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석 단편집 초판본
아버지가 말하는 ‘게집’이 누구인가?
소설의 주인공 경희다. 일본에서 유학하다가 집에 잠시 와 있다.
뭘 가지고 다투는 것인가?
아버지는 딸을 김 판서 집에 시집 보내려 한다. 많은 재산 상속을 기대한다.
경희가 결혼을 거부한 이유는?
공부를 마쳐야겠다고 계획했기 때문이다. 결혼 안 한다고 걱정하는 어른들 얘기에 입이 근질근질했다.
그녀의 생각은 뭔가?
먹고만 살다 죽으면 그것은 사람이 아니라 금수다. 먹고 입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알아야 사람이다. 보리밥이라도 자기 노력으로 자기 밥을 먹어야 사람이지, 남편의 밥을 그대로 얻어먹는 것은 개나 마찬가지다.
그런 여자가 지금 아버지 말을 다시 떠올리는 이유가 뭔가?
‘어떻게 하려고 그렇게 대답했나, 그런 부귀를 왜 싫다고 했나, 그런 자리를 놓치면 나중에 어찌하잔 말인가’ 하며 후회한다.
경희가 후회하는 이유는?
생각이야 어떻든 그녀 역시 조선 가정의 여자다. 조선은 여자의 생명이 삼종지도에 있다고 가르치는 사회다. 비단치마 입고 비취옥잠 꽂고 대갓집 맏며느리로 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니 이제 와 후회막급이다.
자기 노력으로 자기 밥을 먹어야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나?
이상과 현실의 괴리다. 사천 년을 내려온 관습을 깨려면 웬만한 학문, 여간한 천재가 아니고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이제껏 배웠다는 학문을 톡톡 털어 모아도 깜짝 놀랄 만큼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하는가?
마당에 있는 온갖 사물의 이름을 불러 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그러면 내 명칭은 무엇인가? 사람이지! 꼭 사람이다.”
‘사람’이란 무엇인가?
금수가 아니라는 말이다. 보이지 않는 험한 길, 이상을 실현하는 좁은 길을 가기로 결심한다.
언제 발표된 작품인가?
1918년 3월 동경여자친목회가 낸 ≪여자계≫ 제2호에 실렸다.
어떤 작품인가?
본격 근대소설 수준의 작품이다. 인물의 성격화, 구성의 긴밀성, 사건의 현실성을 두루 갖췄다. 여성 주인공의 내면 깊이 들어가 그 이상과 갈등을 묘사한 작품은 당시에 보기 드물었다.
나혜석은 어떤 인물인가?
한국 최초의 근대적 서양화가이자 여성해방론자다. 동시에 근대문학 최초의 여성 작가다.
이 책은 어떤 작품들을 엮었나?
<경희>를 비롯해 <회생한 손녀에게>, <규원>, <원한>, <현숙>, <어머니와 딸>이다.
그녀의 작품 주제는 무엇인가?
가부장적 구습 비판, 그리고 여성 해방의 이상이다. 그 이상이 현실에 부딪쳐 좌절하거나 굴절되는 양상을 그리면서, 신여성의 생활과 심리 양상까지도 세밀하게 포착했다.
당신은 누구인가?
오형엽이다.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다.
2708호 | 2015년 8월 4일 발행
자기 밥을 먹어야 사람이다
오형엽이 엮은 ≪나혜석 단편집 초판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