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74호 | 2015년 5월 6일 발행 지만지 한국동시문학선집 100종 출간 특집 3. 조선 동요의 황금기 장정희·전병호가 엮은 ≪한정동·윤극영 동시선집≫ 우리 뼈에 새겨진 노래들 반달, 설날, 고기잡이는 윤극영, 퐁당퐁당은 윤석중, 봄편지는 서덕출, 따오기는 한정동, 고향의 봄은 이원수가 짓고 온 백성이 함께 불렀다. 조선의 1920년대는 동요의 시대였다. 모두 노래하고 함께 북받쳤다. 반달 …
2535호 | 2015년 4월 11일 발행 구름을 보고 권태응 몽실몽실 피어나는 구름을 보고 할머니는 “저것이 모두 다 목화였으면” 포실포실 일어나는 구름을 보고 아기는 “저것이 모두 다 솜사탕이었으면” 할머니와 아기가 양지에 앉아 구름 보고 서로 각각 생각합니다. 지식을만드는지식은 오는 4월 <한국동시문학선집> 100권을 출판합니다. 한국 아동문학 100년사를 빛낸 111인의 동시인을 뽑고 대표작을 …
2449호 | 2015년 2월 13일 발행 수촌만록과 계집종의 시 윤호진이 옮긴 임방(任埅)의 ≪수촌만록(水村漫錄)≫ 조선 사람들의 시 사랑 조선은 계급 사회다. 문인 승려야 그렇다 치고 기녀와 계집종까지 시를 썼다면 놀랍다. 안동 권씨 집안의 종 얼현의 작품을 보라. 조선의 문화 수준이 이 정도였다. “우재 송시열 선생은 당시 도학의 종주일 뿐만 아니라 문장도 …
2416호 | 2015년 1월 23일 발행 17세기 조선의 문화 독립선언문 이복규가 뽑아 옮긴 김만중의 ≪서포만필(西浦漫筆) 천줄읽기≫ 17세기 조선의 국문학 사람들은 중국의 지식과 마음이 최고라 여겼다. 조선의 것은 변두리 잡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어쩌랴? 그것이 우리 자신인 것을! 우리 것의 독자성 주장이 머리를 들기 시작한다. 서포 김만중이 있었다. “진실로, 말할 수 …
2405호 | 2015년 1월 16일 발행 정치에 복무하는 시 김옥수가 옮긴 존 드라이든(John Dryden)의 ≪드라이든 시선(The Poems of John Dryden)≫ 시가 왜 정치에 복무하는가? 그에게 시인은 공공의 웅변가였다. 17세기 중반 영국에서 로마의 정치 안정과 문화 융성, 경제 번영을 꿈꾼다. 풍자시를 썼다. 반대 정파를 공격하는 무기였다. 정의의 여신의 귀환 이제 일련의 …
2386호 | 2015년 1월 5일 발행 문심조룡 문질빈빈 겨울밤에 좋은 책 1. 성기옥이 옮긴 유협(劉勰)의 ≪문심조룡(文心雕龍)≫ 文質彬彬 사람의 마음은 말을 낳고 말은 세상에 무늬를 만든다. 말의 무늬가 문장이 되고 문장은 마음을 실어 나른다. 문장이 마음과 다르지 않으면 그 무늬가 아름답다. “숲을 지나는 바람의 소리가 맺는 울림은 생황이나 슬 같은 악기 …
미키마우스는 뭘 먹고 살까? 김윤명이 쓴 <<저작권법 커뮤니케이션>> 미키마우스는 뭘 먹고 살까? 치즈나 케이크? 그렇게 순진한 쥐는 다 죽었다. 수명이 20년이나 길어진 덕에 해마다 전 세계의 저작권료를 먹어 치운다. 누가 먹이를 주는가? 새로운 저작권법이다. “소니보노법은 1998년 10월 7일 미국 의회를 통과하고, 동년 10월 27일 클린턴 대통령의 법안 서명에 따라 동년 …
얼룩 마음은 또 어딘가로 가서/ 머물려 한다. 풀뿌리 밑 캄캄한/ 혼곤한 물의 속, 또는 감나무 밝은 윗가지로./ 그러나 그들은 다방에 마주 앉아서,/ 서로를 지나 유리에 비친 바깥을 내다볼 뿐.// 감꽃 노란 꽃은 오월에 피죠 그걸로 만든 목걸이를 목에 두르면 감나무 위 하늘이 얼마나 깊어 보이던지… 여자는 또/ 감나무를 그려 보인다. …
광복 전후의 기억 3. 그때 만주국 조선인의 삶 윤송아가 엮은 ≪초판본 현경준 작품집≫ 식민지의 비뚤어진 인생 밀수범, 도박범, 사기범, 횡령범 그리고 아편중독자지만 한때는 기술자, 운동가, 예술가, 종교인, 의사, 교육자였다. 일제는 王道樂土를 약속하고 갱생을 제안한다. 부질없다. 뿌리가 없는데 꽃이 피겠는가? “그야 물론 우리는 이 사회에서 인간의 취급을 받지 못하는 락오(落伍)의 무리인 …
한국 언론의 문창극 보도 리뷰 1.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을까? 임동욱이 쓴 <<미디어 바로보기: 언론 모니터의 이론과 실제>> 현실보다 더 심각한 언론 한 가지 사실에 대해 요령부득의 보도가 쏟아진다. 하늘이 땅이 되고 땅은 구름이 된다. 정파와 사시와 속셈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이 원하는 보도는 무엇인가? 사실의 인식이다. 입장은 그다음 일이다. …
여름 한시 2. 그곳엔 8월이면 눈이 날렸다 주기평이 옮긴 ≪잠삼 시선(岑參詩選)≫ 문인들의 전쟁길 전쟁이 이어졌다. 벼슬길은 멀었다. 문인들이 전장에 나갔다. 변경을 오가는 종군길, 황량한 풍광과 전쟁의 참혹, 병사의 고통 그 가운데 만남과 이별이 있었다. 변새시가 이렇게 시작된다. 하얀 눈의 노래로 서울로 돌아가는 무 판관을 전송하며 북풍이 땅을 휘말아 백초가 꺾이니 …
여름 한시 1. 구름 가운데 앉아 박석이 옮긴 ≪한산 시선(寒山詩選)≫ 석 자면 충분했다 한산은 이름을 모른다. 한산에 살아서 한산이라 부른다. 삼언시를 즐겨 썼다. 한 구가 석 자로 이루어진 시다. 너무 짧지 않을까? 인생도 그리 길진 않다. 한산의 길 오르는데 한산의 길 오르는데 한산의 길은 끝이 없구나. 계곡은 길어서 돌무더기 가득하고 …
초판본 한국시문학선집 출간 특집4. 세계를 여는 사물의 힘 장현숙이 엮은 ≪초판본 이상화·이장희 시선≫ 하늘에서 어머니를 보다 다섯 살에 어머니를 잃은 소년, 풍성한 구름은 어머니의 젖무덤이다. 주린 식욕이 젖을 꿈꾸지만 찬비만 세상을 적신다. 사물에서 세계를 여는 갈망, 즉물의 길을 연다. 청천의 유방이란 무엇인가? 하늘에 달린 어머니의 가슴, 곧 모성이다. 모성은 어떤 …
625특집. 북으로 간 문학 7 곽효환이 엮은 ≪초판본 이용악 시선≫ 북방은 추웠다 북쪽은 무서운 곳이다. 수와 당이 왔고 원과 금이 왔고 명과 청이 온 곳이다. 고구려 발해 사람들 흩어진 곳에 식민지 백성들 심어지고 다시 뽑힌 곳이다. 그곳은 슬픈 곳이다. 오랑캐꽃 —긴 세월을 오랑캐와의 싸흠에 살았다는 우리의 머언 조상들이 너를 불러 …
5월의 신간. 내 고향은 어디 있나? 김학중이 엮은 ≪초판본 오일도 시선≫ 노마드의 고향 그때는 밀려났고 지금은 잊혀졌다. 시인이 구름과 새를 부러워하듯 우리는 자유와 속도를 탐낸다. 그들은 갈 곳이 있었지만 우리는 어디를 가는 것일까? 흰 구름 가을 大空에 흰 구름은 千 里! 萬 里! 저 흰 구름은 山을 넘고 江을 건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