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동시문학선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11명의 동시인과 시공을 초월해 명작으로 살아남을 그들의 대표작 선집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공동 기획으로 4인의 기획위원이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대표작을 고르고 자기소개를 썼다. 깊은 시선으로 그려진 작가 초상화가 곁들여졌다. 삽화를 없애고 텍스트만 제시, 전 연령층이 즐기는 동심의 문학이라는 동시의 본질을 추구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편저자가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 소개를 집필했으며,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다.
200자평
195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아이와 우체통>이 당선작 없는 가작 입선해 아동문학가로 등단하고, 현대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박홍근아동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받은 시인 유경환의 대표작 선집이다. 그는 ‘동시도 시여야 한다’는 주장에 앞장선 시인이다. 이 책에는 <나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이와 우체통> 등 그의 대표 동시 100여 편이 수록되어 있다.
지은이
유경환은 1936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2007년 타계했다. 중·고등학교 시절인 1953년에 동화 <오누이 가게>로 제1회 소년세계문학상을, 동화 <신기료 할아버지>로 새벗문학상을 받았다. 경복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1972년에는 미국 하와이대학교 대학원 신문학과를 이수했다. 195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아이와 우체통>이 당선작 없는 가작 입선해 아동문학가로 등단했다. 1958년에는 박두진에 의해 ≪현대문학≫에 시가 추천되어 시인으로도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시집 ≪감정지도≫, ≪산노을≫, ≪낙산사 가는 길≫, 동시집 ≪꽃사슴≫, ≪아기 사슴≫, ≪나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마주 선 나무≫, 동시론집 ≪한국현대동시론≫, 동화집 ≪오누이 가게≫ 등이 있다. 현대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박홍근아동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엮은이
이준관은 1949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났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시로, 1974년 ≪심상≫ 신인상에 시로 당선했다. 펴낸 책으로 동시집 ≪크레파스화≫, ≪씀바귀꽃≫, ≪우리나라 아이들이 좋아서≫, ≪3학년을 위한 동시≫, ≪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 ≪쑥쑥≫, 시집 ≪황야≫, ≪가을 떡갈나무 숲≫, ≪열 손가락에 달을 달고≫, ≪부엌의 불빛≫, ≪천국의 계단≫ 등이 있다. 창주아동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펜문학상, 어효선아동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영랑시문학상을 받았다. 한국아동문학인협회 부회장과 한국동시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차례
1부 꽃사슴
산새
외갓집 가는 길
목장
우동 가겟집 아이
들길
산비둘기
아이와 우체통
가을볕
단바람 꽃바람
전화와 순이
마차와 아이들
과자로 만든 집
집에 가는 길
편지
나무에 대한 생각
새끼줄 기차
어머니 생각
자물쇠
혼자 웃는 아이
가을 편지
소꿉놀이
영이의 생각
일요일에 만나고 싶은 아이
봄과 아이
신
아이와 우체통 2
아이와 송아지
꽃사슴
봄 기다리는 나무
2부 아기 사슴
자두 밭에서
언덕 위에서
새벽
나비
초생달
불꽃놀이
아가의 잠
수진의 방학 편지
나무, 그 목소리
봄비
꽃밭
봄의 숨소리
은모래
연 하나
들길
눈사람
꽃길
아기사슴
봄은 어떻게 오나
노을
3부 나도 그랬었다
싸리꽃
봄들판
소풍
만나고 싶은 아이
오솔길
이슬
봄비 실비
겨울나무
내 외로울 때
눈길
빗방울
냇물
시골길
어느 날 오후
어떤 그림
우리처럼 어깨동무
편지 3
4부 나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가 보나 마나
아빠 발등 타고 왼발 오른발
부엉이
물구나무서기
동생의 전화
나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가 신
그네
눈꽃
겨울나무
돌층계
아가 앞니
작지만 아름답게
강아지풀
술래잡기
왜 모르겠어
잊었던 일−들길
꽃씨
눈 맑은 노루
초록 향기
샘물
낮달
5부 농사리 사람들
오래 살아 본 나무
풀잎 하나라도
꽃의 기도
할아버지
아빠 마중
첫눈
유경환은
지은이 연보
엮은이 이준관은
책속으로
나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가만히 손을 대 본다
나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가만히 귀를 대 본다
나무도 날 좋아하는지
살며시 뺨을 대 본다
나무도 날 좋아하는지
살며시 팔로 안아 본다
아, 싱싱한
나무 향기
나무도 날 좋아하는 걸
나는 나무 냄새로 안다.
아이와 우체통
제 키보다 큰 우체통 앞에 아이가 찾아와 섰읍니다.
빨간 우체통 앞, 팔꿈치 뚫린 계집아이.
아이 손에는 한 장의 편지가 들렸고 아이는 눈을 깜박이면서 우체통 큰 입을 쳐다봅니다.
−여기 넣으면 될까?
한 손으로 가만히 우체통 만져 보고 살며시 아이는 두 눈을 감습니다.
−정말 아빠에게 갈까?
아이는 발돋음하고 닥아섭니다.
그 큰 우체통 입에 고사리 같은 손 넣어 봅니다.
그리고는 편지 겉봉이 못 미더워 다시 한 번 읽어 봅니다.
−군우 일공칠 제백오십이 부대
−일중대 중대장 손목윤 중위 귀하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북아현동 삼백이 번지 효순 올림
혹시나 우표 떨어질까 봐 꼭꼭 다시 누르는 마음.
마침내 툭 하고 떨어뜨립니다.
그래도 아이는 마음이 안 놓입니다.
아이는 우체통을 만져 보며 돌아섭니다.
아이는 가다가도 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