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슈 9. 스타냐, 작품이냐? 왜 자리가 비나? 극장 경영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40%와 미국의 80%는 우리 극장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실증한다. 무엇이 관객을 부르고 누가 극장을 살리는가? 한국 극장 경영에 혁신의 바람이 분다. 1000개가 넘는 우리나라 비영리 극장의 유료 관객은 40% 정도입니다. 잘나가는 극장도 60%를 넘지 못합니다. …
三月의 노래 오, 목숨이 눈뜨는 三月이여 내가 나의 母國語로 이 봄의 첫 詩를 쓰면 이달의 어린 새들도 파릇파릇 가지에서 노래한다. 오, 목숨이 눈뜨는 三月이여, 지금 우리의 가슴은 개구리의 숨통처럼 울먹인다! 오랜 黃金이 十 里에 뻗쳤기로 벙그는 가지 끝에 맺는 한 오라기의 빛만은 못하다! 오, 목숨이 눈뜨는 三月이여 箱子 속에 묻힌 …
한국 전통 사회의 교양 지식 신간, 법종의 ≪허정 문집(虛靜文集)≫ 한가롭게 읊다 청산은 첩첩이고 백운은 층층인데 초당이 깊으니 이 몸도 한가롭네. 마르면 산골 물 마시고 주리면 송화를 따 먹지. 앉아서 나월화 마주하며 언제나 불경 읽고 있네. 간혹 풍월을 읊기도 하고 바위 가 샘물 거닐기도 했지. 마음대로 노닐며 백년 한생을 보내노라. 閑詠 …
한국 문학, 현대 단편 소설 ≪초판본 이태준 단편집≫ 여보? 어디 게슈? 1925년에 등단한 이태준은 1939년에 ≪문장≫을 창간한다. 1946년에 월북하고 한국전쟁 때는 낙동강까지 내려왔다. 1952년부터 사상을 검토당하다 1956년 숙청되었다고 한다. 행적 불명이고 사망 연도도 알 수 없다. 세상을 연민하던 조선의 문사는 지금 어디 있을까? “여보? 어디 게슈?” 하는 안해의 찾는 소리가 …
지만지 한국시문학선집 신간 <<초판본 임영조 시선>> 기대지 마라 성실한 직장인 임영조는 벽 보고 자리한 지 백일만에 말한다. “이제 알겠다, 내가 벽이다.” 돌아서면 내 등이 너의 벽이 되고 너의 등이 나의 벽이 되므로 들어갈 문도, 나설 문도 없다는 사실. 한 평생 제 영혼을 헹구며 살았다는 한 인간의 홀로서기, 기대지 않는 삶의 …
악부, 당나라, 고대 중국 시 신간 ≪신제악부(新題樂府) / 정악부(正樂府)≫ 도토리 줍는 할머니, 슬프다. 산과 강이 구름으로 만나고 술과 달이 호수에서 하나 되는 시간은 멋있다. 우리가 아는 중국 시가 대개 이랬다. 오늘 우리가 만나게 되는 중국 시에는 그런 것이 없다. 다만 도토리 줍는 할머니 한 분이 서 있다. 그는 탄식한다. 다람쥐를 …
지식을만드는지식 1000종 출간 기념 지식여행 Ⅶ : 초판본 근현대시인 100선 순결한 詩情 시어는 일상어와 다릅니다. 일상어가 이성의 도구적 기호라면 시어는 새로운 세계를 생성하는 목적 그 자체입니다. 따라서 다른 표현으로 대체 불가능합니다. 시 네 편을 소개합니다. 청록파 시인 조지훈, 민족시인 김소월, 항일 시인 윤동주, 그리고 북으로 간 시인 이용악. 모두 언어의 …
한국시 신간 ≪초판본 임학수 시선≫ 오, 자유! 일체가 평등! 일제가 물러가면 새 세상이 열리는 줄 알았지만, 자유로운 세상에서 평등하게 살리라 희망했지만, 일하고도 먹을 수 없는 현실 그리고 채찍과 배고픔은 여전했다. 자유와 평등은 누구나 부를 수 있는 흔한 이름이지만 한 번도 그냥 주어진 적이 없는 최고가의 역사재라는 사실을 그때 우리는 아직 …
중국 문학, 송사 신간 <<이청조 사선>> 안개 엷고 구름 짙은 시름 가득한 긴 오후에 날은 암담하고 시간은 더디 간다. 좋은 시절 돌아왔으나 옆은 싸늘하다. 향로의 연기는 내 마음 수심 같이 끊길 줄 모른다. 술 한잔 들고 국화를 바라보는데 바람에 흔들리는 여윈 모습이 문득 내가 아닌가. 임은 그리움을 부르고 그리움은 임을 …
중국시 신간, <<진여의 시선>> 중국의 12세기, 비가 내렸다 당나라의 시가 술의 시라면 송나라의 시는 차의 시다. 이백이 달의 시인이라면 진여의는 비의 시인이다. 비를 좋아해 비를 맞고 옷 젖는데도 피할 줄 몰랐다. 중국의 12세기, 북송은 그렇게 사라졌다. <비(雨)> 구름이 담담한 맑은 새벽에 바람 없는 시내는 저 혼자 한가롭네. 사립문에서 소나기 마주 …
한국 시, 모더니즘 신간 <<초판본 김기림 시선>> 김기림이 이상에게 1930년대의 세계는 근대 문명에 대한 감수성과 역사 발전에 대한 희망으로 명랑했다. 청년의 시대였으나 김기림과 이상의 세계는 망국 조선의 현실 앞에 암울해진다. 찬란한 제국의 빛과 식민지의 깊은 그늘은 마주 보며 질주하는 두 대의 기관차, 충돌은 한 시인의 죽음과 또 다른 시인의 애도를 …
秋日斷章 1 갑자기 산봉우리가 치솟기에 창을 열고 고개를 든다. 깎아지른 돌벼랑이사 사철 한 모양 구름도 한 오리 없는 落木寒天을 무어라 한나절 넋을 잃노. 2 마당 가장귀에 얇은 햇살이 내려앉을 때 장독대 위에 마른바람이 맴돌 때 부엌 바닥에 北魚 한 마리 마루 끝에 마시다 둔 술 한 잔 뜰에 내려 營營히 …
한국 시 신간, <<초판본 김동명 시선>> 몸뚱이 없는 사내들 그래도 입과 머리는 빠르게 움직인다. 삼심육년 만에 다시 맞는 설날, 색동저고리가 부끄럽지 않은 날, 교무실 난롯가에 교사들이 둘러앉아 청요리에 배갈 몇 잔을 비운다. 고담준론과 비분강개, 그러고는 다시 주인을 찾아온 조국과 민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찾았어야 했는데, 뺏기지 말았어야 했는데…. 설날 敎務室 스토부를 …
중국시 신간, ≪왕안석 시선≫ 일창이삼탄 시 한 수 잡아 들고 소리 내어 읊다보면 “아!” 소리가 세 번 나온다는 말이 “一唱而三歎”이다. 왕안석이 자연을 묘사한 서정시가 바로 그랬다고 한다. 맘 편히 한 시절 살다 간 인물인 듯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했다. 시대를 앞선 정치사상과 실천력으로 소인배, 간신배, 나라 망친 자로 낙인찍혔다. 바로 조선의 …
신간 시집, <<초판본 김춘수 시선>> 너는 자유인가? 어려운 시인이다. 보이는 것을 보지 않고 들리는 것을 듣지 않기 때문이다. 말을 듣고 뜻을 찾는 일상에서 뜻을 갖지 않는 말을 듣는 우리는 당황한다. 그러나 말의 뜻이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약속이고 전통이며 규율이고 조건이다. 너가 자유를 찾을 때 가장 먼저 너의 목에 굴레를 채우는 …
홍콩 문학 특선 1. ≪홍콩 시선 1997∼2010≫ 자본주의 중국의 코, 홍콩의 시 중국의 땅이었으나 영국이 차지했고 작은 도시 샹강은 홍콩이 되었다. 서양의 물산이 모였다 흩어지고 동양의 산물이 이곳을 통해 빨려 나갔다. 1997년에 땅은 주인을 찾아갔고 떠날 사람이 떠난 뒤 남을 사람이 남고 다시 또 다른 사람들이 들어온다. 사회주의 국가의 자본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