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의 <<끊임없는 열정으로 역사를 찍는다>> 기울어지면 어쩌나 현장을 쫓았다. 자본과 이해가 역사를 찢고 뭉개도 찍고 또 찍었다. 셔터를 누를 때 카메라가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맘을 비웠다. 일간신문 기자는 하루살이 인생이다. 오늘 취재한 기사가 내일 틀릴 수 있어도 그 상황에서 옳다면 그날의 역사가 된다. ‘나의 저널리즘’, <<끊임없는 열정으로 역사를 …
김학순의 <<진실, 세상을 바꾸는 힘>> 당신은 세상을 바꾸었나? 비극의 예방자가 되려 했고 국가라는 배를 지키는 파수꾼을 자임했다. 영혼의 독립성을 점검했고 스스로의 권력을 자경했다. 이제 세상을 바꿀 차례다. 언론과 기자의 첫 번째 의무가 진실 추구라는 나의 신념은 영구 불변이다. 언론과 기자에게 진실은 인간에게 산소나 자유와 같은 존재다. 평소에는 그리 긴요하게 느끼지 …
김문홍이 짓고 김영균이 해설한 ≪김문홍 동화선집≫ 동화의 상상력과 마음속 갈등 그의 작품에 갈등이 약하고 인물도 비슷하다는 비판에 대해 작가는 대답한다. 마음속 갈등과 동화의 상상력은 감동의 파문을 일으키고 독자는 밤새워 책장을 넘긴다. 별 무리 저편 만공 스님의 목소리도 전에 없이 아주 맥없는 울림이었다. 병을 앓고 있는 사람처럼 아주 힘이 없어 보였다. …
김향이가 짓고 차성연이 해설한 ≪김향이 동화선집≫ 아이들은 할머니를 어떻게 이해할까? 시작되지 않은 삶과 남지 않은 삶이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은 기적이다. 그들은 어떻게 현실과 세월과 언어를 뛰어넘을까? 동심과 모성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8, 9월에 하루살이꽃이 피는디. 미영 꽃을 보면 왜 그렇게 눈물이 나 쌌는지 몰러. 어린것 젖 물리고 밭고랑에 앉아서 …
고인환이 엮은 ≪초판본 김소진 단편집≫ 사실은 아무 것도 아니야 전쟁이 나고 징집되고 싸움터에 던져졌다 포로가 된다. 선택의 순간이 온다. 북이냐, 남이냐, 제삼국이냐? 그는 남을 선택했다. 수용소 쥐 한 마리를 따라간 결과다. 역사는 헛되고 헛되도다. 나는 좁디좁은 부엌 바닥에 돗자릴 깔고 서늘하게 배를 대고 누운 채 산수 숙제를 하고 있었다. 저녁 …
남승원이 엮은 ≪초판본 김관식 시선≫ 대한민국 김관식은 어디로 갔을까? 그의 명함은 간단했다. 대한민국 김관식. 다른 것은 적혀 있지 않았다. 장거릴 등지고 산을 향해 앉았지만 그가 본 것이 먼 산은 아니었다. 장거리 장삼이사가 숲을 이룬 세상이었다. 居山好 II 오늘, 北窓을 열어, 장거릴 등지고 山을 향하여 앉은 뜻은 사람은 맨날 변해 쌓지만 …
고명철이 엮고 해설한 ≪초판본 김남주 시선≫ 김남주가 있었다 스스로를 전사라 했다. 저쪽에서 칼 들고 나오니 이쪽은 펜 들고 나서겠다고 했다. 노동과 인간의 대지에서 발을 떼는 순간 시는 깃털 하나 들어올리지 못할 것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나의 시가 나는 나의 시가 오가는 이들의 눈길이나 끌기 위해 최신 유행의 의상 걸치기에 …
장현숙이 해설한 ≪초판본 김용성 작품집≫ 똥파리 자살하다 군대는 메커니즘이 지배하고 그곳에서 출세하려면 기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김수진 대령. 전도를 막는 불순분자를 향한 총구는 자신의 심장을 쏜다. 메커니즘의 지배자는 메커니즘이 아니라는 통찰일까? “멍텅구리야, 산간 지대에서는 사단과 대대, 대대와 중대 사이의 교신이 잘 안 되니까 중계 역할을 하란 말이다. 말하자면 일종의 통신 …
김사승과 <<저널리즘 생존 프레임, 대화·생태·전략>> 올드톤을 찾아서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해 공동체가 글을 쓴다.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창의 조직이 자라나고 미래 작가도 성장한다. 결과물은 사회 상품이 되고 참가자의 충성은 광고시장을 만든다. 네트워크 사회에서 쓰는 것은 곧 만드는 것이다. 창조경제는 무엇인가? 창의적 아이디어가 기업의 조직 프로세스를 거쳐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상품이 되어 이윤을 …
권현형이 엮은 ≪초판본 김영태 시선≫ 업보다 무거운 얼룩 내 인생의 질량이 놓인 자리에 희미한 얼룩이 보인다. 아무것도 없었고 아무것도 없으며 아무것도 남길 것이 없고 아무것도 남지 않을 그 길에 눈 한 송이 떨어진다. 축축한 흔적이 남았다. 곧 증발되었다. 얼룩 크리스마스카드 구석에 쬐그맣게 적은 이름처럼 빵떡 같은 별이 떠 있는 …
한국 소설 초판본 신간 <<김동인 단편집>> 동인의 모순과 이중성 <<김동인 단편집>>은 그의 초기 작품을 초판본으로 싣는다. 예술지상주의, 본격문학 그리고 자연주의를 무기로 한국 소설의 문을 연, 모순과 이중성의 인텔리겐차의 맨살을 만질 수 있다. 복녀의 송장은, 사흘이 지나도록 무덤으로 못 갓다. 王 서방은, 몃 번을 복녀의 집에, 복녀의 남편을 차저갓다. 복녀의 …
한국 현대 시 신간 <<초판본 김달진 시선>> 봄날, 우주 느낌 거기 있었다고 다 보는 것은 아니다. 보일 수 있었으나 의식하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는다. 그것은 없는 것이 된다. 봄에는 꽃이 핀다. 질 때까지 의식하지 못하면 그곳에 꽃은 있었을까? 바쁜 마음에 꽃이 들어설 자리는 있었을까? 김달진은 씬냉이, 곧 씀바귀의 꽃을 본다. 봄을 …
한국 현대 소설 문학 신간 ≪초판본 김사량 작품집≫ 소설가 김사량 그는 한국인이지만 일본말로 소설을 썼다. 일본 제국주의가 인간의 자기 동일성을 어떻게 파괴하는가를 증언했다. 그에게 일본은 근대를 학습하는 공간이었고 중국은 자기 부정을 통해 근대를 극복하려 했던 혁명 공간이었다. 개인의 심리와 행동을 묘사하지만 그가 이야기하는 대상은 파시즘에 대항하는 동북아와 조선의 실존이었다. 말이 문제일까? “아니!” …
시를 학습하는 아이들 한 시인이 자신의 시를 갖고 낸 수능 모의고사 문제를 풀었다. 세 문제 중 하나도 맞히지 못했다. 시란 그런 것이다. 객관식도 단답형도 아니다. 아이를 객관식으로 키우고 싶은가? 그렇지 않다면, 교과서에 갇힌 창백한 시 교육에서 벗어나 아이들 스스로 다양한 시 세계를 탐험하며 상상력을 키우고 시인의 영혼을 품을 수 있도록 …
한국 시, 모더니즘 신간 <<초판본 김기림 시선>> 김기림이 이상에게 1930년대의 세계는 근대 문명에 대한 감수성과 역사 발전에 대한 희망으로 명랑했다. 청년의 시대였으나 김기림과 이상의 세계는 망국 조선의 현실 앞에 암울해진다. 찬란한 제국의 빛과 식민지의 깊은 그늘은 마주 보며 질주하는 두 대의 기관차, 충돌은 한 시인의 죽음과 또 다른 시인의 애도를 …
한국 시 신간, <<초판본 김동명 시선>> 몸뚱이 없는 사내들 그래도 입과 머리는 빠르게 움직인다. 삼심육년 만에 다시 맞는 설날, 색동저고리가 부끄럽지 않은 날, 교무실 난롯가에 교사들이 둘러앉아 청요리에 배갈 몇 잔을 비운다. 고담준론과 비분강개, 그러고는 다시 주인을 찾아온 조국과 민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찾았어야 했는데, 뺏기지 말았어야 했는데…. 설날 敎務室 스토부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