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ing in Korea 5th ed
저자와 출판사 9. 신인섭
이노베이션을 보았다
신인섭의 별명은 르네상스 광고인 또는 한국 광고사의 로제타 스톤이다. 47년째 한국의 광고계를 지킨다. 회사에서 일하고 학교에서 강의하고 업계에서 활동하면서 꾸준히 책을 썼다. 올해 여든넷인데 눈빛은 형형하고 두 다리는 강건하다. 기억력은 날로 투명해져서 앞으로 등장할 신간에 대한 기대를 자극한다. 그의 근육을 순환하는 광고의 혈액에는 어떤 적혈구가 정보를 나르고 있을까?
누구인가?
나이는 84세. 고향은 평안남도, 철 들어 산 곳은 평양.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김일성 치하에서 5년 살고, 대한민국 국가원수 이승만 대통령이 임명한 대한민국 통역장교 복무 뒤 제대. 지난 47년간 광고계 현업과 학계에서 일했다.
어떻게 시작했나?
광고계 입문 1965년. 지금의 한국경제신문과 당시 일요신문 광고부장이 됐다. 광고의 광(廣) 자도 몰랐다. 그 무렵 사장이 평양사범학교 선배인데 오라는 ‘명령’에 따랐다.
‘광’자도 몰랐다고?
‘광고인’이 아니라 ‘광고쟁이’였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의 밑바닥인 상인의 도구라는 생각이 철두철미했다. 신문사가 심했다. 말하자면 하반신은 병신인 것이 1960년대 중반의 한국 신문이었다. 일본보다 30-40년, 미국보다 100년쯤 뒤진 것이 1960년대 중반의 한국 광고계였다고 하면 지나칠까?
광고계 수준이 그 정도였나?
하나 더 있다. 아마 1978년 내가 희성산업, 지금은 에이치에스애드가 되었지만, 이사이던 무렵 무슨 모임에서 발표를 하게 됐다. 사회자가 나를 소개하면서 중앙대학교 교수이면서, 사실은 시간강사였지만, 동시에 럭키그룹의 광고대행사인 희성산업의 이사라고 말했다. 1978년 럭키그룹은 럭키와 금성사, 지금의 엘지전자다, 를 가진 한국 최대의 광고주였다.
그게 무슨 문젠가?
한국 최대의 광고주 광고대행을 하는 회사의 이사보다 대학 시간강사, 정교수가 되려면 한참 걸린다, 가 사회적으로 신분이 높다는 뜻 아니겠나. 당시 서양에서 이랬다면 그 사회자의 소개사는 헤드라인 뉴스가 됐을 것이다.
한국 광고사의 로제타 스톤이라는 말이 있던데?
로제타 스톤은 이집트 파라오왕 때이니 나는 그때부터 스티브 잡스 때까지 살았다는 뜻인가?
어쩌다 글을 쓰게 됐나?
신문사에 갔더니 해방된 지가 20년인데 일본 말이 편집국, 공무국, 광고국에 수두룩 남아 있었다. 헤드라인은 ‘미다시’, 무신탁 광고 게재는 ‘뎃뽀’, 교정쇄는 ‘게리’ 따위가 난무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일본어, 다음에는 영어로 파고들다 보니 글과 책이 되었다. 한국 광고의 낙후성이 내게 자극이 되었다.
커뮤니케이션북스와의 첫 책이 <<Advertising in Korea>>다. 왜 영어로 썼나?
1969∼1970년 기간에 8개월간 뉴욕에 있었다. 세계 광고의 중심지다. 매달 열리는 국제광고협회 월례회의에 빠짐없이 갔더니 유일한 한국인인 내게 한국 광고에 대해 묻는 사람이 더러 있었다. 자극이 되었다. 현재 개정 4판을 쓴다.
2004년에 <<Advertising in Korea>>, <<국제광고와 PR>>, 2005년에 <<광고매체용어집>>, <<아이디어 내는 방법>>, <<광고에 대한 3가지 견해>>가 출간됐다.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나?
내가 쓴 책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성경에 달란트 비유가 있다. 신(神)은 인간에게 달란트를 주었다. 그러나 그 달란트 사용방법까지 가르쳐 주지는 않았다. 세 가지 비유는 주었지만. 그것은 인간이 알아서 할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 달란트는 재주라는 뜻이지만 옛날에는 돈의 단위였다. 이 말 가만히 음미하면 힘이 생긴다.
우리 출판사와의 첫 작업은 어땠나?
유은경이라는 여자 편집자였다. 컴북스가 처음으로 출판하는 영어책이라고 했다. 무척 고생했다. 특히 그 분이. 그러나 즐거웠다. 영업하는 분께 책 마케팅에 관해 조언했더니 결과는, 실망했다.
어떤 책을 가장 아끼나?
컴북스에서 낸 작은 책, <<광고에 대한 세 가지 견해>>다. 가장 짧게, 가장 깊게 광고가 무엇인가를 잘 설명한 책이다. 내게 돈이 있으면 모든 대학 <광고개론> 강의 때 한 권씩 공짜로 주고 싶다.
커뮤니케이션북스는 어떤 출판사인가?
편집자, 판촉 담당자, 그리고 매일 보내는 이메일 보면 디지털 시대임을 느끼게 하는 출판사다. 저자는 같이 작업을 하는 편집자로 출판사를 평가하게 되는데, 편집자들 모두 꼼꼼했다. 그래서 신뢰하게 되었다.
요즘 우리와 함께하는 일은?
<<Advertising in Korea>> 개정 4판 진행 중이다.
커뮤니케이션북스의 유에스피는?
이렇게 매일 메일로 독자와 소통하는 출판사가 어디 있나. 이노베이션이다.
내일의 저자들을 격려하는 한마디?
쓰는 책의 우리글이 세종대왕(世宗大王)과 이광수(李光洙)와 김소월(金素月)이 화는 내지 않게 하기를.
계획?
저술 계획 하나 있는데 ‘국가기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