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와 80년대 한국동화 특선, 김병규의 <꽃으로 성을 쌓은 나라> 이제 그만 칼을 푸시죠 아이가 말했습니다. 장군이 먼저 가슴에 품었던 칼을 끌렀습니다. 병사들도 허리춤에 숨겼던 칼을 풀었습니다. 꽃이 불붙듯 피었습니다. 향기가 가슴 깊은 데로 파고듭니다. 모두 코를 벌름이며 꽃 속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김병규는 칼을 녹이는 꽃을 이야기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아직 피지 …
해방 후 60년대까지 한국동화 특선, 조대현의 <종이꽃> 엄마가 제일 좋아하실 물건이 뭘까? 옳지. 고무신이 좋을 것 같습니다, 비만 오면 신이 새어 흙탕 발 신세를 면치 못하는 엄마에게 고무신 한 켤레를 사 드리면 아마 너무 좋아서 입이 함박꽃처럼 벌어지실 것입니다. 정이는 종이꽃을 만듭니다. 100개를 만들어 팔면 엄마 생일 선물을 살 수 …
한국 동화 작가 100인 총서 <<한국동화문학선집>> <<한국아동문학선집>>이란 무엇인가? 최남선이 도화선을 놓고 방정환이 불을 댕긴 한국 아동문학의 시대. 100년이 흘렀지만 작가와 작품을 온전히 담아낸 기록은 없었다.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가 한국 아동문학 100년을 증언하는 <<한국동화문학선집>>을 출간한다. 100인의 작가를 작품으로 직접 만나는 한국 아동문학 100년의 감동 현장이다. 이제 동화 작가에게 직접 묻는다. 지식을만드는지식의 <<한국아동문학선집>>이란 …
이상훈이 옮긴 ≪미국 대통령 선거 포스터, 1828~2008(Presidential Campaign Posters 1828~2008)≫ 무엇이 대통령을 만드는가? 윌리엄 태프트는 산타클로스를, 지미 카터는 예수 이미지를 이용해 성공한다. 진짜 남자 이미지로 군인을 정치가로 만들고 돌대가리 수탉으로 상대를 몰락시킨다. 레이건은 미국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해 재선에 성공했고 클린턴은 부시를 멍청이라고 공격해 그의 재선을 막았다. 돌이켜보면 정치는 말이다. 이 책에 …
가족극장 5. 미셸 트랑블레Michel Tremblay의 <<매달린 집La Maison suspendue>> 그들은 끝없이 흔들린다 빅투아르와 조자파는 친구이면서 애인이다. 남매이면서 부부다. 근친상간 관계다. 세상의 눈을 피해 산골, 뒤아멜에 산다. 이 집에서 1950년 알베르틴과 에두아르 남매 이야기, 1990년 장 마르크와 그의 동성 연인 마티외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된다. 극이 진행되면서 이들의 가족 관계가 서서히 드러난다. …
가족극장 4. 장뤼크 라가르스Jean-Luc Lagarce의 <<단지 세상의 끝Juste la fin du monde>> 세상의 끝은 어디인가? 어느 일요일, 10년 전 집을 떠난 장남이 돌아온다. 어머니, 여동생 쉬잔, 동생 앙투안 내외가 모인다. 식구들은 쉼 없이 비난과 원망을 쏟아내고 돌아온 아들은 자신의 말을 가슴에 묻은 채 다시 집을 떠난다. 시한부 삶의 루이, 그 …
줄리아 우드(Julia T. Wood)의 <<젠더에 갇힌 삶: 젠더, 문화 그리고 커뮤니케이션(Gendered Lives: Communication, Gender, & Culture)>> 남성과 여성은 성이 아니다 남자와 여자는 태어나지만 남성과 여성은 만들어진다. 남성은 남성이어야 하고 여성은 여성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인간을 나누고 쪼개고 부수고 짜낸다. 눈물 대신 웃음을 위해 우리는 ‘젠더’라고 말해야 한다. 줄리아 우드는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
황용석의 <<온라인 저널리즘>> 뉴스와 뉴스 아닌 것 실제와 가상의 통합, 개인과 사회의 혼융, 지역과 지구의 일체 그리고 뉴스와 주자의 혼돈이 저널리즘의 정의를 위협한다. 정보프로슈머의 시대에 뉴스와 뉴스 아닌 것을 골라내는 잣대는 누가 가지고 있을까? 온라인 저널리즘은 어떻게 정의되나? 인터넷 기반에 뉴스 생산양식을 말한다. 게시판 같은 개인 글쓰기 공간부터 기자들이 취재하고 …
이용근의 <<근린주구론, 도시는 어떻게 오늘의 도시가 되었나?>> 인간은 어디서 사는가? 초등학교와 가까운 상점 그리고 작은 공원과 놀이터가 있는 곳에서 살아야 한다. 1970년대에 시작된 우리 나라 아파트 단지의 설계 이념도 이 주장을 따랐다. 투기와 학군만 아니었다면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근린주구론’이란 무엇인가? 1929년 미국의 클래런스 페리가 제안한 주택지 커뮤니티 계획에 관한 이론이다. 커뮤니티의 …
설정식의 <<초판본 설정식 시선>> 미국을 바라보다 사라지다 설정식은 미국 유학생이다. 해방되자 미국을 기대했지만 그것은 제국의 가면이었다. 인민군에 자원입대하고 휴전회담에 통역관으로 나타났으나 미제 스파이로 처형되었다. 태양은 사라지고 해바라기는 떨어졌다. 帝國의 帝國을 圖謀하는 者 믿음을 爲하야 호올로 屹立한 ‘브리감’의 都市를 中天에 소리개 도리혀 같이 뜨게 하는 ‘大溪谷’의 莊嚴은 또 그만두고 ‘와이오밍’에서 ‘코로라도’ …
강영계의 ≪도덕의 계보학: 하나의 논박서(Zur Genealogie der Moral: Eine Streitschrift) 천줄읽기≫ 선과 악의 정체가 무엇일까? 그런 것이 원래 있지는 않았다. 좋은 감정과 싫은 감정은 인간의 본원이므로 이상할 것이 없다. 자연스러운 감정이 무서운 이데올로기로 변신한 데는 기독교 사제의 마술이 숨어 있다. 니체의 설명은 통쾌하다. 도덕적 가치의 비판이 필요하다. 이 가치들의 가치 …
현장 이슈 17. 정보 프로슈머가 대세다 협박에서 공감으로 의도적인 건강 정보는 겁주기 커뮤니케이션이었다. 안 하면, 안 먹으면, 안 사면 큰일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젠 안 된다. 소비자의 건강 정보 네트워크가 점점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재미있고 친절하고 참여할 수 있는 쪽으로 패러다임이 달라졌다. 헬스 커뮤니케이션 지형의 급변입니다. 수동적 정보 소비자가 사라집니다. 인터넷 …
탕크레트 도르스트(Tankred Dorst) 의 ≪검은 윤곽(Die Schattenlinie)≫ 연극은 인간을 어떻게 구원하는가? 늘 그런 듯하지만 언제나 달라지고 있다. 변화는 존재가 아니지만 존재는 변한다. 어제의 존재와 내일의 존재 사이에서 현대는 인간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연극이 대답한다. 질문하라. 우리는 누구인가? 도대체 주변 비명 소리가 들리지 않는단 말인가? 온 세상이 비명으로 가득 차 있다. 벽은 …
오류로부터 자유로우려는 170년의 노력 헤겔의 아름다운 일탈 정반합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러나 미학에서는 통일−분열−재통합의 길에서 벗어난다. 상징−고전−낭만의 예술형식의 전개는 분리−통일−해체의 과정이다. 아름다움에서 그는 스스로의 도식에서 벗어난다. 아름다움에 있어서 진리는 외면성에서 현상한다.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곤 하는 것처럼 ‘가상(Scheinen, 가현)’은 그렇게 무의미하고 내용 없는 표현이 결코 …
1950년대 연길의 풍경, ≪초판본 리욱 시선≫ 행복을 생산하는 노동 하루 일을 마친 귀갓길에 오월 동풍이 달콤하다. 저녁상엔 구수한 숭늉이, 서재엔 황금빛 백열등이 묻힌 기억을 살려 낸다. 해방 전후다. 시절은 수상했으나 노동하는 인간에게 일상은 역사가 터트린 꽃망울이었다. 사랑하는 거리 연길은 로동하는 사람들의 조수가 넘치는 사랑스러운 거리요 내 벌써 하루 일을 마치고 …
마리보(Marivaux)의 ≪이중의 변심(La Double inconstance)≫ 변심에 대한 변심 젊은 연인이 첫사랑을 지키지 못하고 새로운 사랑을 찾는다. 변심이다. 그러나 상대도 변심하면 어떤가? 변심과 변심이 만나면 새로운 사랑이 일어난다. 실비아제가 궁정 여자들에게 복수해 주려고 했던 것 잘 아시죠? 그런데 이제 그런 생각이 없어졌어요. 플라미니아그럼 아가씨는 본래 복수심이 없는 분이셨군요. 실비아제가 아를르캥을 좋아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