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특집 가족 2. 아버지가 딸에게 가르쳐 줄 것 윤도중이 옮긴 고트홀트 레싱(Gotthold E. Lessing)의 ≪에밀리아 갈로티(Emilia Galotti)≫ 딸이 아버지를 찾을 때 아버지는 도덕을 가르쳤고 딸은 따른다. 사랑을 느끼게 되고 관능과 맞서지만 계율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 가르침을 지킬 수 없는 딸은 아버지를 찾는다. 아버지가 딸을 죽인다. 영주: 아! 아름다운 예술품아, …
추석 특집: 가족 1. 대한민국 엄마의 절망과 희망 이미애가 짓고 황혜순이 해설한 ≪이미애 동화선집≫ 엄마의 거짓말 아이는 부모의 미래다. 과거나 현재가 아니다. 알 수 없고 소유할 수 없는 것이다. 진실을 감추면 아이는 부모의 현재가 된다. 어른의 거짓이 아이에게 전염되기 시작한다. “하영아.” “예.” “선생님께 무슨 할 말 없니?” “없는데요.” “다이어리는 왜 …
8월의 새 책. 우리는 몇 개의 몸을 가질 수 있을까? 마정미가 쓴 <<포스트휴먼과 탈근대적 주체>> 몇 번째의 몸과 하나의 의식 성형, 보철, 이식이 진행된다. 나이와 성별, 건강과 매력, 삶과 죽음은 선택의 대상이 된다. 의식은 일생 동안 몇 번의 몸을 만나고 헤어진다. 이것이 인간일까? 포스트휴먼은 이미 도래했다. 문제는 우리가 어떤 포스트휴먼이 …
오디오북 특집 5. 우리는 얼마나 길들여진 것일까? 김학선이 짓고 김현숙이 해설한 ≪김학선 동화선집≫ 문명, 그리고 자유의 조건 인간이란 무엇인가?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질문이다. 지나치게 용감하고 과다하게 겸손하다. 날 것의 실존, 생명력을 잊었기 때문이다. “얘들아, 너희들 아까 ‘꺼꺼’ 하던 소리는 뭐니?” 우리는 그 친구들이 앉은 가지 …
8월의 새 책. 이제 뇌를 바라보는 기호학 조창연이 쓴 <<기호학과 뇌인지과학의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에서 뇌의 일 눈이든, 입이든, 귀나 코나 피부까지도 결국은 뇌의 일이다. 기호를 만들고 뜻을 새겨 풀고 나누고 연결하는 모든 일은 뇌가 한다. 그런데 어떻게 뇌는 그런 일을 하는 것일까? 인간의 삶은 기호화 과정 그 자체다. 인간은 존재론적으로 태어나지만 …
오디오북 특집 3. 작가처럼 상상하는 방법 김은숙이 짓고 최정원이 해설한 ≪김은숙 동화선집≫ 상식으로부터 기적이 나타나는 순간 분홍 장미가 탐스럽다. 뿌리 주변을 부지런히 김맨 지렁이 덕분이다. 여기까지는 상식이다. 그러나 지렁이는 왜 하필 그 장미를 골랐을까? 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지렁이와 장미의 사랑이 시작된다. 이제부터 기적이다. 잔치가 모두 끝나고 임금은 백성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들과 …
오디오북 특집 2. 더러운 마음을 위해 남미영이 짓고 정선혜가 해설한 ≪남미영 동화선집≫ 동화의 이유 지식으로 교만해지고 실패로 비굴해지고 폭력으로 위악해지기 이전의 모습, 어른이 되기 전 어른의 모습을 기억하는가? 맑고 투명하고 순수한 마음을 다시 찾기 위해서 우리는 동화를 읽는다. 진군나팔 소리에 맞춰 수백 송이의 장미꽃이 병정들의 활시위를 떠났습니다. 빨간 장미, 분홍 …
팔월의 새 책 3. 현재 시제, 죽음 또는 아님 김선욱이 옮긴 세르지 벨벨(Sergi Belbel)의 ≪죽음 혹은 아님(Morir o no)≫ 텔레비전의 시제 작가는 무작위로 짦은 장면을 병치한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등장해 여기서는 시작되고 저기서는 끝난다. 그들은 현재 시제로 글을 쓴다. 텔레비전에 있는 것은 현재뿐이다. 작가: …이제 마지막 장면이야. 마지막 여행 장면, …
명량 싸움, 정말 어떻게 이겼는가? 이순신이 쓰고 이은상이 옮긴 ≪난중일기≫ 대한민국, 어떻게 산 것인가? 그해 여름 남쪽 바다는 울고 있었다. 죽을 길은 넓고 평탄했으며 살길은 좁고 아득했다. 공포는 폭풍 전야의 침묵이 되었고 희망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렸다. 어떻게 산 것인가? 그에게 묻고 답한다. 두렵지 않았는가? 나도 인간이다. 무엇이 당신을 싸우게 …
작가 되기 1. 지금 당장 추리소설을 쓸 수 있다 이상우가 쓴 <<추리소설 잘 쓰는 공식>> 추리소설의 공식 다섯 가지만 알면 된다. 핵심 사건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이때 등장하는 주요 인물에 범인을 설정한 뒤 모든 정보를 공개하면서 독자의 눈을 피해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사건을 설명한다. 정말 쉽다. 추리소설은 독자를 감탄시킬 수 없으면 쓰지 …
팔월의 새 책 1. 죄없는 인간은 결코 죽지 않았다 김종진이 옮긴 루징뤄(陸鏡若)의 ≪가정은원기(家庭恩怨記)≫ 대단원의 전통과 문명의 연극 연극의 끝자락이 되면 죄없는 인물은 모두 모여 행복한 결말을 확인한다. 중국 전통 연극의 대단원이었다. 그러나 문명의 물결은 희극을 비극으로, 비극을 희망으로 전환시킨다. 왕중선: (자고 있는 왕바이량 앞으로 가서 눈물 흘린다.) 아버지, 못난 자식, …
여름 半 가을 半 낮에는 쨍쨍한 불볕을 살에 받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찬바람도 더러 느끼는 이 여름 半 가을 半 그러나 그것이 다시 가을 날씨 하나로 기울어져 시세가 나다가 가을 半 겨울 半을 겪다가… 하늘의 이 그윽한 움직임에는 사람은 지치는 일 없건만 한 목숨씩 따로따로 열매처럼 거두어들이느니, 혼령은 놔두고 살만 거두어들이느니, 하늘의 …
굿클래스 교재 안내 1. PR 강의 교재의 스탠더드 한정호·김병희·김장열·김찬아·박노일·박동진·박종민·배지양·오창우·유선욱·이유나·이제영·전형준·정지연·조삼섭·최준혁·탁재택·황성욱이 쓴 << PR학 원론>> 홍보가 아니라 PR의 원론 감출 것 감추고 알릴 것만 알리는 것을 홍보라고 배우고 가르쳤다. PR는 조직과 공중의 관계 경영을 뜻한다. 좋은 일을 하고 좋은 평가를 받아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한국어 표현은 찾지 못했다. 국립국어원 …
광복 전후의 기억 1. 백 년 전, 돈의 힘 임정연이 엮은 ≪초판본 방인근 작품집≫ 1920년대 조선에서 돈의 문제 봉건 사회관계를 자본 계약관계가 침윤한다. 양반 상놈은 부자와 빈자가 되고 남자와 여자는 직업과 재력으로 이름을 바꾼다. 돈은 자본의 혈액이다. 한번 수혈되면 돌이킬 수 없다. 지금 당쟝 신녀쟈와 제법 훌늉하게 혼인할 처지가 못 …
7월 신간 6. 소박과 경건의 연원 임우영이 옮긴 빌헬름 바켄로더(Wilhelm Wackenroder)와 루트비히 티크(Ludwig Tieck)의 ≪예술을 사랑하는 어느 수도사의 심정 토로(Herzensergießungen eines kunstliebenden Klosterbruders)≫ 우리 위에 떠도는 것 자연과 교감하는 힘, 예술가의 심장을 타오르게 하는 것, 신의 것을 인간의 것으로 볼 수 있는 순간. 예술가의 열정은 지상에 영원을 건설한다. 마침내 그는 …
7월 신간 2. 우리는 언제 환상에 빠져드는가? 김충완이 옮긴 폴커 브라운(Volker Braun)의 ≪위대한 평화(Großer Frieden)≫ 스스로 법이 된 농부 황제와 제후의 수탈을 견디지 못한 농부. 아내까지 빼앗기자 봉기한다. 그의 꿈은 위대한 평화.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권력이 필요했고 권력은 스스로를 법이라 부른다. 이쯤 되면 결말은? 비극이다. (병사들이 오두막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