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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티

 

수녀
프랑스와 퀘벡문학

이봉지가 옮긴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의 ≪수녀(La Religieuse)≫ 수녀 서원 취소 소송 약속을 지키면 죄인이 된다. 지키지 않으면 배신자가 된다. 길이 없다. 문제가 틀린 것이다. 정답은 약속의 취소다. 결론 없는 논쟁만 계속된다. 우리는 왜 약속했던 것일까? “청빈의 서원을 하는 것은 무위도식하는 도둑이 되겠다는 서약을 하는 것이며, 정결의 서원을 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


다시 종려나무를 보다
중국 홍콩 대만문학

고혜림이 옮긴 우리화(於梨華)의 <<다시 종려나무를 보다(又見棕櫚又見棕櫚)>> 조국에서 미국으로, 다시 고국에서 미국으로 미국은 기회의 땅이다.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버릴 수 있기 때문이고 모든 것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꼭 모두 돌아오는 건 아니지! 게다가 각자 사정이 다르니까. 그들은 타이완에 뿌리가 있지. 하지만 우리는 아니야. 다른 …


고려 후기 한문학과 지식인
한국고전문학

김승룡의 ≪고려 후기 한문학과 지식인≫ 고려 후기는 어떤 시간인가? 소졸하고 아득하며 모호했다. 그러더니 역동적이고 주체적이며 다양해졌다. 이제는 이념 이전의 인간을 고전에서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의 삶보다 이론이 앞서지 않았던가 하는 의문을 가져 본다. 이런 고민 속에서 나는 사람들, 특히 당대 과거의 전통을 체득하고 미래 사회의 전망을 기획하며 세상 사람에게 도움이 …


이영성 외눈박이 시대의 외눈박이 기자
저널리즘

이영성의 <<외눈박이 시대의 외눈박이 기자>> 오른 눈과 왼 눈, 누가 더 잘 볼까? 보수일 수도 있고 진보일 수도 있다. 여당일 수도 있고 야당일 수도 있다. 이명박일 수도 있고 노무현일 수도 있다. 다 대한민국이다. 한쪽밖에 없다면 불구자다. 모든 것이 변하고 그 변화를 받아들인다 해도 인권과 민주주의, 권력에 대한 견제자의 위치는 포기할 …


인간사화
중국 홍콩 대만문학

조성천이 옮긴 왕궈웨이(王國維)의 ≪인간사화(人間詞話)≫ 문학은 경계다 안과 밖이 둘이 아니고 하나도 아닌 상태는 어떤 것일까? 사유하고 모색한 뒤 살이 다 빠지도록 궁구하다 보면 문득 쓸쓸한 등불 아래 선 자신을 만난다.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다. 문학이란 작가가 내부로는 자신의 뜻을 충분히 펼치고 외부로는 독자를 충분히 감동시키는 것으로, 그 관건은 ‘작가의 뜻[意]’과 …


펜테질레아
희곡

이원양이 옮긴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Heinrich von Kleist)의 ≪펜테질레아(Penthesilea)≫ 어둡고 무질서한 참혹과 광란 고상한 단순성과 조용한 위대성을 사랑한 괴테는 그를 거부한다. 사후 100년, 니체가 걷게 될 길을 그가 연다. 클라이스트는 독일 모더니즘의 선구자가 된다. 그녀가 외칩니다. “쫓아가라. 티그리스! 쫓아가라, 레네! 쫓아라, 스핑크스! 멜람푸스! 디르케! 쫓아가라, 히르카온!” 그리고 그에게 달려듭니다. 개 떼를 …


한국 사회 미디어와 소수자 문화 정치
사회학

<<한국 사회 미디어와 소수자 문화 정치>>에서 오원환이 말하는 탈북자 담론 구성 두 국민 전략과 나쁜 국민 신자유주의는 국민을 둘로 나눈다. 돈 내는 좋은 국민, 돈 쓰는 나쁜 국민. 탈북자는 돈이 없다. 나쁜 국민이다. 이래서는 통일이 안 된다. 대박은 쪽박이 된다. 철이라고 하는 탈북 청소년은 북한 주민에서 꽃제비로, 그리고 불법체류자, 유랑민, …


선가귀감
종교

휴정이 쓰고 배규범이 옮긴 <<선가귀감(禪家龜鑑)>> 선과 교는 무엇인가? 선은 부처님의 마음이고 교는 말씀이다. 깨달음을 얻는 방법은? 의심하고 의심해 생각이 끊긴 곳에서 한 발 더 나가라. 그러면? 선과 교 따위는 사라질 것이다. 범부는 현실적인 경계만 따라가고 수도인은 마음만 붙잡으려 하니 마음과 경계를 모두 잊어버리는 것이야말로 참된 법이다. ≪선가귀감≫, 휴정 지음, 배규범 …


인생론
러시아문학

레프 톨스토이가 쓰고 이영범이 옮긴 ≪인생론 (О жизни)≫ 결코 죽지 않는 죽음 개체가 사라진다. 육신의 외연과 의식의 시간은 없다. 그러나 인간은 이것뿐이었나? 내가 사랑한 모든 것에 이미 내재한 나는 무엇인가? 그것도 사라질 수 있는가? 미래의 사랑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은 단지 지금 현재의 활동일 뿐이다. 지금 이 순간 사랑을 표현하지 않는 …


마테오 리치 중국 선교사
서양사

신진호·전미경이 옮긴 <<마테오 리치 중국 선교사(Della Entrata della Compagnia di Giesu e Christianita nella Cina)>> 중국에는 이미 유럽이 있었다 유럽밖에 몰랐던 유럽에게 중국은 놀라웠다. 엄청나게 컸고 무척이나 높았으며 현명하고 성실했다. 16세기에 중국은 이미 유럽을 안고 있었다. 나는 우리 예수회와 초기 기독교도들이 중국에 들어갈 당시의 각종 원시 자료들을 수집하고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


최은섭 동화선집
한국동화 100년

최은섭이 짓고 권채린이 해설한 ≪최은섭 동화선집≫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 이름을 묻는다. 답하지 못한다. 될지도 모르고 안 될지도 모른다고 중얼거린다. 바보인가? 아니다. 그가 무엇인지를 대답할 사람은 바로 당신이기 때문이다. “아휴, 답답해. 빨리 말하란 말이야.” 웅이는 발까지 쾅쾅 굴렀어요. 그러자 초록 씨앗의 눈에 눈물이 핑 돌았어요. “내 이름을 굳이 말해야 한다면 ‘될 …


양쿠이 소설선
중국 홍콩 대만문학

김양수가 옮긴 ≪양쿠이 소설선(楊逵 小說選)≫ “저도 타이완에서 잠시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만, 양 상은 일본 사람을 좋아하십니까?”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내게 물어 왔다. “….”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고 일시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그와는 초면이었고, 그도 타이완에 살아 봤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만나 보니 그는 좋은 사람일 것 같고, 그를 좋아하게 될 것 같다. 하지만 타이완에서는 …


최영희 동화선집
한국동화 100년

최영희가 짓고 박종순이 해설한 ≪최영희 동화선집≫ 별과 별을 잇는 것 별 하나는 외롭다. 그래서 별은 홀로 있지 않는다. 별자리를 만들고 밤하늘을 수놓고 은하수가 되어 우주를 흐른다. 별은 우리 마음에도 있다. 마음과 마음이 우주를 흐른다. 문 앞엔 아주 쪼그맣고 볼품없는 새싹 하나가 서 있었습니다. “너 웬일이니? 이렇게 늦은 밤중에.” 바람은 언짢은 …


편세경의 실전 강의 매뉴얼
프레젠테이션

편세경이 쓴 <<편세경의 실전 강의 매뉴얼>> 악담 유머 예방법 유머는 강의 성공의 지름길이다. 그러나 낭떠러지도 있다. 정치나 종교 얘기 하지 마라. 가치관을 건드리면 격앙된다. 학벌과 외모, 풍문과 은어도 조심해라. 잘못 걸리면 인격을 의심받게 된다. 나는 ‘강의를 한다는 것은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드는 종합예술과 같다’고 생각한다.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


홀스토메르/무엇 때문에?
러시아문학

강명수가 옮긴 레프 톨스토이(Лев. Н. Толстой)의 ≪홀스토메르/무엇 때문에?(Холстомер/За что?)≫ 중후하거나 추레하거나 둘 다거나 천덕꾸러기 얼룩빼기는 거세까지 당하지만 주인을 제대로 만나자 최고의 경주마가 된다. 주인의 애첩을 쫒는 추격전에서 부상을 입자 영광은 막을 내리고 이 주인, 저 주인에게 팔려 다니다 도살된다. 말이 그랬다는 것이다. 이 세상을 살면서 중후하게 늙을 수도 있고, 추레하게 …


초판본 허준 소설선
북으로 간 문학,한국근현대문학

이재복이 엮은 ≪초판본 허준 소설선≫ 허준은 이북에 왜 갔을까? 서울에 내려온 그는 백철에게 이렇게 말한다. “하여튼 난장판이에요. 더구나 문학다운 것은 할 생각도 말아야 해요!” 문학이 아니라면 그 많은 문학인들은 무엇을 위해 북으로 갔을까? 왜 돌아오지 않았을까? 회령에서는 정거장이 전체적으로 폭격을 받아서 어느 모양으로 어떤 건축이 서 있었던 것인가를 조금도 분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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