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엄격한 시간관념과 규율을 내면화하고 표준화된 지식을 습득한 근대적 ‘주체’는 학교에서 만들어졌습니다. 학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떻게 지금의 지위를 누리게 되었는지, 학교라는 시간과 공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야 학교를 통과한 지금 우리의 모습을 정확히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근대가 발명한 학교, 학교가 낳은 규율 인간 《학교, 규율 인간을 기획하다》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20세기 들어 학문은 점점 전문화 세분화의 길을 걷습니다. 개별 학문에 대한 지식이 깊어지는 반면 학문 간의 벽은 두껍고도 높아집니다. 그래도 철학과 과학의 상호작용은 실낱같이 이어졌습니다. 철학은 과학 탐구의 목적과 의미를 밝히고, 과학은 그 철학적 성찰의 결과를 지표로 삼아 탐구를 수행했습니다. 철학과 과학을 잇는 성찰의 전통을 살핍니다. 《경험과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얽히고설키다’, 이 인티를 쓰고 있는 편집자가 요즈음 꽂힌 단어입니다. 특이한 어감이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컴북스이론총서를 편집하며 만난 사상들을 압축해 보여 주는 듯하기 때문입니다. 갈수록 빠르게 변화하고 복잡해지는 세상에서 기존의 경계와 구획은 설득력을 잃었습니다. ‘나’와 ‘너’, ‘인간’과 ‘비인간’의 뒤얽힘에 주목하는 사유가 힘을 얻고 있는 이유입니다. 경직된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희곡은 연극과 뗄 수 없는 문학 장르로 그 텍스트는 무대와 관계된 수많은 이들에 의해 해체되고 절제되고 확장되며 간직됩니다. 원시적 연극은 대사보다 동작, 노래, 하나의 분위기로 이루어져 희곡은 그보다 뒤에 생겨났습니다. 희곡 형식은 과거에 반발하고 관습에 부딪치며 발전했습니다. 전통 양식과 틀을 깨는 연극적 상상력으로 무대와 텍스트 사이를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정치뉴스가 왜 필요할까요? 우리 삶과 밀접하기 때문입니다. 정치뉴스는 밥상, 대중교통, 영화 관람료, 일자리, 집값, 교육 기회, 대기 질에 대해 알려 줍니다. 대통령과 국회 이야기만 정치뉴스가 아닙니다. 정치뉴스가 이렇게 다채롭고 중요하지만, 즐겨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내용이 복잡해 이해하기 어렵고, 특정 정치인들과 정당의 다툼에만 집중하고, 사실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한센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20세기 초, 우생학과 제국주의와 맞물리며 더욱 철저해졌습니다. 한센인들은 법에 의해 격리 수용되어 사회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었음은 물론 강제 불임 시술과 임신 중절 수술을 당했으며 가족으로부터 절연당하는 일도 부지기수였습니다. 그러나 진흙에서 연꽃이 피어나듯, 천형(天刑)이라는 그릇된 낙인이 찍힌 채 신체가 무너져 내리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한센인들은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현대인에게 실존의 위기는 만성 질환과도 같습니다. 그 이유도 각양각색입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여파로 ‘사실’에 대한 믿음이 깨졌고, 일터와 가정 사이 불균형이 여전히 우리를 위협하며, 첨단 기술이 삶의 전 영역을 송두리째 뒤엎고 있는 데다 타자에 대한 불신과 혐오가 사회를 뒤덮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논의가 필요한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경계를 넘어설 때 비로소 보이는 지식과 통찰이 있습니다. 이 지식과 통찰을 얻기 위해 분야를 막론하고 사상가들은 분투합니다. 서브컬처와 현실을 연결하며 새로운 사상의 역할을 모색한 아즈마 히로키, 양식을 넘어선 새로운 미술사를 개척한 아비 바르부르크, 회절 개념을 통해 물질에 새로운 지위를 부여한 캐런 바라드까지, 경계를 넘어선 사상가들을 소개합니다.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창의융합예술교육은 완결된 개념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새롭게 구성되는 열린 개념입니다. 구성 원리는 창의, 융합, 예술, 교육 개념과 논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것, 합하는 것, 아름다운 것, 그리고 그 안에서 배우고 가르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창의융합예술교육》 창의융합예술교육이란 무엇일까요?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요? 이론과 현장에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17세기 존 로크가 처음 제시한 ‘기호학’ 개념은 20세기 유럽의 언어학자 페르디낭 드 소쉬르와 미국의 철학자 찰스 샌더스 퍼스에 의해 새롭게 창안되었습니다. 소쉬르는 기호 개념으로부터 구조주의 언어학이라는 하나의 조류를 만들었고, 퍼스는 과학적 방법으로 기호의 의미를 도출하는 기호논리학의 선구자가 되었습니다. 방법론의 차이는 있지만, 이들의 연구는 의미를 도출하는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고대 서사시부터 현대 애니메이션까지 인류는 오래 전부터 동물들의 이야기를 만들고 향유해 왔습니다. 단군신화의 쑥과 마늘을 먹는 곰 이야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한국의 동물담에는 여우, 토끼, 두꺼비, 구렁이 등 수많은 동물이 등장합니다. 이들 이야기에는 영예의 순간도, 재치의 순간도 있습니다. 때로는 그들의 어리석음을 비웃으며 지혜를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전 세계를 덮친 감염병, 점점 더 빨라지는 기술과 산업의 변화, 인구 절벽 앞에서 대학의 최후를 묻게 됩니다. 하지만 대학의 위기가 처음은 아니죠. 900년의 역사 속에서 대학은 여러 차례 위기를 맞이했고, 그럼에도 살아남았습니다. 무엇이 대학을 위기에서 구했을까요? 대학의 이데아를 복수화하기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여성은 세상에서 이름을 잃은 채 존재하거나 반대로 집요하고 따가운 조명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문단에서 성별에 따른 평판을 걱정하던 여성 작가들은 남성의 이름으로 남성의 어투로 말했습니다. 반면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가면을 벗어 던지고 세상에 이렇게 외친 이들도 있습니다. “나는 미치리라. 아니, 더 수준 높게 미치리라.” 파격적인 여성성《엉겅퀴에 열린 무화과》2023년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변화는 진화이고 성장입니다. 그리고 다르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질문해야 합니다. “나는 누구일까?” 다양한 인간을 받아들이길 거부하는 고립된 세상이 더 나아지도록. 팔로마 페드레로 작 <변신> 서문에 나오는 말입니다. 트랜스젠더 소년들의 연대와 성장을 다룬 드라마입니다. 변화 기로에서 두려워하는 모두에게 용기와 감동을 전합니다. 다르게 행동하기로 작정한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인간의 삶을 기술과 분리해 상상하기란 어렵습니다. 인간은 기술을 통해, 기술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소크라테스 이전부터 기술은 철학적 사유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술철학’이라는 명칭의 학문이 처음으로 제안된 것은 불과 19세기의 일입니다. 기술철학은 어떻게 탄생했고 또 무엇을 논하려 할까요? 기술철학을 처음 제창한 에른스트 카프부터 오늘날 널리 …
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성소수자 커뮤니티 밖의 성원에게 성소수자의 존재를 가시화하는 개인적·정치적 행위를 이르는 말 ‘커밍아웃(coming out)’은 벽장에서 나온다는 뜻의 영어 표현에서 유래했습니다. 벽장 밖으로 나온 이들은 ‘평범함’, ‘보편성’, ‘정상성’에 포섭되지 않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가, 우리 교육이 여태 무엇을 평범하다고 말해 왔는지, 정상과 비정상을 어떻게 구분했는지, 특이성을 어떻게 위계화했는지 돌아보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