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 날 2. 무의미한 전쟁의 정체를 밝혔다 강수경이 옮긴 미하일 불가코프(Михаил А. Булгаков)의 희곡 ≪백위군(Белая гвардия)≫ 권력과 전쟁과 가족 1917년부터 1920년까지 14번 정권이 바뀐다. 권력은 충돌하고 사람은 죽어 나간다. 혁명과 전쟁, 러시아 인텔리의 운명을 목격한 작가의 선택은 가족이었다. 알렉세이: 조용히! 자,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제군들은 여전히 제군들 앞에 놓인 무엇을… …
아시아 콘텐츠 특집 3. 일본 출판 문연주가 쓴 <<일본 편집자의 탄생>> 출판 대국의 검은 옷 불황이지만 그래도 1조6832억 엔, 한국의 7배다. 세계 2위의 출판 시장을 움직이는 주인공은 편집자다. 보이지 않는 문화 지식의 주역이라고 해서 검은 옷이라 부른다. 일본의 근대 출판 미디어는 100년이 넘는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
추석 특집 가족 5. 세 자매의 사각 관계 안영옥이 옮긴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Federico García Lorca)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La Casa de Bernarda Alba)≫ 청결한 곰 어머니의 집은 강고하다. 지배하고 도전하며 고집불통에 야비하다. 세 딸과 한 남자는 자유와 소란의 한가운데 있다. 어머니가 남자를 죽인다. 딸은 스스로 죽는다. 인간의 자연도 사라진다. 마르티리오: 그를 …
팬덤 문화의 놀라운 정치 생산성 홍종윤이 쓴 <<팬덤 문화>> 마돈나 팬덤을 보라 섹스를 충동하고 본능을 자극한다. 정숙한 여성 따위는 없다. 가부장제는 거부되고 여성의 정체성은 다시 태어난다. 마돈나 팬덤은 새로운 사회 정체성이 된다.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팬으로서의 정체성은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지배적인 방식 중 하나가 되고 있다. ‘팬덤 문화의 이해’, <<팬덤 …
9월의 새 책. 다큐멘터리에서 내용과 형식의 변증법 오원환이 쓴 <<다큐멘터리 스타일>> 스타일은 메시지다 스타일, 곧 양식은 그릇이나 형식을 뜻한다. 내용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내용은 형식을 따르기 마련이다. 새 술을 헌 부대에 담으면 우리가 마시는 것은 헌 술이 된다. 다큐멘터리는 현실과 맺고 있는 관계의 힘과 더불어 형식을 통해 전달된다. “다큐멘터리로 보는 …
추석 특집 가족 3. 아들에게 새우튀김을 사 줄 수 있어? 명성룡이 옮긴 ≪가사이 젠조 단편집≫ 생활의 파산과 예술의 성공 예술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희생하겠다고 장담했다. 생활은 파산하고 가족은 파괴된다. 눈물이 날 정도로 가정이 그리웠지만 시간은 거꾸로 흐르지 않았다. 작품만 남았다. 어느 사이엔가 하찮고 사소한 것에 대해서도 그것을 어떤 숙명적인 암시와 연관 …
8월의 새 책. 이제 뇌를 바라보는 기호학 조창연이 쓴 <<기호학과 뇌인지과학의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에서 뇌의 일 눈이든, 입이든, 귀나 코나 피부까지도 결국은 뇌의 일이다. 기호를 만들고 뜻을 새겨 풀고 나누고 연결하는 모든 일은 뇌가 한다. 그런데 어떻게 뇌는 그런 일을 하는 것일까? 인간의 삶은 기호화 과정 그 자체다. 인간은 존재론적으로 태어나지만 …
팔월의 새 책 3. 현재 시제, 죽음 또는 아님 김선욱이 옮긴 세르지 벨벨(Sergi Belbel)의 ≪죽음 혹은 아님(Morir o no)≫ 텔레비전의 시제 작가는 무작위로 짦은 장면을 병치한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등장해 여기서는 시작되고 저기서는 끝난다. 그들은 현재 시제로 글을 쓴다. 텔레비전에 있는 것은 현재뿐이다. 작가: …이제 마지막 장면이야. 마지막 여행 장면, …
광복 전후의 기억 1. 백 년 전, 돈의 힘 임정연이 엮은 ≪초판본 방인근 작품집≫ 1920년대 조선에서 돈의 문제 봉건 사회관계를 자본 계약관계가 침윤한다. 양반 상놈은 부자와 빈자가 되고 남자와 여자는 직업과 재력으로 이름을 바꾼다. 돈은 자본의 혈액이다. 한번 수혈되면 돌이킬 수 없다. 지금 당쟝 신녀쟈와 제법 훌늉하게 혼인할 처지가 못 …
한여름의 새 책 10. 기업이 기업 안에서 돈을 버는 방법 노규성이 쓴 <<기업을 바꾼 10대 정보시스템>> 미국 비즈니스 투자의 1/2 매년 미국 기업 투자의 절반은 정보시스템 개발에 사용된다. 5시간 걸리던 작업을 5분 만에 해결하는 성과를 돌려주기 때문이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면 기업 자체가 수익원이 된다. 경영 환경의 변화는 프로세스의 변화를 의미한다. …
한여름의 새 책 9. 중국 신문의 밀고 당기기 주민욱이 쓴 <<중국 신문업집단>> 중국 신문, 정치력과 경제력의 길항 신문은 조직이다. 중국의 신문은 공산당을 선전하고 조직한다. 이것이 원칙이지만 시장이 커지면서 문제가 생겼다. 인민이 외면하고 신문은 나태하다. 이제 새로운 지양이 필요한 때다. 중국에서 미디어 집단 설립은 정부의 행정 개입이 전제된 다소 복잡한 계획 …
무서운 책 3. 드라큘라, 빅토리아 섹스 모럴의 심판자 김종갑이 옮긴 브램 스토커(Bram Stoker)의 ≪드라큘라(Dracula) 천줄읽기≫ 드라큘라, 빅토리아 섹스 모럴의 심판자 미나는 여자이기 때문에 고립되고 드라큘라는 틈을 놓치지 않는다. 빅토리아 사회는 섹스를 금기하고 여성을 고립시킨다. 흡혈귀는 제 세상을 만난다. 그는 왜 여자만 공격했을까? 왜 여자는 혼자 있었을까? “우리 집에 오신 걸 …
7월 신간 8. 1277년 아리스토텔레스는 죄인이 되었다. 홍성욱, 김영식이 옮긴 에드워드 그랜트 (Edward Grant)의 ≪중세의 과학 (Physical Science in the Middle Ages)≫ 과학과 종교의 제로섬 게임 세계는 영원한가? 물질은 정신으로부터 독립인가? 자연은 규칙인가? 규칙은 불변인가? 영혼은 어떻게 되는가? 죽으면 사라지는가? 만일 그렇다면 신이 설 곳은 없다. 실제로 만약 유죄 선고가 …
시원한 책 11. 전혀 뻔하지 않은 텔레비전 최은경이 쓴 <<사실적 텔레비전과 방송 편성 문화>> 사실은 예측할 수 없다 연출자도 잘 모르는 출연자,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낯선 환경, 끝을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라인은 시청자를 흥분시킨다. 사실적 텔레비전은 종착역을 알 수 없는 여행이다. 참가자들은 수많은 카메라와 음향 장비들을 의식하지 않고, …
제헌절 특집 고전 2. 행복과 정의가 충돌할 때 이을상이 옮긴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의 ≪공리주의(Utilitarianism)≫ 쾌락의 두 가지 차원 가장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회가 가장 정의로운 사회일까? 행복은 주관이고 정의는 객관인데 둘은 서로를 간섭할 수 있을까? 돼지의 철학에서 사회화의 원리가 발생되는 과정을 감상하시라. 공리의 원리는 다음과 …
시원한 책 7. 축구의 짧은 역사 이종성이 쓴 <<스포츠 문화사>> 축구부터 월드컵까지 규칙은 간단하다. 발로 차고 머리로 받는다, 사냥감을 쫓는 원시인처럼 떼를 지어 몰려다닌다. 영국을 출발해 유럽과 남미,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달려갔다. 세계는 축구공이 되었다. 축구의 확산은 문자 그대로 전 세계적이었다. ‘축구’, <<스포츠 문화사>>, 114쪽. 축구는 어떻게 세계인의 게임이 되었나? 19세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