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평론선집’은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 공동 기획했습니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는 한국 근현대 평론을 대표하는 주요 평론가 50명을 엄선하고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를 엮은이와 해설자로 추천했습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습니다.
김종회는 현장과 강단, 문단 활동과 문학 연구를 두루 펼친 수일한 인물이다. 1988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하여 현재까지 일곱 권의 비평집을 내놓았을 만큼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고, 주요 문예지의 편집위원을 지내면서 현장의 흐름을 진단하고 그 물길을 트는 역할을 맡았으며, 특정 주제를 개척하여 학계의 중요한 영역으로 일구어 낸 선도적 연구자로서의 면모도 보여 주었다.
김종회 비평의 가장 중요한 명제는 ‘국적 있는 문학’이다. 이는 오랫동안 통일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해외 동포 문학의 현장을 방문하면서 형성된 것이다. ‘국적 있는 문학’이란, 김종회 비평이 민족 공동체의 현실을 문학적으로 고민하는 장(場)임을 뜻한다. 그는 비판이나 배제의 방식이 아니라 긍정과 포섭의 태도로 비평 대상을 다루고자 한다. 예컨대 해외 동포의 문학 가운데 어떤 것을 한국문학의 영역에 포함할 것인가 하는 대목에서 그는 ‘가부’가 아니라 ‘정도’의 척도를 제시한다. 언어나 국적 등 외적 요소나 단일 기준에 따라 판단할 것이 아니라 ‘한국문학적 요소’라고 할 만한 것들이 있는지를 긍정적으로 살펴서 한국문학 영역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학관은 문학 연구의 영역에서 민족적 미래의 화해와 협력, 교류와 통합의 길을 예비해야 한다는 당위론으로 나아가 북한 문학에 대해서도 같은 태도를 보인다.
‘북한 문학에 접근할 때 주체 문예이론 자체를 비판하기보다 그 내부의 균열과 불균형의 징후를 포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김종회의 견해는 유효성과 함께 현실성을 중시한 것이다. 그에게 북한 문학은 한민족의 문화 교류와 통합을 촉발할 거멀못이라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따라서 충돌과 갈등을 일으킬 내용보다는 남북한이 함께 논의할 만한 공동 지대, ‘박태원’이나 ‘실학파’, ‘카프’, ‘친·항일 문학’ 등을 중심으로 소통의 장을 이어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종회의 ‘한민족 문화권 문학’ 개념과 ‘한민족 문학사’를 향한 학문적 실천은 우리 민족의 현실적 문제를 푸는 데 실마리를 제공하는 마중물이 된다. 그의 비평과 연구를 관통하는 포괄성과 현실주의는 그가 그리고 있는 한민족의 문학 지도에 대한 간절한 염원의 반영일 것이며, 그러한 점에서 그의 ‘한민족 문화권 문학’, ‘한민족 문학사’는 그 자체가 새로운 기착점이 되기를 원하는 문학적 고지인 셈이다.
200자평
개별과 전체를 통찰하는 평론가 김종회. 그의 비평의 촉수는 ‘지금 이곳’의 문학 현장을 포함하여 한국문학 전체를 대상으로 한 구상과 실천 작업에까지 뻗어 있다. 그가 천착한 ‘국적 있는 문학’이라는 주제를 비롯해 그의 비평 세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 일곱 편을 엮었다.
지은이
김종회는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88년 ≪문학사상≫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문단에 데뷔했다. 그동안 활발한 비평 활동을 보이는 한편 ≪문학사상≫, ≪문학수첩≫, ≪21세기문학≫, ≪한국문학평론≫ 등 여러 문예지의 편집위원과 주간을 맡아 왔다.
김환태평론문학상, 김달진문학상, 편운문학상, 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 시와시학상, 유심작품상, 경희문학상 등의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평론집으로 ≪위기의 시대와 문학≫(세계사, 1996), ≪문학의 숲과 나무≫(민음사, 2002), ≪문화 통합의 시대와 문학≫(문학수첩, 2004), ≪문학과 예술혼≫(문학의숲, 2007), ≪디아스포라를 넘어서≫(민음사, 2007) 등이 있고 그 외 다수의 저서가 있다.
특히 사단법인 일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 사무총장, 통일문화연구원 원장 등의 주요 경력과 관련하여 북한 문학과 해외 동포 문학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 많으며, 그 결과로 ≪북한문학의 이해≫1∼4권 및 ≪한민족 문화권의 문학≫1∼2권을 엮은 바 있다.
해설자
김문주(金文柱)는 서울에서 태어나 보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7년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 1995년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해 <조지훈 시에 나타난 생명 의식 연구>로 석사 학위를, <한국 현대시의 풍경과 전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1년 ≪서울신문≫(문학평론), 2007년 ≪불교신문≫(시)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2008년 한국문학평론가협회 주관 제9회 ‘젊은평론가상’, 2011년 제6회 ‘김달진문학상 젊은평론가상’을 수상했고, 2010년 ‘대산재단창작기금’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형상과 전통≫, ≪소통과 미래≫, ≪수런거리는 시, 분기하는 비평들≫, ≪백석 문학 전집 1·2≫(편저) 등이 있으며, 가천대와 고려대, 서울과학기술대와 숙명여대 등에서 강의했다. 현재 영남대학교 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에 재직하고 있으며, 계간 ≪서정시학≫과 ≪딩아돌하≫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차례
디아스포라문학의 가능성과 과제
미주 한인 디아스포라문학의 민족 정체성−이창래·수잔 최·이민진의 작품을 중심으로
한민족 문학사의 통시적 연구와 기술의 방향성
북한 문학에 반영된 한국 현대사 고찰
전란의 시대와 황순원 소설의 인본주의
이병주 문학에 나타난 역사의식의 성격−장편소설 ≪관부연락선≫을 중심으로
한국 현대문학과 기독교 사상
해설
김종회는
해설자 김문주는
책속으로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외형적 구분에 얽매이지 않고 보다 포괄적이며 활달하게 펼쳐지는 문학적 시야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각기의 영역에 한국문학으로서의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는 ‘가부’의 판단이 아니라, 각기의 영역에 한국문학적 요소가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가를 따지는 ‘정도’의 측정에 방점이 주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디아스포라문학의 가능성과 과제>
우리 역사에는 너무도 많은 유태림이 있으며 그들의 아픔과 비극이 오늘 우리 삶의 뿌리에 연접해 있다. 이 사실을 구체적 실상으로 확인하게 해 준 것은, 작가 이병주가 가진 균형성 있는 역사의식의 결과이다. 그것은 또한 이미 30여 년 전에 소설의 얼굴로 등장한 이 역사적 격랑의 기록을, 시대적 성격을 가진 소설문학의 수범 사례로 받아들이는 이유이다.
―<이병주 문학에 나타난 역사의식의 성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