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연길의 풍경, ≪초판본 리욱 시선≫ 행복을 생산하는 노동 하루 일을 마친 귀갓길에 오월 동풍이 달콤하다. 저녁상엔 구수한 숭늉이, 서재엔 황금빛 백열등이 묻힌 기억을 살려 낸다. 해방 전후다. 시절은 수상했으나 노동하는 인간에게 일상은 역사가 터트린 꽃망울이었다. 사랑하는 거리 연길은 로동하는 사람들의 조수가 넘치는 사랑스러운 거리요 내 벌써 하루 일을 마치고 …
현장 이슈 13. 한국 언론 신뢰 회복의 길 확인하고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이창재는 한국 언론의 신뢰 추락을 진단한다. 뿌리 깊은 편향성과 확인하지 않고 버릇든 대로 만드는 기사가 국민을 실망시킨 지 이미 오래다.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두 가지 최신 사례를 보라. 저널리즘이 위기입니다. 대중이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국 종합신문의 신뢰도는 …
우화한 세계 4. ≪장끼전≫ 귀가 있어도 기러기가 물 위를 날 때 갈대를 무는 것은 장부가 근신하는 것과 같고, 천 길을 나는 봉황이 주려도 좁쌀을 먹지 않는 것은 군자가 염치를 지키는 것과 같다. 까투리의 간곡한 설득과 애원에도 장끼는 요지부동, 제 목숨을 재촉할 뿐이다. 귀가 있어도 들을 마음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
현장 이슈 9. 스타냐, 작품이냐? 왜 자리가 비나? 극장 경영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40%와 미국의 80%는 우리 극장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실증한다. 무엇이 관객을 부르고 누가 극장을 살리는가? 한국 극장 경영에 혁신의 바람이 분다. 1000개가 넘는 우리나라 비영리 극장의 유료 관객은 40% 정도입니다. 잘나가는 극장도 60%를 넘지 못합니다. …
현장 이슈 8. 온라인 뉴스 편집 그 이후의 대안 손가락은 마우스가 아니야 작은 화면, 움직이는 독자, 기술 반응성은 뉴스 편집의 새로운 과제다. 김수연은 뉴스 편집에서 감성의 역할을 일찍 파악한다. 손가락으로 뉴스를 고르는 모바일 저널리즘에서 감성은 더욱 중요해졌다. 온라인은 마우스를, 모바일은 손가락을 움직입니다. 작은 화면, 움직이는 독자, 기술 반응성은 뉴스 편집의 …
러시아 소설 신간 ≪우리 시대의 영웅(Герой нашего времени)≫ 나는 쏘았다. 총알은 레르몬토프의 왼쪽 옆구리로 들어가 심장과 허파를 뚫고 오른쪽 옆구리로 나왔다. 결투로 죽은 작가는 영웅과 악인 사이에 서식하는 인간의 본성을 불러낸다. “그루시니츠키.” 나는 말했다. “아직 시간은 있네. 자네의 험담을 거두게. 그럼, 모든 것을 용서하겠네. 자네는 나를 바보로 만드는 데 실패했어. …
커뮤니케이션 연구 현장 8. 경북대학교 이강형과 대구의 봄 이강현은 젤린저의 <<왜 저널리즘은 항상 제자리걸음이었나?>>를 옮겨 펴냈다. 존재와 감정에 대한 탐구는 커뮤니케이션의 행복 조건을 찾는 길로 그의 사유를 안내한다. 캠퍼스에 목련과 벚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진달래도 조금씩 색깔을 드러냅니다. 강의실 바깥의 꿈틀거리는 생명을 느끼면서 새롭게 전공을 시작하는 새내기들에게 커뮤니케이션학 전반을 소개하는 신문방송학개론을 …
커뮤니케이션 연구 현장 5. 충남대학교와 헌법재판소 이승선과 대전의 봄 이승선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연구한다. ≪표현 자유 확장 판결≫은 그의 최근작이다. “선생이라는 외피와 강단에 오래 몸 담았다는 기록에 기대어 게으르게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그의 다짐이 삼월의 하늘처럼 투명하다. 거목이 사라집니다. 캠퍼스에서 가장 큰 나무 두 그루입니다. 학교 당국은 교수들에게 이 미루나무 …
커뮤니케이션 연구 현장 4. 광주 조선대학교 김성재와 광주의 봄 김성재는 산수유 터지는 조선대학교 캠퍼스에서 “지금까지 미디어학에서 볼 수 없었던 정말 획기적인 책”을 번역한다. 이 젊잖은 문화과학자에게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어떤 의미일까? 장자크 루소는 말합니다. 교육은 시간을 벌기 위해 시간을 잃는 일이라고. 저는 그의 교육철학을 강단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합니다. 교육은 시간을 투자해 인간을 …
한국어 확장 신간 ≪아름다운 우리말 의학전문용어 만들기≫ 국내 최초, 의학과 언어학의 만남 좌창, 단골, 와우. 무슨 말인가? 여드름, 짧은뼈, 달팽이다. 의사가 하는 말을 환자가 알기 힘들다. 질 좋은 맞춤 진료가 어려워지는 이유다. 병원과 의학뿐만 아니지만 우리에게 전문용어를 쉽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일은 사회간접자본을 건설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통섭과 소통, 이해와 효율은 길보다 …
러시아 고전 소설 신간 <<리곱스카야 공작부인 (Княгиня Лиговская)>> 27세의 러시아 문학 레르몬토프는 푸시킨 다음으로 사랑받는 러시아 작가다. 대학을 자퇴하고 군인이 된다. 한 여자를 유혹해 사교계의 문을 연 뒤 버린다. 상류층을 비난해 유배를 살고 전투에 승리했으나 황제의 미움을 산다. 27세 때 주위로부터 질시받다가 사소한 시비에 휩싸여 결투를 감행, 죽는다. 이미 천재 …
프랑스 희곡, 외젠 라비슈 신간 ≪눈속임/루르신 거리의 사건≫ 눈부신 부르주아 해를 바라보면 눈이 부시지만 아무리 보아도 보이는 것은 없다. 19세기 프랑스 부르주아의 삶은 광채를 뿜었지만 자기 합리화의 그림자일 뿐이었다. 자신의 그림자에 의해 눈부신 모습으로 빛나는 이 괴상한 동물에 대해 라비슈는 비상한 관심을 나타낸다. 그것은 공전의 희극이 된다. 로베르: 잘난 체하려고, …
인생 교재, 수업 교재 모든 고전은 인생의 교재다. 고전을 강의 교재로 쓰는 학생들은 행복하다. 학점 말고도 수업에서 얻을 게 많기 때문이다. 소설이 한 줄? 그런데 명작? “깨어났을 때, 그 공룡은 여전히 거기 있었다.” 아우구스토 몬테로소의 작품 <그 공룡>의 전문이다. 전 세계적 평가를 얻은 초단편 소설의 고전이다. 문학에 더 이상 새로운 …
미리 만나는 봄 2. 봄은 어느 곳에 ≪춘풍천리≫ 봄은 어느 곳에 심훈 벌써부터 신문에는 ‘봄 춘(春)’ 자가 퍼뜩퍼뜩 눈에 띤다. 꽃송이가 통통히 불어 오른 온실 화초의 사진까지 박아 내서 아직도 겨울 속에 칩거해 있는 인간들에게 인공적으로 봄의 의식을 주사(注射)하려 한다. 노염(老炎)이 찌는 듯한 2학기 초의 작문 시간인데 새까만 칠판에 백묵으로 …
내 강의엔 이 교재가 좋았다. 2013년을 위한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교재 사용 후기 10. 맘에 드는 교재가 없어? 충실하긴 한데 너무 올드하거나 새롭기는 한데 너무 가벼운 것이 아쉽다. 이론은 좋은데 현장이 약하거나 설명은 친절한데 분량이 너무 많다. 이런 저런 이유로 맘에 꼭 드는 교재를 찾을 수 없다면, 리딩패킷을 사용해 보시라. 리딩패킷(Reading …
다큐멘터리, 스토리텔링 개정 신간 소개 ≪다큐멘터리 스토리텔링≫ 내러티브 열차 탑승권 다큐멘터리 스토리텔링은 모순이다. 사실을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싶다는 욕망이 픽션을 논픽션으로, 논픽션을 픽션으로 왜곡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듣지 않는 이야기는 허망하다. 사실은 인식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모순은 언제나 대안과 혁신을 요구한다. 다큐멘터리의 사실성에서 출발해 스토리텔링의 감동으로 달려가는 내러티브 열차, 여기 싱싱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