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가 짓고 김은숙이 해설한 ≪이영희 동화선집≫ 현실에는 없는, 마음속에 있는 이영희의 동화는 어렵다. 어른에게 그렇다. 아이들에게는? 쉽다. 그들은 의미를 보기 전에 이미지를 본다. 그것이 상상력을 깨운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세상을 만든다. 어른은 할 수 없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이미 수술은 끝나 소독약 냄새가 밀물처럼 넘치는 수술실 바닥엔 시든 …
엘리자베스 L. 아이젠슈타인(Elizabeth L. Eisenstein)이 쓰고 전영표가 옮긴 <<근대 유럽의 인쇄 미디어 혁명(The Printing Revolution in Early Modern Europe)>> 인쇄문화인과 전자문화인 인쇄는 우리를 표준의 인간, 합리의 인간, 지속의 인간으로 만들었다. 전자는 우리를 자의의 인간, 감성의 인간, 순간의 인간으로 만든다. 둘이 어떻게 같을 수 있겠는가? 인쇄술은 서구 문명사에서 지적 생활 환경에 …
김선남과 정현욱이 옮기고 아일린 미핸(Eileen Meehan)과 엘렌 리오던(Ellen Riordan)이 엮은 <<섹스와 돈: 페미니즘과 정치경제학 그리고 미디어(Sex & Money: Feminism and Political Economy in the Media)>> 2등 시민으로 밀리는 여자들 정보기술은 인력을 대체한다. 커뮤니케이션을 매개하는 많은 직업이 사라진다. 그것은 여자들의 자리였다. 수많은 여자들은 또 한 단계 밀려난다. 젠더 격차가 깊어진다. 만약 …
김문홍이 짓고 김영균이 해설한 ≪김문홍 동화선집≫ 동화의 상상력과 마음속 갈등 그의 작품에 갈등이 약하고 인물도 비슷하다는 비판에 대해 작가는 대답한다. 마음속 갈등과 동화의 상상력은 감동의 파문을 일으키고 독자는 밤새워 책장을 넘긴다. 별 무리 저편 만공 스님의 목소리도 전에 없이 아주 맥없는 울림이었다. 병을 앓고 있는 사람처럼 아주 힘이 없어 보였다. …
김유정·조수선이 옮긴 빅터 C. 스트라스버거(Victor C. Strasburger)와 바바라 J. 윌슨(Barbara J. Wilson)의 <<어린이, 청소년, 미디어(Children, Adolescents and the Media)>> 보여 주고 따라 하지 말라고? 우리나라 텔레비전은 프로그램당 3.9회, 시간당 5.4회의 폭력 행위를 보여 준다. 안 보면 되고 무시하면 그만이지만 아이들도 그럴까? 보여 주고 따라 하지 말라면 그렇게 할까? 미국 보통 …
문시영이 뽑아 옮긴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Aurelius Augustinus)의 ≪신국론(De civitate Dei) 천줄읽기≫ 오늘 이곳과 그날 그곳 지금 이 순간을 즐기라는 말은 매력 있다. 목표를 향해 인내하라는 말은 진실하다. 어느 것이 옳은가? 오늘의 삶과 내일의 삶은 서로 바라본다. 하나가 사라지면 나머지도 부서진다. 두 가지 사랑이 두 도성을 만든 셈이지. 하나님까지도 멸시하는 자기 사랑이 …
서구원이 쓴 <<도시마케팅>> 도시를 살리고 죽이는 마케팅 미국의 첼시, 일본의 유바라시, 한국의 성남은 실패 도시다. 성공 도시의 이름은 뉴욕, 빌바오, 나카즈에촌, 함평이다. 실패와 성공 사이에 마케팅이 있다. 15초의 친절이 있었다. 처음에는 … 퇴락한 도시공간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시도였다. 그러다 점차 … 기업 투자나 방문객 유도를 위한 적극적인 활동으로 변한다. ‘머리말’, …
최일의·왕잉즈(王英志)가 옮긴 ≪원매의 강남 산수 유람시(袁枚江南山水遊覽詩)≫ 책 만 권 읽고 길 만 리 걷는다 많이 읽으면 신중하지만 떨쳐나서지 않으면 깨달음은 없다. 67세에 시작해 82세에 끝난 원매의 강남 유람기는 18세기 아시아 지식인의 존재론이다. 인간이 자연에 실려 싱싱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강을 건너는데 거센 바람 불어와 성난 물결이 산처럼 솟구치는데, 외로운 나룻배에 나는 …
김홍표가 옮긴 마이클 거숀(Michael D. Gershon)의 ≪제2의 뇌(The Second Brain)≫ 우리 몸속에 있는 외부 세계 인간은 무엇인가? 텅 빈 관이다. 그곳에는 하나의 안과 두 개의 바깥이 있다. 우리 밖의 바깥과 우리 안의 바깥. 제2의 뇌는 우리 안의 바깥을 운영한다. 생각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
서석규가 짓고 노경수가 해설한 ≪서석규 동화선집≫ 자동차와 진달래 장난감은 현혹한다. 나는 옷이 되고 차가 되고 집이 된다.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향하면 영혼에선 모락모락 김이 난다. 진달래가 없었다면, 동심으로 보지 못했다면 나는 죽었다. 문득 이층집이 눈에 띄었습니다. 또 자동차를 갖고 싶은 마음이 왈칵 솟아올랐습니다. 빨간 빛에 바퀴가 네 개 달린 그놈의 …
한정선이 쓴 <<소통, 진정성이 진정성을 만날 때>> 뜻은 말이 아니다 많이 떠들어 봐야 소용없다. 인간은 듣고 싶은 것, 들을 수 있는 것만 듣기 때문이다. 뜻은 좋지만 말이 틀리면 전달되지 않는다. 무엇이 틀린 말인가? 듣지 않고 들리지 않는 말이 틀린 말이다. 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전히 진정성이다. -<머리말> 중에서 소통의 결정적인 …
정순분이 옮긴 ≪사누키노스케 일기(讃岐典侍日記)≫ 호리카와 천황이 죽음을 만났을 때 법화경을 읽었다. 희귀한 일이었다. 사람들은 눈물을 흘렸다. 다정하고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마지막 순간에도 정신을 놓지 않았다. 염불 소리가 점점 잦아들더니 끝내 멈추고 말았다. 승정을 부르고 수도승 12명을 불러 가지기도를 올리게 하자 그 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이도노 삼위가 손에 물을 …
김재선이 옮긴 후안 마요르가(Juan Mayorga)의 ≪천국으로 가는 길(Himmelweg)≫ 기억하지 않는 과거는 반복된다 모든 것은 지금이고 여기서 벌어진다. 과거나 미래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은 오직 과거에 대한 기억과 미래에 대한 계획에 의해서만 지금, 여기일 수 있다. 역사가 아니면 인간도 아니다. 우리는 고트프리트가 묵는 막사까지 동행합니다. “원하시면 언제든지 다시 오세요”라고 고트프리트는 말합니다. 사령관과 저는 …
정헌이 쓴 <<영화 역사와 미학>> 기계가 싫었던 기계 영화는 기계 예술이다. 촬영기로 담고 영사기로 뿌린다. 전기에 의해 빠르게 바뀌는 정지 화면의 잔영일 뿐이다. 그런데 왜 영화는 기계의 시대를 비판했을까? 왜 아버지를 저주하는 탕아가 되었을까? 내일의 영화는 어제의 영혼에서 새롭게 자라날 것이기 때문이다. … 그러므로 이 책의 기획은 ‘21세기 영화’의 미학적 …
김민수가 옮긴 니콜라이 크루솁스키(Николай В. Крушевский)의 <<언어학 개설(Очерк науки о языке)>>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말 문을 열지만 눈은 뜬다. 문을 뜨지 않고 눈을 열지 않는 이유는 문과 열다, 눈과 뜨다가 연결되어 기억되기 때문이다. 생각지도 않았던 말이 저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이유는 마음과 말, 말과 단어, 단어와 문장이 서로 물려 있기 때문이다. …
이형식이 옮긴 조지 코프먼(George Kaufman)과 모스 하트(Moss Hart)의 ≪빈손으로 가는 인생(You Can´t Take It With You)≫ 꼭 그렇게 해야 하는 일 가족을 위해, 회사를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꼭 그렇게만 해야 하는 일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죽을 때 들고 갈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