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웅이 옮긴 ≪경판 조웅전≫ 땅에서 만들어진 영웅 조웅은 영웅일까? 복수심에 불타고 잔인하다. 하늘의 점지를 받지도 못했고 그 흔한 태몽도 갖지 못했다. 힘은 세고 머리는 좋지만 운명을 타고나진 못했다. 그러나 영웅이다. 19세기 조선은 이미 세상으로부터 영웅을 만들기 시작한다. 차시(此時) 병부시랑(兵部侍郞) 두관은 두병의 아들이라 상을 모셨더니, 상이 슬허하심을 보고 분심(忿心)이 복발(復發)하여 주(奏) …
김정아가 뽑아 옮긴 표도르 도스토옙스키(Фёдор М. Достоевский)의 ≪악령(Бесы) 천줄읽기≫ 모두 사랑하고 모두 굴복했으나 스타브로긴은 파멸한다.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미지근한 어떤 것, 사랑이 없는 힘의 모습이다. 인간에 대한 연민과 동정이 없었던 완벽한 카리스마는 끝없이 표류할 뿐 세상에 뿌리박지 못한다. 진실로 위대한 국민은 결코 이류 인류의 역할에 만족할 수 없으며, 일류라 하더라도 …
나민애가 엮은 ≪초판본 신석초시선≫ 서러워, 모두 다 사라질 것이니 한학에서 시작했다. 시전과 당시를 익혔다. 그러고 서양 시를 만났다. 발레리와 그리스를 읽었다. 다시 되돌아와 향가와 고려가사와 시조를 듣는다. 몸은 늙고 정신은 유순하다. 다 사라졌고 길 잃지 않아 돌아왔다. 서러라! 모든 것은 다라나 가리 −포올·봐레리이 翡翠! 寶石인 너! 노리개인 너! 아마도, 네 …
테오필 고티에(Théophile Gautier)의 <<고티에 환상 단편집(Récits fantastiques de Gautier)>> 존재한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인간과 사물은 끝없이 변하지만 기억은 달라지지 않는다. 현실이 인식의 세계상이고 오늘이 기억의 내일이라면 불멸의 존재는 오직 기억에만 실재한다. 환상은 기억의 미래형이다. 사실, 어떤 것도 죽지 않고, 모든 것은 영원히 존재한다. 어떤 힘도 한 번 존재했던 것을 사라지게 …
방정배와 <<한류와 문화커뮤니케이션>> 영국과 독일의 전문대학이 그렇게 생겼다. 시나리오 작가, 피디, 기자, 스크립터는 창조경제 핵심 인물이다. 그들이 스토리를 만들고 스토리가 문화를 만들고 문화가 창조경제를 만들기 때문이다. 이들이 한데 모여 배우고 실험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영국과 독일의 전문대학이 모두 그렇게 생겼다. 당신은 창조경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모든 경제는 창조다. 경제에 긍정, 희망의 형용사를 …
한국 소설 초판본 신간 <<김동인 단편집>> 동인의 모순과 이중성 <<김동인 단편집>>은 그의 초기 작품을 초판본으로 싣는다. 예술지상주의, 본격문학 그리고 자연주의를 무기로 한국 소설의 문을 연, 모순과 이중성의 인텔리겐차의 맨살을 만질 수 있다. 복녀의 송장은, 사흘이 지나도록 무덤으로 못 갓다. 王 서방은, 몃 번을 복녀의 집에, 복녀의 남편을 차저갓다. 복녀의 …
커뮤니케이션 연구 현장 1.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임태섭과 위스콘신의 봄 2003년 한국을 떠난 임태섭이 미국 위스콘신밀워키대학교의 봄소식을 알려 왔다. 스테디셀러인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은 미국 이론을 한국 소통 문화에 접목시킨 역작이다. 요즘 그의 관심은 자녀 교육이다. 위스콘신은 봄이 늦게 옵니다. 3월 말인데도 눈으로 하얗습니다. 늘그막에 향학열에 불타 다시 도미한 지 10년입니다. 돌아보면 북미와 …
공연 영상 무대미술 신간 ≪방송 무대 디자인≫ 국내 최초 방송 무대 디자인 교과서 등장 한국 방송 나이가 반세기다. 드라마로 아시아 한류를 앞장서고 오디션으로 서구 방송권과 어깨를 다툰 것이 이미 어제 일이다. 그런데 어쩐 일인가? 방송 콘텐트의 바탕이 되는 공간 디자인 교과서가 아직 없었다. 그동안 경험과 번역서로 버티던 우리 방송미술에 한국형 …
한국어 학습, 사전 신간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소고기 사 먹나? 섯밑을 먹어 봤나? 멱미레는? 목정이나 여녑살, 비석과 광대머리, 장판머리나 깃머리는? 곁간을 회로 먹어 봤나? 만하바탕의 국물 맛은? 유창과 곤자소니, 안도리와 수양골은? 이름도 모르겠나? 뭔지도 모르고 먹었단 말인가? 그걸 어떻게 알겠냐고?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000쪽을 펴 보라. 소고기가 이 …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프런티어 5: ≪ADR, 소송 없이 이기는 방법: 효과적인 갈등 해결 시스템은 어떻게 만들까?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 for Organizations: How to Design a System for Effective Conflict Resolution≫ 소송공화국 미국 법정의 숨통 ADR이다. 분쟁 사건의 95%를 ADR로 해결한다. 왜? 쉽고, 싸고, 빠르기 때문이다. 21세기 대한민국 법정도 이미 만원이다. 갈등과 분쟁의 …
지만지 한국 근현대시문학선집 신간, ≪초판본 오규원 시선≫ 한국 시의 레알 오규원은 시에 협찬 광고를 싣는다. 광고주는 자본주의, 광고 모델은 브랜드, 광고 메시지는 물신성이다. 본방 따로, 광고 따로 가는 정직한 광고는 아니다. 드라마 안에 슬쩍 끼워 넣는 프로덕트 플레이스먼트 애드버타이즈먼트, 곧 간접광고다. 명민한, 그러나 비열한 방법으로 그는 얼마나 벌었을까? 부자가 됐을까? …
2012년, 왜 이 책이었나? 2. 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뉴미디어, 올드 뉴스: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과 민주주의>> 신문이 아니라 뉴스다 디지털 네트워크 기술 때문에 인간의 눈과 귀, 입과 손은 강해진다.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던 물건의 힘은 약해진다. 신문, 잡지, 책, 텔레비전 그리고 라디오와 음반까지 사회 생존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더욱 불투명해진 것은 사회적 인간관계 …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휴먼 커뮤니케이션 신간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말보다 빠른 몸 웃는 게 웃는 게 아니고 우는 게 우는 게 아닌 사람들이 있다. 우리 대부분이 그렇다. 상황에 따라 말은 마음을 드러내기도 하고 숨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몸은 다르다. 말은 사람을 속일지라도 몸은 사람을 속이지 않는다. 몸을 듣고 읽는 방법은 없을까? <<비언어 …
지식을만드는지식 1000종 출간 기념 지식여행 Ⅲ : 국내 유일본 지만지에만 있다 줄리어스 니에레레는 적도의 태양이 작열하는 탄자니아의 정치인입니다. 욘 포세는 오로라와 백야의 나라 노르웨이의 극작가입니다. 한 명은 자기 나라의 초대 대통령을 지냈고, 또 한 명은 21세기의 사무엘 베케트로 불리지만 국내 독자에겐 이름조차 생소한 작가들입니다. 이렇듯 오늘 현재 한국어로는 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만 만날 …
지식을만드는지식 1000종 출간 기념 지식여행 Ⅱ : 천줄읽기 ≪죄와 벌≫을 읽어 보셨나요? 아직 못 읽었다고 주눅 들 필요 없습니다. 러시아 문학 석ㆍ박사 중에도 도스토옙스키의 장편을 다 읽은 사람이 드물다고 합니다. 누구나 읽어야 하지만 쉽게 다가설 수 없는, 그래서 결국 아무도 읽지 않는 고전. 발췌본 고전 시리즈 <천줄읽기>는 그 같은 역설을 …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사운드 연구, 한국 소리 신간 <<한국의 소리 커뮤니케이션>> 기막히면 징소리 한국인의 소리는 무엇을 말하는가? 쇠북소리는 영혼을 위로하고 징소리는 희로애락을 풀어주고 풍물은 너와 나를 만나게 한다. 막힌 기를 뚫어 인간 육신과 영혼을 편케 한다. 기가 막히면 징을 친다. 소리가 하늘에 닿는 순간 희로애락은 생명의 에너지가 된다. 소리 커뮤니케이션? 공동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