
애급으로 가는 길
제비
나의 꿈
갈대꽃
솔방울 단추
2부 한 작은 별나라
한 작은 별나라
징검다리
땅에 싹이 틀 때
봄이 오는 소리
꽃씨
풀밭에 누워서
나만이 어린이라면
라일락꽃
낙숫물
첫여름
흰 목련
미꾸리와 버들치
물오리
나무에 올라
시골 역에서
산에 올라
보리밭에서
보릿고개
생각하는 나무와 성난 홍수
바람아 불어라
고무신
조가비
갈대꽃과 멥새
이슬방울
바람은 하늘에서
햇빛은 꿈이다
나는 많은 산을
흐르는 별
두 마리의 양
바다
지렁이의 시
어느 대낮
생명을 불어넣어 주셔요
이 산길
솔방울 아기
첫겨울
바람은 말했어요
기다리는 아이들
3부 어린이 공화국
어린이 공화국 1
어린이 공화국 2
어린이 공화국 3
하늘색 크레파스
시를 읽는 아이
새봄에는
낙동강
2월은
4월은 책
애틋한 소원
다툰 뒤에
아무것도 모른 것
꽃과 노래
어느 밤에
옷고름
소와 소나무와
잠자리
해바라기
기차 안에서
소나무
가을 편지
고추잠자리
가을에
엄마와 아가와 달
시골 아이의 사철
꿈
사라진 겨울 사람
열여섯 줄 기도
바다를 걷는 사람들
흰 꽃이 내리는 달
4부 목장의 노래
얘들아, 봄인걸
미나리 논둑에
아침산
아기 비둘기는
남산 까치집
새와 나리꽃
매미 소리 들어 보면
어떤 아이
눈과 흙은
나무는 발만 덮고도
이월 목련
이월을 생각하면
겨울 참새
목장의 노래
석용원은
지은이 연보
엮은이 전병호는
책속으로
나는 많은 산을
나는 많은 산을 알고 있어요.
많은 산을.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의, 어쩌면 아빠가 이 세상에 태어나 전부터의, 아니 아니 이 세상이 맨 처음 태어날 적부터의….
사람들은 그 많은 산처럼, 그 많은 산의 나무처럼, 그 많은 나무의 가지처럼, 그 많은 가지의 이파리처럼 살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내 어린 때의 언덕은 산이었어요. 그 산에는 나 또래의 나무들이 나처럼 자라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어느 가을 철엔가 나뭇잎이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걸 보고 나는 참 슬펐어요. 할아버지도, 할아버지의 아빠도, 또 그 아빠의 할아버지도 그렇게 조용히 떨어졌으리라고 생각했어요.
철따라 옷을 갈아입는 언덕에 오르면 더 높은 언덕들이 있었어요. 그 높은 언덕들은 산이었어요. 산에 오르면 더 높은 산들이 있었어요. 철따라 옷을 갈아입는…. 산은 욕심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나는 많은 산을 알고 있어요.
어린이 공화국 1
이 세상 어디엔가
어린이들만이 사는
어린이 공화국이 있다면.
살갗이 까만 고수머리 아이들
살갗이 노란 코납작이 아이들
살갗이 하얀 파란 눈동자 아이들
살갗이 문제가 아닌 아이들이 모여
한 처음 하느님이 만드신 모습대로
한 처음 하느님이 하신 말씀대로
한 처음 하느님이 지으신 동산에서
한 처음대로 살 수 있는 공화국.
어린이 공화국의 말은 모두가 시
어린이 공화국의 일은 모두가 춤
어린이 공화국의 얘기는 모두가 동화
어린이 공화국의 음식은 모두가 만나.
사철 꽃이 피고 열매 맺고
사철 놀이가 공부인 학교에서
선생님도 어린이 어린이도 어린이
이 세상 어디엔가
어린이들만이 사는
어린이 공화국이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