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의 사랑과 성
일본인의 사랑과 성
우리에게 일본인의 사랑법과 성 문화는 유별나 보인다. 낭만보다는 엽기에 가깝다. 그 원조가 일본 문학의 대표적인 호색남 히카루겐지와 요노스케다. 그들의 쾌락을 마음에 품고 일본인은 힘겹고 덧없는 세월을 건너왔다. 그토록 화려했던 벚꽃이 속절없이 떨어질 때 사랑과 욕정, 낭만과 엽기의 구분은 부질없다.
호색일대남 주인공 요노스케는 7세에 이성에 눈을 떠 60세가 되기까지 사랑을 나눈 여자가 3742명, 남색 상대가 725명이었다. 지배 계급의 사랑 이야기의 위선을 야유한다. 일본 고전소설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는 ≪겐지 이야기(源氏物語)≫에 대한 패러디 의도가 담겨 있다. 그의 엽색담을 통해 에도 시대의 화려한 성 문화 뒤에 가려진 상인들의 세계와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이하라 사이카쿠 지음, 정형 옮김 |
겐지 이야기 천줄읽기 헤이안 시대 중기인 11세기 초에 성립된 세계 최고(最古), 최장(最長)의 고전 장편소설이다. 치밀한 구성과 인간의 심리 묘사, 표현의 정교함과 미의식이 돋보여 일본문학사상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작자 무라사키시키부의 와카 및 한시문에 대한 조예와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 그리고 이야기에 대한 독자들의 요구가 삼위일체가 되어 전체 54권의 방대한 이야기가 성립되었다. 무라사키시키부 지음, 김종덕 옮김 |
겐지 이야기를 읽는 요령 천줄읽기 ≪마쿠라노소시≫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헤이안 시대의 대표 작품 ≪겐지 이야기≫를 ‘모노노아와레’설을 통해 분석했다. 이전까지는 ≪겐지 이야기≫에 대해 호색의 음란 서적이라 하여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모노노아와레설은 기존의 권선징악적인 문학 비평에서 벗어나 문학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질적·양적으로 확대했다는 평과 함께 일본 사상사에서 가장 중요한 유산으로 칭해진다. 모토오리 노리나가 지음, 정순희 옮김 |
무라사키시키부 일기 무라사키시키부가 모시던 쇼시 중궁의 출산 전후 상황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치밀하게 기록했다. 그 사이사이로 화려한 궁정 생활에 녹아들지 못하는 고독감과 소외감을 극명하게 그렸다. 그녀가 아니면 쓸 수 없는 인생의 화려함과 쓸쓸함, 달콤함과 씁쓸함이 공존하는 개성적인 궁중 출사 기록. 거기에는 약간 앞선 시기에 쓰인 세이쇼나곤의 ≪마쿠라노소시≫를 의식한 흔적이 역력하다. 무라사키시키부 지음, 정순분 옮김 |
베갯머리 서책 세이쇼나곤은 객관적인 시각과 경쾌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독창적인 리얼리즘을 낳았다. 자신을 궁궐로 불러 준 데이시 중궁과 중궁을 둘러싼 사람들의 아름답고 흐뭇한 장면을 자유롭고 솔직하게 썼다. 무릎을 칠 만한 발견, 자신도 모르게 흐뭇해지는 감동, 평소에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던 것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을 때의 기쁨. 그러한 것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세이쇼나곤 지음, 정순분 옮김 |
사라시나 일기 천 년 전, 한 소녀가 가족과 함께 장장 500킬로미터에 이르는 먼 길을 떠난다. 힘들 법도 하건만, 소녀의 시선은 호기심과 동경으로 가득 차 있다. 다카스에의 딸의 일기는 이렇게 시작했다. 미래에 대한 부푼 꿈을 안고 지내는 얘기부터 현실 속에서 그 꿈이 무너져 가는 과정, 그리고 결혼 후에 신앙생활에 몰두하는 모습까지 일생의 거의 모든 시기를 담담한 필치로 그렸다. 다카스에의 딸 지음, 정순분·김효숙 옮김 |
이세 모노가타리 일본 고유의 정형시 와카와 그에 얽힌 사랑 이야기들을 엮었다. 주인공은 아리와라노 나리히라로 추정된다. 125편의 노래와 글이 우리를 헤이안의 낭만으로 인도한다. 나라(奈良) 가스가 마을(春日の里)에서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로 시작해, 임종을 앞둔 남자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는 단으로 마무리된다. 와카와 산문의 교착에서 파생되는 영탄은 ≪이세 모노가타리≫의 묘미다. 지은이 미상, 민병훈 옮김 |
2891호 | 2017년 1월 17일 발행
일본인의 사랑과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