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 기술이 만든 인간 환경 기술은 도구가 아니다. 사람과 환경을 구조화하는 과정이다. 매클루언은 인쇄술이 만든 시각 감각의 강조와 고립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제시한다. 연속성과 획일성이다. 결과는 강렬하다. 다양한 시간과 공간을 촘촘히 파고든다. 전기 시대와 인쇄의 충돌까지 108개의 단편을 모자이크했다. ≪구텐베르크 은하계≫, 마셜 매클루언 지음, 임상원 옮김 현란한 …
사회주의 공동체에서 경제 계산이 불가능하리라는 점을 입증하는 것은 또한 사회주의가 실천 불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100여 년 동안 수천 개의 글과 연설에서 사회주의에 호의적으로 제시된 모든 것, 사회주의 지지자들이 쏟아낸 모든 피땀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이 사회주의를 작동 가능한 것으로 만들 수는 없다. ≪사회주의≫, 루트비히 폰 미제스 지음, 박종운 옮김, …
여기에 소개된 영화와 텔레비전 방송 분석의 기초 지식들을 이해하기 위해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은 먼저 영화와 방송이 의사소통 매체라는 사실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 매체들은 관객과 의사소통을 하며, 동시에 그 형상화 수단과 기술들은 관객의 인지적·감정적 활동을 미리 구조화한다. ‘들어가는 말’, ≪영화와 텔레비전 분석 교과서≫, xix쪽. 의사소통을 출발점으로 삼는 이유가 뭔가? …
1969년 0000명의 콜로라도인들이 베트남전에서 전사했다. 1978년 0000명의 콜로라도인들이 고속도로에서 죽었다. 1864년 인디언들은 아무도 죽지 않았다. 기억하라. 밀라이를. 50년 동안, 아무도 몰랐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것은 상원 의원들뿐만 아니었다. 기억하라. 샌드크리크를. ≪샌드크리크로부터≫, 사이먼 오티즈 지음, 김성훈 옮김, 21~22p 이것은 어떤 작품인가? ≪샌드크리크로부터≫는 샌드크리크 학살을 성찰하는 서사시다. 서시, 후시와 본문을 이루는 …
나는 (나지막한 소리로 했지만) 두세 번, “주여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하고 기도했다. 이번 단 한 번만 하느님께서 목숨을 구해 주시면 앞으로 내 인생을 바르게 살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앞으로는 독신으로 덕성스럽게 살고 내가 죄악으로 얻은 재물은 자선과 선행에 쓰겠다고 생각했다. ≪행운의 여인 록새너≫, 대니얼 디포 지음, 김성균 옮김, 219쪽 ‘나’는 …
아니다. 5년 동안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위안이라곤 없었던 고독 속에서도 혼자였던 적이 없었다. 태양이 나를 위로했고, 달과 웅덩이를 스치던 바람도 나를 위로했다. 웅덩이는 원을 만들며 도망치듯 물결을 만들었다. 봄이면 안마당 돌 틈에서 자라던 잔디, 선량한 눈빛, 사랑하는 사람들의 인사, 동료들의 우정,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믿음, 자유에 대한 믿음, 인간적인 것에 …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머무르고 계셨다. 그때는 파사익 왕과 말리 부인이 불법을 믿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두 사람은 서로 말하기를 “우리 딸 승만은 총명하고 슬기로우며 근기(根機)가 뛰어나고, 명민하여 쉽게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부처님을 뵈옵는다면 반드시 속히 불법을 깨달아 마음에 의심이 없을 것입니다. 적당한 때에 편지를 …
똑똑히 모르는 걸문인보국회 소속 젊은 작가 현. 전세가 점점 심각해지자 스스로를 소개한다. 라디오는커녕 신문도 며칠씩 늦는 산골, 그러나 당국과 주재소의 협력 채근은 여전하다. 어느 날 ‘급히 상경하라’는 전보를 받는다. 8월 16일, 버스를 타고서야 종전 소식을 듣지만 승객들은 무심하다. 똑똑히 모르는 걸 어찌 입을 놀리냐는 한 영감의 말에 현은 슬프기만 …
登飛雲 馬上問羅浮, 羅浮本無路. 虛空一拍手, 身在飛雲處. 白日何冥冥, 乾坤忽風雨. 蓑笠將安之, 徘徊四山暮. 비운에 올라 말 위에서 나부를 물으니 나부는 본래 길이 없다 하네. 허공에다 한 번 손뼉을 치니 몸이 비운에 와 있네. 대낮에 어찌 어둑어둑한가. 세상에 갑자기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린다. 은자는 장차 어디로 가는가. 배회하다 사방의 산에는 해가 지네. <비운에 올라>, ≪진헌장 …
현대기아차의 경쟁자는 누구일까? 도요타? 포드? 앞으로는 애플이나 구글이 될 수도 있다. 벌써 테슬라는 전기차이자 전자차로 조용히 자동차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테슬라의 ‘모델S’가 미국 소비자 잡지 ≪컨슈머리포트≫가 선정한 최고의 차에 뽑힐 정도다. ‘초연결 사회와 사회적 신뢰’, ≪인간, 초연결 사회를 살다≫, 1쪽. 모델S는 어떻게 최고의 차가 되었나? 편의 사양과 주행 성능 때문이다. …
아버지가 말하는 ‘게집’이 누구인가? 소설의 주인공 경희다. 일본에서 유학하다가 집에 잠시 와 있다. 뭘 가지고 다투는 것인가? 아버지는 딸을 김 판서 집에 시집 보내려 한다. 많은 재산 상속을 기대한다. 경희가 결혼을 거부한 이유는? 공부를 마쳐야겠다고 계획했기 때문이다. 결혼 안 한다고 걱정하는 어른들 얘기에 입이 근질근질했다. 그녀의 생각은 뭔가? 먹고만 살다 …
대한민국 추리소설의 출발점 1939년 발표 당시에 선풍의 인기를 끌며 광범한 독자층을 만들어 낸 전무후무한 걸작. 추리소설의 형식과 미학을 두루 갖추고 범인과 탐정 유불란의 대결이 복잡 미묘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대한민국 추리소설 최초의 작가 김내성이 짜내는 개성 만점 스릴 공간을 통해 당대 최고의 대중소설을 만난다. ≪초판본 마인 천줄읽기≫, 김내성 지음, 김현주 …
贈燕 姚玉京 昔時無偶去 今年還獨歸 故人恩義重 不忍更雙飛 제비에게 요옥경 작년에 짝 없이 떠나더니 올해도 혼자서 돌아왔구나. 옛 임의 은혜가 두터워서 차마 짝지어 날지 못하구나. ≪중국 명기 시선≫, 녹주 외 지음, 박정숙 옮김, 8쪽 이 시를 지은 요옥경이 누구인가? 중국 동진 시기 양주(襄州), 곧 지금의 허난성 팡청(方城)에서 활동한 명기다. 본래는 명문세가의 딸이었다. …
遊楓嶽和車紫洞 山上有山天出地 水邊流水水中天 蒼茫身在空虛裏 不是烟霞不是仙 풍악에서 놀며 차식에게 화답하다 산 위에 산 있고 하늘이 땅을 내었으며 물가에 물 흐르고 물속엔 하늘이 있는데 아득한 내 몸은 텅 빈 하늘 속에 있으니 노을도 아니거니와 신선도 아니니라 ≪봉래시집(蓬萊詩集)≫, 양사언 지음, 홍순석 옮김, 53쪽 시에서 말하는 차식이 누구인가? 조선 중기의 문신이다. 1543년, 중종 38년에 …
어떤 사람이 국에 간을 맞추느라 국자로 떠서 맛을 보았는데, 소금이 부족하면 곧 더 넣었다. 그런 뒤 아까 떴던 국자의 국물을 다시 맛보고는 여전히 말했다. “소금이 부족하군.” 이렇게 여러 번 하여 한 되 정도의 소금을 더 넣었으나 여전히 짜지지 않자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소림≫, 한단순 지음, 김장환 옮김, 78쪽 이런 이야기를 …
진: 아…. 그럼요, 당연하죠. 그분이…그분한테 제가 그렇게 전할게요. 염려 마시고…부디 좋은 하루 되세요. 안녕히 계세요. (전화를 끊는다. 그녀가 고든을 향해 나직이 말한다.) 당신 어머니 전화였어요. (그의 얼굴을 가만히 살핀다. 뭔가 지극히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던 듯 거룩해 보이는 얼굴이다. 그녀가 그의 이마에 손을 댄다.) 사람들이 도착할 때까지 내가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