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협치의 시대, 정책 PR의 필요성
미국 행정학의 아버지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은 정치의 본질은 정책 결정이며 행정의 역할은 정책 집행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정부가 국민을 통치 대상으로 보고 주요 정책을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집행했지만 새로운 국가 운영 방식으로 거버넌스 개념이 도입되면서 행정도 변하고 있다. 정부, 시민사회, 시장의 네트워크를 통한 파트너십이 요구되는 것이다. 국가나 제도가 다양한 사회적 행위자들과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행위와 과정, 이것이 거버넌스이며, 협치(協治)와 공치(共治)의 출발점이다.
국회, 사법부, 지방정부부터 정당, 기업, 시민단체, 언론, 일반 시민까지 정부와 행정기관이 소통해야 할 대상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이들과 협력해 시장 원리와 경영 기법을 국정 운영에 도입하면 국민의 요구에 더 잘 대응하는 정부를 만들 수 있지만 반대로 각종 사회 쟁점의 이해관계에서 갈등과 마찰이 심화되기도 한다. 제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의 동의와 협조를 얻어 내지 못하면 무용지물일 뿐이다. 정부와 행정기관이 공중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결정적 영향력을 갖는 정책 PR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다.
행정은 PR를 모르고 PR는 행정을 모른다
문제는 행정학이나 정책학을 연구하는 학자나 정부 기관의 공무원의 인식이 아직 ‘공보’ 수준에서 나아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다수 학자들은 여전히 정책 PR를 ‘정책 홍보’로 인식한다. 하지만 정책 PR는 단순히 홍보나 공보의 수준에서 벗어나 다변화된 공중과 더 좋은 관계를 맺는 PR 본연의 기능으로 발전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방증하듯 정부도 민간 PR 전문가들의 공직 진출 기회를 확대하는 추세고, 공기업·공공 기관 등에서도 외부 민간 전문가를 고위 PR 관리자로 기용하고 있다. 그만큼 정책 PR와 공공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PR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PR 담당자들에게 높은 전문성을 기대하고 있다는 의미다.
행정학과 홍보학의 통섭
이 책에서는 정책 PR의 개념과 과정, 방법을 소개한다. 행정과 소통 전문가 13명이 함께 토론하고 집필했다. 저자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해 이론과 실무를 균형 있게 다루었다. 민, 관, 언, 기업과 외국 정부·조직에 대한 정책 PR 사례를 통해 구체적 방법론도 습득할 수 있다. 특히 3부 ‘정책 PR의 방법’에서는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와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의 언론 PR 사례, “서울시 재개발 갈등”과 “국립서울병원 재건축 갈등”에 대한 대국민 소통 사례, “고용노동부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 홍보”와 “서울시 하이서울브랜드 사업 PR”을 위한 기업 대상 정책 PR 사례 등을 다룬다. 단순히 자료를 정리하고 열거한 것이 아니라 집필진이 분석 틀을 공유해 문제 해결의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보여 준다. 교강사를 위한 강의 프레젠테이션 파일도 제공한다.
200자평
무엇이 문제인가? 행정가는 커뮤니케이션을 모르고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는 행정을 모른다. 둘이 만나면? 새로운 개념과 방법 제시가 가능하다. 이 책이 문제 해결의 전범이 될 수 있나? 행정학자와 PR학자 13명이 함께 집필했다. 정책 PR의 개념과 쟁점, 과정과 전략을 소개한다. 민, 관, 언, 기업과 외국 정부·조직에 대한 정책 PR 사례를 통해 구체적 방법론을 습득할 수 있다.
지은이
박종민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
배지양
전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임종섭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박경희
대통령직속위원회 전략홍보팀장
최준혁
순천향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정주용
한국교통대학교 행정정보학과 교수
유영석
(주)레인보우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
황성욱
부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정원준
수원대학교 언론정보학과 부교수
남태우
명지대학교 행정학과 조교수
전형준
단국대학교 분쟁해결연구센터 교수
장지호
한국외국어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조승호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차례
머리말
1부 정책 PR의 이해
01 정부 행정의 현대적 개념과 의미
국가, 정부, 행정부의 개념과 기능
공공성의 특성
행정과 경영의 차이
거버넌스 등장과 지방자치제
공공 정책 집행과 행정 서비스의 새로운 패러다임
02 정책 PR의 개념과 변화
PR의 개념
공식적(제도적) 정책 결정 참여 공중
비공식적(비제도적) 정책 결정 참여 공중
공중의 다변화
정책 PR의 변화
03 정책 PR의 쟁점 변화와 대중매체 분석 모델: 거시적 미디어 환경
매체 환경
의제 형성 과정
프레임 형성 과정
매체 환경 변화와 정책 쟁점의 방향
04 정책 PR 전문가의 직무 역량과 자세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
미디어 환경과 특성에 대한 심층적 이해
여론조사 및 분석 능력
전략적 사고력과 창의적 아이디어 개발 능력
빠른 판단력과 유연한 대응력
종합적 커뮤니케이션 관리 능력
고도의 윤리성
2부 정책 PR의 과정
05 정책 쟁점의 파악과 제시
쟁점에 관한 구조적 이해
쟁점 파악을 위한 리서치 방법
쟁점 파악 결과의 제시
06 정책 PR 공중 분석
정책 쟁점 진행 과정에서 공중과 스테이크홀더의 개념
정책 고객 서비스 개념
공중 세분화를 위한 2차원 패러다임: 쟁점 활성화 전 단계 대 쟁점 활성화 단계
정적 또는 쟁점 활성화 전 단계에서 정책 공중 세분화
동적 또는 쟁점 활성화 상황 단계에서 정책 공중 세분화
07 정책 추진 과정과 정책 PR의 진행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정책 PR를 위한 전략적 모델
정책 추진 과정에서 목표 공중별 정책 PR 전략 수립
정책 성격에 따른 정책 PR 전략 수립
08 정책 집행과 언론 PR
정책 소비자에게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
보도자료 작성
언론 브리핑
기자 인터뷰
미디어 미팅과 기자 간담회
기자회견
미디어 트레이닝
오보 대응
09 정책 PR 매체와 활용 전략
정책 PR를 위한 매체의 종류와 특성
정부의 PR 매체 활용 현황
매체 기획 전략과 효과
10 정책 집행과 정책 PR의 평가 모형
정책 PR 평가의 정의
정책 PR 평가의 특징
정책 PR 평가에 대한 오해
정책 PR 평가의 유형
정책 PR 평가 모형
국민 참여적 정책 PR 평가
3부 정책 PR의 방법
11 중앙부처 간 정책 PR의 쟁점과 사례
중앙부처의 정책 PR
예술인복지법과 도서정가제 입안 사례 분석
사례의 정책적 함축
보론: 법률안의 입법 과정
12 언론 대상 정책 PR 방법과 사례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PR 사례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 PR 사례
13 민 대상 정책 PR 방법과 사례
민 대상 정책 PR의 필요성
학교정보공시 정책 PR 사례
서울시 재개발 관련 갈등 대응 사례
국립서울병원 재건축 관련 갈등 영향 분석 사례
14 기업 대상 정책 PR 방법과 중앙·지방정부의 사례
고용노동부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 홍보
서울시 하이서울브랜드 사업 PR
중앙과 지방정부 PR 사례의 시사점
15 외국 정부·외국 단체 대상 정책 PR 방법과 사례
외교 정책의 목적과 특성
지방외교 정책의 개념
정책 홍보
해외 정책 홍보-국가 이미지, 국가 명성, 국가 브랜드
해외 정책 의사 결정 요인과 해외 정책 홍보 전략적 구성과 활동
해외 홍보 커뮤니케이션 전략
해외 홍보 정책에서 쟁점과 위기관리 모델
책속으로
제아무리 좋은 정책이 떠올라 실행된다고 해도 정책의 좋은 취지가 국민의 동의와 협조를 얻어 내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에 정부 및 행정기관들은 함께 협조할 수 있는 공중의 도움을 구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력을 갖는 정책 PR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_ 02 정책 PR의 개념과 변화 중에서
갈등의 시대에 정책 PR는 갈등을 감추기 위해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려는 의도로 활용되어야 한다. 정책 PR가 성공적으로 갈등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그 효과는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는 ‘갈등의 흥행’이 곧 정책 PR의 핵심 전략이라는 의미다.
_ 07 정책 추진 과정과 정책 PR의 진행 중에서
PR라는 개념을 ‘정부가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소통’으로만 국한할 필요는 없다. 중앙부처가 국회에 대해 벌이는 수많은 정책안 알리기 활동도 공식적 PR라고 봐야 한다. 그러나 중앙부처의 국회에 대한 정책 PR에 초점을 맞춘 사례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_ 11 중앙부처 간 정책 PR의 쟁점과 사례 중에서
추천글
국민 소통의 지름길
아무리 좋은 내용의 공공 정책도 정치적 실현가능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민주주의가 공고화되면서 한국에서도 공공 정책의 실현을 위해 ‘하드 파워’보다 ‘소프트 파워’에 의한 리더십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정책 PR론』은 국민 소통의 지름길로 안내한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다. 공공 정책을 직접 수행하는 공직자와 그것을 연구하는 학자는 물론이고, 공론장에서 여론을 이끌어 가는 언론인과 민주 시민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_ 정용덕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명예교수
행정학과 홍보학의 통섭
기업이건 정부건 어느 조직이든 소통이 부재한 조직은 혁신을 이끌어 내고 이를 실행으로 옮길 수가 없다. 이 책은 소통의 시대에 우리가 기대하고 원하던 내용을 행정학과 홍보학의 통섭으로 시원한 해답을 내놓고 있다. 단순한 학제 간 접근을 넘어선 범학문적 접근을 지향함으로써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이들 시도는 열린 소통의 시대로 진일보하기 위한 빛나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_ 이병문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두 손의 조화로운 손짓을 위해
내가 정의하는 ‘정치’는 ‘사회를 운용하고 지탱하는 현 시스템의 결락을 자기 수정하는 예기적 자생 노력이고 자구적 상호작용’이다. 그리고 ‘정책’은 ‘사회의 자가 수정을 가능하게 하는 그 노력의 물리적 구현’이다.
비유적으로 정책이란 문제 해결의 체화된, 정치라는 ‘몸통’에서 돋아나온 ‘손’과 같은, 사회적 해법이다. 그 해법은 많은 가능태 중의 하나이고 일단 비롯되면 그 효용성은 대개 쉽게 판정 내리기 어렵다. 그 ‘보이지 않는 손’은 정치인, 행정가, 이익집단, 그리고 시민단체, 그리고 그 기저에 느슨한 듯, 혹은 존재하지 않는 듯 존재하는 공중 혹은 시민들의 연대, 그들의 공유된 문제 인식, 그리고 그 공감의 폭과 깊이로 짜이고 움직인다. 때로 그 손은 일관되게 움직이며 시스템의 결손을 수정하고 사회적 파국을 막기도 하지만, 종종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며 혼돈스러운 궤적으로 광기의 춤을 추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그 결과는 매우 참혹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는 정치와 정책 수립, 그 집행 과정은 사회 구성원들의 ‘가치’ 그리고 그 가치들의 렌즈를 통해 어떻게 문제를 (재)정의 하는가에 대한 구성원들 간의 대화 혹은 투쟁이다. 물론 그 문제 정의 방식에 따라 해법(정책)은 달라지고 그 수립과 집행 과정은 첨예하고 소란스러우며 비합리적이고 비확정적인 경우가 많다. 이 모든 과정에 각 이해당사자와 행위자들의 소통 행위들이 작용한다.
‘소통’이라는 말이 범람한다. 정치인, 행정공무원, 시민단체, 미디어, 누구든 어느 때든, 소통을 만능 처방처럼 스스럼없이 얘기한다. 그리고 소통은 매우 ‘일방적’으로 구현된다. 그래서 시민은 소통을 하며 오히려 더 피곤하다. 차라리 침묵이 더 위로가 되는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자기 말과 자기주장만 하는 것은 소통이 결코 아니다.
내가 정의하는 소통은 ‘상호적’이다. 나의 얘기를 하기 전에 상대의 얘기를 들으며 이해하고 나와 너의 이해를 조화시키려는 노력, 비유적으로 소통은 베를 짜는 ‘길쌈’과 같다. 나의 얘기라는 ‘날줄’과 너의 얘기라는 ‘씨줄’의 수많은 교차를 통해 곱고 쓸모 있는 천을 짤 수 있다. 소통은 길쌈이고, 정책은 날줄과 씨줄의 교차를 통해 얻는 고단한 노력의 결과물이어야 한다.
대개 하나의 정책은 사회를 주도하는 주도 세력의 세계관과 가치에 따라 그 운동의 방향성을 띠게 된다. 여기서 ‘소통 행위(communicative actions)’는 정치와 정책에 운동성을 부여하고 방향성을 찾아가는 도구적 기제일 따름이다. 그리고 ‘정책 PR’는 다양한 이해 구성원들의 가치의 정반합을 향한 운동성을 이해하고 그 과정을 향상시키려는 상호적 소통 노력(고단한 날줄과 씨줄의 교차)일 때에야 의도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다시 비유적으로 말하면 정책 PR는 ‘정책’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을 때로는 붙들고 어루만지고 이끌어 주는 또 하나의 보이지 않는 다른 손이다. 두 손의 조화로운 손짓으로 우리 사회의 시스템 결손을 수정하고 예측 가능한 공동체의 문제들을 선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적이고 실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을 읽으며 박종민 교수와 12명의 소통과 행정 전문가들이 우리 앞에 그 길을 열어 주었다고 생각했다.
_ 김정남 퍼듀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