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호가 엮은 ≪초판본 조명희 시선≫ 이것뿐이냐! 아니다 조명희가 본 식민지 조선에는 단 두 가지만 존재했다. 죽임과 죽음이다. 당대의 문학이 보들레르와 타골을 번역하고 있을 때 그는 산비탈 돌아 황톳길을 걷는다. 원수를 거꾸러뜨리려는 싸움의 힘을 찾아 무산자의 희망을 노래한다. 짓밟힌 고려 일본 제국주의의 무지한 발이 고려의 땅을 짓밟은 지도 발서 오래이다. 그놈들은 …
대 이론이 강한 교재, 실전에 강한 교재 광고기획론, 광고크리에이티브전략, 광고홍보캠페인실무를 강의한다면? 교재가 중요하다. 분야가 넓고 빨리 변하는 데다가 이론과 실무 감각을 함께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2013년 2학기 강의 교재 베스트는? 과 은 가장 많이 선택된 인기 교재다. 나는 이래서 을 썼다 크리에이티브 관련 교재 가운데 구성이 가장 좋다. 몇 년간 …
김선아·조혜영이 옮기고, 앨리슨 버틀러(Alison Butler)가 쓴 <<여성영화: 경계를 가로지르는 스크린(Women’s Cinema: The Contested Screen)>> 여자는 인간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있는가? 세상 여자를 모두 만나서 물어볼 수 없다면 <<여성영화>>를 만나 보시라. 세상에 이런 여성도 있구나 싶을 것이다.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영화가 가득 담겨 넘친다. 여름은 여성의 계절이, 아닌가? 피서지에서 <<여성영화>>를 …
이찬복이 옮기고 제이슨 우드(Jason Wood)가 쓴 <<로드무비 100(100 Roadmovies)>> 당신 지금 어디 가? 어쩔 수 없이 선 자, 뭔가 찾아 나선 자, 목적지를 아는 자, 출발지도 모르는 자, 돌아올 수 있는 자와 그럴 수 없는 자들이 길 위를 걷는다. 로드무비 100편은 그들의 여정이다. 떠나는 길은 가지가지이지만 돌아오는 집은 한 곳뿐이다. …
김정아가 뽑아 옮긴 표도르 도스토옙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의 ≪악령(Бесы) 천줄읽기≫ 모두 사랑하고 모두 굴복했으나 스타브로긴은 파멸한다.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미지근한 어떤 것, 사랑이 없는 힘의 모습이다. 인간에 대한 연민과 동정이 없었던 완벽한 카리스마는 끝없이 표류할 뿐 세상에 뿌리박지 못한다. 진실로 위대한 국민은 결코 이류 인류의 역할에 만족할 수 없으며, 일류라 하더라도 …
손희정이 옮긴 폴 웰스(Paul Wells)의 <<호러 영화: 매혹과 저항의 역사(The Horror Genre: From Beelzebub to Blair Witch)>> 우리는 왜 처녀 귀신을 잊지 못하나? 1960년대 한국 영화 인기 배우는 처녀귀신이었다. 1980년대 미국 영화의 톱 액터는 연쇄 살인마였다. 사람들, 왜 이러는 걸까? 정말 좋아서 그럴까, 아니면 싫어서 그럴까? 혼자서만 자기 얼굴을 보고 …
김명주가 옮긴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단편집≫ 인간이 인간임을 잊었을 때 응징의 불꽃이 속세의 모든 어둠을 태워 빛을 내는 곳, 거기는 지옥이다. 요시히데는 불세출의 화가, 영주는 지옥을 그리라 명령하고 화가는 지옥을 봐야 한다고 맞선다. 둘은 지상에서 지옥을 만든다. 딸을 불 지르고 화염은 인간을 마취한다. 그림은 남아 명작이 되었다. 지옥은 더욱 선명한 지옥이 …
임정연이 엮은 ≪초판본 노자영 시선≫ 문학에 대한 인간의 가장 오래되고 익숙한 기대 1920년대 조선에서 하루에 30∼40권씩 팔렸던 책의 이름은 ≪사랑의 불꽃≫이었다. 노자영이 편집한 연애편지 선집이었는데 청춘 남녀의 필수 소장품이었음은 짐작이 무색하다. 문단은 그를 폄훼했고 표절의 지뢰를 밟은 당대의 대중 크리에이터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는 어디서 출몰하여 어디로 사라졌을까? 月下의 夢 一 …
이선주가 골라 옮긴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의 ≪올리버 트위스트(Oliver Twist)≫ 천천히 죽든지 급히 죽든지 자본주의가 영국 사회에 만연하면서 공동체 사회는 계급 사회로 변한다. 가난한 사람을 위한 구빈원의 운영 원칙도 바뀐다. 가난은 게으름의 결과라는 주장은 무산자의 즉각적인 또는 점진적인 죽음을 의미했다. 그의 부음을 접한 노동자들이 “우리의 친구가 죽었다”고 외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
홍대용의 ≪의산문답(毉山問答)≫ 눈을 떠, 조선 사람은 낮에 일하고 밤에 잠든 뒤 아침을 맞는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조선은 오백 년을 잠들지 않았고 그러니 아침도 맞지 못한다. 졸고 있을 따름이다. 그때 홍대용과 그의 친구들이 외친다. 눈을 떠, 조선. 해가 중천이야. 허자가 말했다. “옛사람들이 이르기를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고 했는데, 지금 선생님께서 땅의 …
이재현의 <<모바일 문화를 읽는 인문사회과학의 고전적 개념들>> 시간을 만드는 공간에서 무엇이든 실재하는 것은 두 개 이상일 수 없으므로 같은 시간에 다른 곳에 있었던 또 하나는 거짓이고 있는 것은 허위다. 이것은 우리의 진리였으나 이제는 아니다. 인간의 존재를 인간 바깥에서 만나기 시작하면서 장소는 장소를 낳고 그것은 새로운 시간을 낳는다. 인간은 본질뿐만 아니라 …
은혜정의 <<텔레비전 프로그램 포맷>> 아이디어는 포맷이 아니란다. 아이디어는 지적재산이 아니다. 뭐가 될지 알 수 없는 생각일 뿐이다. 포맷은 재산이다. 포맷 바이블을 구입하면 프로그램을 재현할 수 있는 제작 노하우를 모두 얻을 수 있다. 그렇게 프로그램은 재현되고 그제서야 아이디어는 재산이 된다. 지금 새로운 시장이 여기서 시작된다. 프로그램 포맷이란 무엇인가? 프로그램 콘텐츠 조리법이다. …
부길만의 <<출판 기획물의 세계사>> 인간 정신 역사의 증인 인간은 기억하는 동물이다. 하루, 일 년, 십 년, 백 년, 천 년 전의 일을 잊지 않는다. 언어 때문이고 글자 때문이고 책 때문이다. 인간이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는 이유는 기억의 증인, 책 때문이다. 인류 문화에서 출판은 역할은 무엇이었나? 사상과 종교를 안내했다. 인류의 …
허혜정이 묶은 ≪초판본 서정주 시선≫ 미당, 너는 누구냐? 가난과 상실 그 너머의 세계, 한국 근대기의 시련과 번민, 팔 할이 바람이었다는 유랑벽, 현실 저쪽을 향하는 정신의 시선, 저주받은 길의 선택, 그에 따르는 자기 징벌과 자학, 오직 시의 이슬을 마시려는 결연한 탐미 의식이 아닌가? 冬天 내 마음속 우리 님의 고은 눈섭을 즈문 …
이동후의 <<미디어 생태이론>> 도구야, 매개야, 아니면 리얼리티야? 우리가 보는 것이 우리다. 우리가 듣는 것이 우리고 쓰는 것이 우리고 읽는 것이 우리다. 그럴듯하지만 확실하진 않다. 그것 말고도 훨씬 더 많은 것이 우리이기 때문이다. 간단치 않다. 한국인은 한국어를 쓰지만 한국어를 쓰는 사람이 모두 한국인은 아니다. 미디어 생태이론은 미디어 에콜로지를 말하는가? 미디어를 환경으로 …
안보옥이 옮긴 안 에베르의 <<카무라스카(Kamouraska)>> 허공에 던져진 느낌 안 에베르의 이 소설은 연애 소설이고 사회 소설이며 심리 소설이고 역사 소설이다. 주제는 사회와 개인이고 소재는 일상과 사랑이다. 그녀는 말년에 왜 쓰느냐는 질문을 받고 답한다. “이 나이에도 작가의 번뇌는 그대로 있다. 허공으로 몸을 던지는 것 같은 느낌은 처음과 똑같다” 불모의 들판, 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