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진이 교주한 ≪두껍전≫ 두꺼비, 백수의 장로가 되다. 동물 잔치에 상석 다툼이다. 호랑이 자리였지만 초대받지 못한다. 여우가 나서 해박한 상식을 뽐내지만 두꺼비의 깊은 경륜에 빛을 잃는다. 포유류, 힘의 시대는 가고 양서류, 말의 시대가 열렸다. 두꺼비 곁에 엎드렸다가 생각하되, ‘저놈들이 서로 거짓말로 나이 많은 체하니 난들 거짓말 못 하리오’ 하고, 공연히 건넛산을 …
윤사섭이 짓고 김병규가 엮은 ≪윤사섭 동화선집≫ 한국 아동 문학의 리얼리티 박달나무 문패는 말한다. 나보다 더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문패는 없다. 윤사섭은 아이의 눈으로 식민 광복 상잔 혁명 병변 그리고 산업을 본다. 리얼리티에 어른 아이가 다르겠는가? 날이면 날마다 해 질 무렵이면 버릇처럼 정해 놓고 북녘 하늘을 멍청이처럼 바라보는 아저씨의 피곤한 두 …
윤명옥이 고르고 옮긴 ≪롱펠로 시선(Selected Poems of Henry Wadsworth Longfellow)≫ 겸손하고 평범한 미국인의 시 롱펠로는 정직하다. 당대의 성실한 삶을 산다. 민주주의와 상식, 교훈과 격려를 전한다. 시인이 이렇게 통속이어도 되는 것일까? 현대의 많은 질문이 있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인간은 인간일 뿐이다. 인생은 진실한 것! 인생은 진지한 것! 무덤이 그 종말이 될 수는 …
고명철이 엮고 해설한 ≪초판본 김남주 시선≫ 김남주가 있었다 스스로를 전사라 했다. 저쪽에서 칼 들고 나오니 이쪽은 펜 들고 나서겠다고 했다. 노동과 인간의 대지에서 발을 떼는 순간 시는 깃털 하나 들어올리지 못할 것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나의 시가 나는 나의 시가 오가는 이들의 눈길이나 끌기 위해 최신 유행의 의상 걸치기에 …
김준교·김희현이 쓴 껍질 말고 알맹이 디자인 디자인식으로 생각하면 인생이 달라진다. 발견 개발 실험 수정 성취는 인생의 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론이다. 알맹이 디자인이다. 이 책을 왜 가을에 읽어야 하는가? 가을은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다. 삶은 디자인이다. 디자인되지 않은 삶은 없다. 특정 삶이 좋은지 나쁜지는 그 삶을 디자인하는 사람의 역량에 달렸다. 가을이라면 …
최형섭이 옮긴 이어(李漁)의 <<무성희(無聲戱)>> 17세기 중국의 소리 없는 연극 이어는 소설을 소리 없는 연극이라고 생각했다. 당대 중국 최고 대중 작가의 탄생이 여기서 비롯된다. 양식과 인물의 스트레오타입을 박살 내면서 통속의 미학을 완성시켜 놓았다. “어머니 말씀은 옳지 않아요. 저는 남편이 있는 몸으로 열녀는 두 남편을 섬기지 않는 거라 했는데 어찌 재가할 수가 …
최정민이 옮기고 마크 커즌스(Mark Cousins)와 케빈 맥도널드(Kevin Macdonald)가 엮은 <<현실을 상상하다: 다큐멘터리의 철학과 작업(Imagining Reality)>> 다큐멘터리가 살아났다 텔레비전의 엷음, 상업영화의 공식에 지친 관객의 기대가 현실로 눈을 돌렸다. 존재와 현실의 무게감을 새로운 기법과 발상이 진실로 부활시킨다. 이제 스마트폰 다큐의 폭발을 기대할 때다. <<현실을 상상하다>>는 무엇을 이야기하는 책인가? 다큐멘터리 100년 역사에서 꼽을 …
송재찬이 짓고 전명희가 해설한 ≪송재찬 동화선집≫ 가끔 제정신이 돌아올 때 떠돌이 거지 다바코에게도 가끔 제정신이 돌아올 때가 있다. 공짜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가 충고한다. 그러다가 거지 된다고. 송재찬의 동화도 어른에게 충고한다. 동심을 잃으면 인생도 잃는다고. “얘들아, 내일 예배당에서도 배급을 준다 하더라. 우리도 한번 가 보자.” 춘희가 문득 생각난 것처럼 말했다. “정말? …
이찬복이 옮긴 로버타 마리 먼로(Roberta Marie Munroe)의 누구나 탐내는 실패의 지름길 단편영화가 망하는 이유는 망하는 길을 걷기 때문이다. 모든 감독의 98%는 똑같은 실패의 길을 선택한다. 그러고 똑같이 망한다. 그래서 망하지 않는 방법을 아는 것도 그만큼 쉽다. 는 무엇을 다루나? 단편영화 제작에서 실패하지 않는 법을 공개한다. 누가 그런 비법을 알고 있나? …
윤도중이 옮긴 고트홀트 레싱(Gotthold E. Lessing)의 ≪미나 폰 바른헬름, 또는 군인의 행운(Minna von Barnhelm, oder das Soldatenglück)≫ 똑똑하고 통 큰 웃음 희극의 주인공은 멍청하다. 저런 바보가 또 있을까? 웃기는군. 여기까지가 작가의 일이다. 가만, 저게 나와 다르지 않네. 정말 웃기네. 여기부터가 우리의 일이다. 텔하임: 제가 아가씨 고향의 관할지에서 전쟁세를 가차 없이 …
김은숙이 엮은 ≪김요섭 동화선집≫ 꽃은 불이다 꽃은 손을 대도 데지 않는 불이고 이슬 한 방울에도 놀라는 불이지만 태양도 꺼트리지 못하는, 별빛의 씨가 땅 위에서 눈을 뜬 강인하고 영원한 불이다. 기관차의 굴뚝에서는 쟈스민의 향기를 비롯한 여러 가지 꽃향기가 연기 대신 푹푹거리고 토해졌읍니다. 그 까닭은 이 기관차가 끌고 가는 화물이 꽃짐이기 때문이라고요! …
김영석·강내원·박현구가 옮긴 에버렛 엠 로저스(Everett M. Rogers)의 <<개혁의 확산(Diffusion of Innovations)>> 세상은 어떻게 바뀌는 것일까?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 옆에 끝까지 변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왜 누구는 바뀌고 누구는 바뀌지 않는 것일까? 어떻게 한 사람의 변화가 모든 사람의 변화를 이끄는 것일까? 바뀌는 것에 대한 바뀌지 않는 원리는 무엇일까? 이 책은 학생들에게 …
이을상이 뽑아 옮긴 아르놀트 겔렌(Arnold Gehlen)의 ≪인간, 그 본성과 세계에서의 위치(Der Mensch, seine Natur und seine Stellung in der Welt)≫ 인간은 왜 동물이 아닌가? 인간은 무능한 동물이다. 빠르지 못하고 강하지 못하며 높이 날 수 없고 깊이 헤엄칠 수 없다. 환경으로부터 자유로운 인간이 그로부터 버림받지 않기 위해 선택한 길은 보편 기능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