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2호 | 2015년 4월 3일 발행 임동욱이 설명하는 언어의 역사와 역할 임동욱이 쓴 <<소통과 협력의 진화>> 언어는 협력이다 누가 처음에 말을 했을까? 그는 무엇을 말했을까? 왜 말이 필요했을까?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의 힘을 원했기 때문이다. 말은 소통을 만들고 소통은 협력을 만든다. 언어는 날 때부터 협력이었다. “언어를 종교나 신화적 사고로 보지 …
2521호 | 2015년 4월 2일 발행 사씨남정기에 담긴 김만중의 전략 이복규가 옮긴 김만중의 ≪사씨남정기(謝氏南征記)≫ 조선 소설의 전략 김만중은 당대의 거물 지식인이었다. 그런 사람이 소설을, 그것도 국문으로 지었다. 삼강과 오륜을 알지만 인간은 지식으로는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마음을 움직이고 영혼을 흔드는, 소설이라야 공감과 의지를 부를 수 있었다. 사씨는 붓을 들어 정자 기둥 …
2519호 | 2015년 4월 1일 발행 주인공 X, 대한민국 지식인의 정체 방민호·권채린이 엮은 ≪염상섭 작품집≫ 주인공 X, 우리 지식인의 정체 아무것도 아닌, 그래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자, 곧 X는 광기를 존경한다. 내면의 절망은 현실의 길을 잃고 소외, 반복되는 죽음 충동을 경험한다. 자유 의지와 권한을 상실한 인간의 모습, 식민지가 그곳에 …
2517호 | 2015년 3월 31일 발행 이종훈 교수의 초대, 모두 함께 마시는 자리. 이종훈이 옮긴 플라톤(Platon)의 ≪향연(Symposium)≫ 인간의 길 제우스가 그를 반쪽으로 갈라 버린 이후 에로스는 그가 잃은 나머지 반쪽을 찾는다. 낮은 밤을 찾고 육체는 정신을 찾고 미움은 사랑을 찾는다. 그 자체로 완전한 이데아는 언제나 불완전한 에로스에 의해서만 인간의 것이 …
2509호 | 2015년 3월 26일 발행 세계 2등 중국 영화의 현주소 박희성이 쓴 <<중국·홍콩·타이완 영화>> 중국 영화, 벌써 세계 2위 2000년대 초반 홍콩 수준이었던 중국 영화. 매년 20~30%씩 크더니 2009년에는 한국과 비슷해졌고 2012년에는 일본을 앞질렀다. 5년 뒤엔 미국도 제칠 태세다. 사전 사후 검열, 등급제 미실시, 수입쿼터는 아직 엄연하다. “광대한 시장을 …
2508호 | 2015년 3월 25일 발행 진정한 초현실주의자,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전기순이 옮긴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Federico García Lorca)의 ≪관객(El Público)≫ 연극에서 가짜의 진짜 연극은 가짜다. 실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진짜가 되려면? 배우는 죽어야 한다. 주검은 연극인가? 아니다. 연극의 진실은 어디 있는가? 관객에게 있다. 그들은 죽고 불타고 피 흘리기 때문이다. 요술사: 도대체 …
2506호 | 2015년 3월 24일 발행 조선, 실록에는 없고 잡기에는 있는 것 박홍갑이 옮긴 서거정(徐居正)의 ≪필원잡기(筆苑雜記)≫ 조선 인물의 진면목 서거정은 당대 인물의 사사로운 이야기를 적었다. 실록에서 알 수 없는 것을 잡기에서 만날 수 있다. 조선 초 인정과 풍물, 인물의 진면목을 파악하는 데 이만한 자료가 없다. “공간공(恭簡公) 허성(許誠)은 성품이 고집스러웠다. 일찍이 …
2499호 | 2015년 3월 19일 발행 경완이 안내하는 지눌의 인간 사랑 경완이 옮긴 지눌(知訥)의 ≪권수정혜결사문(勸修定慧結社文)≫ 부처가 사는 곳이 여기다 부처가 위대한 이유는 사람이 위대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위대한 이유는 자연이 위대하기 때문이다. 자연이 위대한 이유는 마음이 위대하기 때문이다. 부처는 늘 여기서 산다.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납니다. 넘어진 곳도 땅이요, …
김태숙이 안내하는 조지프 콘래드의 세계 김태숙이 뽑아 옮긴 조지프 콘래드(Joseph Conrad)의 ≪로드 짐(Lord Jim)≫ 도덕에서 현실로, 그러고는 반대로 죽음은 무서웠다. 본능은 삶을 지시했다. 그래서 살았으나 부끄러웠다. 그다음은 반대다. 살 수 있었지만 죽음을 택한다. 그사이에 무엇이 달라졌는가? 어떻게 평범한 인간은 고결한 인간이 되는가? “자신의 도덕적 정체성을 불길로부터 구해 내려는 개인의 몸부림은, …
2483호 | 2015년 3월 10일 발행 영화는 왜 그리 똑똑한가? 권승태가 쓴 <<영상 스토리텔링의 일반 원리>> 영화는 왜 그렇게 똑똑한가? 주인공이 말한다. “그러지 않으면, 난 널 찾아낼 거고 찾으면 넌 죽는다.” 범인은 대답한다. “행운을 빌어.” 전화는 끊어졌다. 설명이 필요한가? 영화는 오직 행동으로 자신의 목적을 가리킨다. “영화는 행동의 연속이다. 카메라는 행동을 …
2481호 | 2015년 3월 9일 발행 임종섭이 안내하는 데이터 저널리즘 임종섭이 쓴 <<데이터 저널리즘>> 저널리즘과 데이터의 허니문 저널리즘은 현실을 재현하는 과정이다. 이 시대의 현실은 데이터로 쌓여 간다. 스마트폰 이미지, 피디에프 보고서, 표와 거래 실적은 현실의 증언이다. 저널리즘과 데이터의 사랑이 시작된다. “데이터는 최근 정부와 학계, 언론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활발하게 쓰는 …
2479호 | 2015년 3월 6일 발행 이봉지가 옮긴 볼테르의 ≪중국 고아≫ 이봉지가 옮긴 볼테르(Voltaire)의 ≪중국 고아(Orphelin de la Chine)≫ 사랑보다 큰 사랑 칭기즈칸은 이다메를 사랑했다. 이다메는 잠티와 결혼한다. 부부는 죽음 앞에 선다. 남편을 배신하면 부부는 산다. 그러나 사랑을 선택하면? 기적이 일어난다. 큰 사랑은 작은 사랑을 이긴다. 잠티: 아! 나와 함께 …
2473호 | 2015년 3월 3일 발행 한국어를 분석한 허웅의 언어학 개론 권재일이 뽑아 엮은 허웅의 ≪언어학 개론 천줄읽기≫ 국어학이 언어학이다. 언어학이 어려운 이유가 뭔가? 우리가 모르는 언어를 놓고 이것저것 이야기하기 때문이 아닌가? 허웅은 달랐다. 안으로는 주시경과 최현배를, 밖에서는 소쉬르의 구조주의 언어이론을 취했다. 우리에게 언어는 국어이기 때문이다. “우리말 ‘낚시’는 한글 맞춤법 …
2464호 | 2015년 2월 25일 발행 브레히트의 빵집과 <연극을 위한 짧은 오르가논> 김창화가 옮긴 베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의 ≪빵집(Der Brotladen)≫ 익숙한 것의 낯섦 매일 먹는 빵은 익숙하다. 여기서는 경찰이 사람을 죽이는 도구가 된다. 굳은 빵은 사람을 죽일 만큼 딱딱하다. 빵이 사람을 죽일 때 빵은 낯설다. 사실은 이것이 빵이다. 사람을 살리고 또 …
2461호 | 2015년 2월 24일 발행 바로 쓸 수 있는 카피라이팅의 기본 원리 김병희가 쓴 <<광고 카피라이팅>> 한마디로 광고 끝 광고는 그때그때 달라진다. 슬로건은 십 년이 지나도 그대로다. 오래가는 슬로건은 소비자의 마음에 뿌리를 내린 나무의 씨앗이다. 날이 갈수록 잎이 무성해지고 향기로운 꽃이 만발한다. “좋은 슬로건은 은행 예금과 같다. 원금에 이자가 …
2457호 | 2015년 2월 20일 발행 설 특집. 명배우가 들려주는 명단편 3/4. <백치 아다다> 오늘 작품은 계용묵 작가의 <백치 아다다>입니다. 부조리한 억압이나 편견으로 고통 받으면서도 비극적 숙명을 감내하는 인물들을 섬세한 필치로 담아낸 작가의 대표작이자 한국단편문학의 백미 중 하나로 손꼽히는 소설입니다. 영화나 TV 드라마로도 여러 번 제작된 작품이니 내용은 대략 아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