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커뮤니케이션
정의철의 <<다문화와 커뮤니케이션>>
그들도 말하게 하라
동화주의가 사회 통합을 거쳐 다문화주의까지 오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미국의 성공은 미국 출신 미국인을 고집하지 않고 한국 출신 미국인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출발은 소통이고 그것은 발언에서 시작된다.
이 책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다문화의 핵심은 소통을 바탕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 책은 다문화와 커뮤니케이션의 관계를 다룬다. 다문화 사회와 커뮤니케이션, 이주민과 커뮤니케이션 권리, 다문화 가정 아동, 다문화주의, 다문화 교육, 미디어의 다문화 재현, 이주민 시청권, 이주민 주체 미디어, 이주민 대상 미디어 교육, 이주민과 헬스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살펴보았다. 조화로운 다문화 사회의 발전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을 고민한 결과물이다.
다문화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인종과 민족 배경이 다르다는 상황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젠더, 언어, 장애, 성 정체성, 계급에 관계없이 다양한 집단과 개인이 어울리고 공존하는 현상이자 나아갈 방향을 의미한다.
한국에서 다문화 현상이 시급한 연구 주제인가?
우리나라도 최근 반다문화 인터넷 카페가 난립이다. 근거 없는 인종주의나 외국인혐오주의가 싹튼다. 적극 대응이 필요한 때다. 주목하고 공부해
야 한다.
다문화 사회는 어떻게 형성되나?
초기에는 정치경제적 권리 또는 생존의 권리가 중심이 된다. 이어 인권과 복지 문제가 부각된다. 그다음에 오는 것이 문화 표현과 커뮤니케이션
권리에 대한 문제다.
발전 단계는?
이주민을 주류사회에 동화 또는 흡수시키려는 동화주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공존을 모색하는 사회 통합, 그리고 다문화주의로 발전한다. 동화주의 정책은 서구에서 유래했다. 이주한 사람이 주류 문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방향적 전략이기 때문에 진정한 존중과 공존이 바탕이 된 사회 통합은 어렵다.
어디로 가야 하나?
이주민의 커뮤니케이션 권리 확보가 필요하다.
커뮤니케이션 권리란 무엇을 말하나?
이주민이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표현하고, 미디어나 사회적 관계를 통해 자신의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의제를 설정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어야 ‘우리’의 한 부분으로 인정받고 존중받을 수 있다. 공존은 여기서 출발한다.
권리 확보의 방법은 무엇인가?
주류문화가 지배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다양한 정책 개입을 통해 확보해야 한다. 이주민의 이슈가 여론의 주목을 받고, 사회적 지지를 받으며, 정책 대안 모색의 장으로 연결될 수 있다.
실제 방법론이 있는가?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능력 강화, 이중 언어와 이중 문화 교육 활성화가 필요하다. 다양한 문화정체성을 배양하기 위한 선제 조건이다.
법적·제도적 차별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하나?
고용허가제와 국제결혼 관련 법규를 개정하고 ‘다문화인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출신국가, 문화, 인종, 언어에 따른 차별 행위나 비하를 제재한다.
공중의 인식과 태도 개선을 위한 커뮤니케이션과 교육도 중요하다. 공익광고, 드라마, 영화, 오락프로그램에서 이주민과 그 자녀가 더 자주 등장해야 하고 비중 있고 긍정적인 역할을 맡는 것도 필요하다.
어떤 교육이 필요한가?
아동기는 고정관념과 편견이 내재하는 시기다. 다른 문화나 다양성에 대해 인정하고, 편견 없이 수용할 수 있도록 학교, 공동체, 미디어에서 다양
한 방법으로 ‘다문화 민감성’ 교육이 진행되어야 한다.
민감성 교육의 실제 방법은?
학교나 공동체 시설을 활용해 일반 아동과 다문화가정 아동이 함께 신문을 만들거나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법, 내국인 대학생과 다문화가정 초·중·고생을 연결하는 온라인 멘토링, 이주민 미디어 활동가가 내국인 아동이나 성인을 대상으로 미디어를 활용해 다문화교육을 하는 방법이 있다.
미디어의 역할은 무엇인가?
이주민 이슈를 선택하고 특정한 방식과 방향으로 토론을 유도한다. 이주민이나 출신국을 가난하거나 취약하거나 위험하다고 묘사하지 않아야 한
다. 다양한 이주민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재현해야 한다. 주류사회와 이주민 사이의 쌍방향 소통과 공감의 채널이 되어야 한다.
우리 미디어의 현실은 어느 정도인가?
소수자의 커뮤니케이션 권리와 다양성이 위축되어 있다. 폭력성, 선정성이 심화되며 금전만능주의, 외모지상주의를 자극하는 표현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 이는 다문화사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정책 개입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미디어 교육, 다문화 프로그램 확대, 양방향 다국어 서비스 강화, 이주민 주체 미디어 활성화, 다문화전문방송 개국이 정책 대안으로 적합하다.
다문화사회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는 어떤가?
단일민족 신화와 이중적 인종주의가 독특한 특성이다.
주도형 다문화정책의 문제점은?
이주민을 동반자가 아니라 지원의 대상으로 간주하고 정책이 중복 추진되는 문제점이 있다. 다문화정책과 교육이 소수자 집단만 대상으로 추진되는 경향이 있고 일회성 이벤트 중심인 것도 문제다. 이주민 수가 여전히 소수이기 때문에 동정적, 시혜적 시선이 많이 남아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주민의 임파워먼트와 조화로운 다문화사회 형성을 위해 연구와 활동을 동시 수행하려 한다.
당신은 누구인가?
정의철이다. 상지대학교 언론광고학부 부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