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을만드는지식 세계 희곡 문학 선집, 러시아 희곡 신간 <<계몽의 열매(Плоды просвещения)>> 가장 가망 없는 사람들 톨스토이는 희곡도 썼다. 이 작품에는 지주와 농민과 하인이 등장한다. 셋 가운데 가장 가망 없는 운명에 처한 인간은 하인이다. 지주처럼 생각하지만 지주가 될 수 없고 농민처럼 살지만 농민이기를 거부하는 인간에게 남은 선택은 부패뿐이다. 존재와 의식이 서로를 …
퀘백 현대 희곡 신간 ≪매달린 집≫ 집은 왜 흔들리는가? 그들은 남매이면서 부부다. 또 친구이면서 애인이다. 1910년에 시작되어 1950년과 1990년을 경과하는 퀘벡의 삶은 이상하고 강렬하다. 모든 인간에게 일어날 수 있는, 그러나 좀처럼 드러나지 않은 일이 시간의 벽을 넘어 동시에 펼쳐진다. 그곳에는 집 한 채가 공중에 매달려 있고 그것은 끝없이 흔들린다. 우리의 …
지식을만드는지식 1000종 출간 기념 지식여행 Ⅹ : 오해와 진실 지만지에 관한 오해와 진실 1000종 출간 기념 지식여행은 일단 여기까지입니다. 짧은 기간 1000종을 펴내면서 덧쌓였던 지식을만드는지식에 관한 숱한 오해와 진실 중 몇 가지를 수치를 통해 풀어 봅니다. 지식여행 첫 편지에서 말씀드렸듯이 우리의 여정은 끝이 아니라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감사합니다. 0 절판은 …
세계문학, 바로크 문학, 스페인 소설 신간 <<비판자 천줄읽기>> 쇼펜하우어가 낙관한 책 우리가 아는 비관론자 가운데 언제나 첫 번째 자리에는 그가 앉아 있었다. 그랬던 쇼펜하우어가 한 권의 책을 두고 “이 세상에 나온 가장 훌륭한 책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면 그것은 낙관의 비관일까, 비관의 낙관일까? 오늘 우리는 8% 발췌본으로 위대한 스페인의 17세기 사상가 …
독일 희곡 신간 ≪황금용/과거의 여인≫ 이빨은 말이 없다 저명한 치과 의사의 말에 따르면 썩은 어금니 하나를 뽑는 일은 맹장 수술만큼 위험하다. 그곳에는 혈관과 신경이 지나가고 무엇보다 뇌와 매우 가깝기 때문이다. 의사를 만날 수 없는 불법 이주자에게 충치는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한 남자가 과다 출혈로 죽은 뒤 뽑힌 이는 강물에 던져진다. …
한국 고전소설 신간 <<박씨전>> 아버지 죽은 나라의 어머니 병자호란, 임진왜란, 한일합방은 모두가 나라의 주권이 무너지거나 상실된 사건이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주권의 상실은 아버지, 곧 남자의 죽음이다. 어머니는 집안을 유지하고 자식을 건사하며 미래를 준비한다. 밤마다 영웅이 되어 꿈의 세계를 평정하면서. “부인의 침소에 여러 날 들어왔으나 언제나 정색하고 마음을 풀지 않는데, 이는 다 …
희곡, 폴란드 문학 신간 ≪바다 한가운데서 / 미망인들≫ 죽음이 춤을 춘다. 므로제크에게 죽음은 춤으로 다가온다. 춤은 생명의 역동성이고 죽음은 생명의 끝이라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모순이다. 그러나 생명은 언제나 죽음과 함께 시작되고 죽음에 의해 빛을 얻으며 죽음과 경쟁하면서 성장한다. 죽음의 다른 이름이 생명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바다 한가운데서>는 어떤 작품인가? 생존을 위해 …
프랑스 소설 신간, <<성 앙투안의 유혹>> 버린다고 사라질까? 앙투안은 세속의 욕망을 버리고 사막에 들어간다. 고요함 속에서 신과의 만남을 기대한다. 찾아온 것은 신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이었다. 버려질 수 없는 것을 버렸기 때문이다. 플로베르는 반대 방향을 선택한다. 욕망의 근원을 찾아 나선다. 그곳에서 물질의 욕망을 느낀다. 모든 것을 받아들임으로써 모든 것을 버리게 된다. …
독일 소설 신간, <<니벨룽겐의 노래>> 우리는 보았다 친구를 배신한 왕은 부하에게 살해를 명한다. 영웅은 암살되었고 군중은 그것을 목격한다. 모두 슬픔에 빠져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시신은 눈을 떠 말한다. “그대들이 자행한 일에 눈물 뽑지 말라!” 암살자는 군중을 설득하고 사람들은 대책을 숙의한다. 마침내 답을 찾은 한 사람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보지 …
독일 희곡 신간, ≪니벨룽겐≫ 믿음이 사랑만 못한 까닭 신의의 남자 지크프리트는 불의의 남자 하겐에 의해 쓰러진다. 하겐은 왕과 씨족에 대한 신의를 지키기 위해 그를 살해하고 그의 아내 크림힐트는 아내의 신의를 지키기 위해 혈족을 모두 살해한다. 독일 최고의 비극은 신의에 의한 비극으로 종결된다. 믿음은 배신을 낳고 배신은 복수를 낳고 복수는 비극을 …
영화를 바꾼 영화 1/13 : 아방가르드 영화 <일식(L’eclisse)> 욕정과 욕망이 교차하는 순간 아방가르드 영화는 난해하다. 아방가르드 영화에 대한 정의는 더욱 난해하다. 개념 자체가 논쟁적이고 언제든 재정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듯 난해한 세계의 첫 문을 여는 열쇠로 ≪아방가르드 영화≫를 우리말로 옮긴 양민수는 <일식>을 제시한다. 전후 이탈리아 부르주아의 이질적인 삶을 영상에 담았던 …
스페인 희곡 신간, 후안 마요르가의 ≪하멜린≫ 아이는 어른의 얼굴을 그린다 희망을 담을 수도 있고 절망을 실을 수도 있겠지만 자화상은 자신의 모습을 따라간다. 후안 마요르가는 모든 어른들이 몸서리치는 아동성추행의 출발점이 바로 그들의 몸서리쳐지는 무지와 탐욕과 오만과 착각이라는 사실을 적시한다. 지혜를 사랑하는 수학자인 작가는 끔찍한 사실을 담담하게 재현한다. 고요한 수면은 왜곡이 없기 …
대만 문학 특선 3. <<회오리바람>> 사람과 인간 팡샹첸은 삶의 변화를 꿈꾸었다. 근대 교육을 받았고 중국이 뿌리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믿었다. 세상을 뒤집으려 했으며 자신은 전파자이자 창시자라고 생각했다. 시급한 문제는 경제였고 그래서 공산당을 선택한다. 그러나 이 소설에는 인간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 곧 지주, 하인, 노동자, 소작농, 도적, 군인, 일본인, 기생과 창기가 등장한다. …
위대한 영화는 왜 위대한가? <<명장면으로 영화 읽기>>의 풀 네임은 ‘영화사를 바꾼 명장면으로 영화 읽기’다. 2005년에 초판이 발행되었고 2006년에 2쇄가 나왔다. 이번에 31편의 영화가 추가되었다. 영화 줄거리나 설명 또는 비평은 없다. 곧바로 장면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묻는다. “이 장면이 왜 명장면인가?” 내용과 형식의 유기적 관계를 분석해 물음에 답한다. 개정판에서는 영화의 기본 정보, …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헨리 5세>> 우리가 전사한다면 1600년 출판 등록된 셰익스피어의 ≪헨리 5세(Henry V)≫는 잉글랜드와 프랑스 사이의 백년전쟁과 아쟁쿠르 전투, 그리고 영국이 가장 사랑한 왕의 위대함을 이야기한다. 셰익스피어 전문가인 김종환은 이 오래된 희곡을 한국의 독자에게 신선하게 전달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 하여 그는 이렇게 말한다. 첫째, 적절한 연극 대본으로 사용될 수 …
니폰, 오겡키데스까? 가깝고도 먼 나라. 모질고 질긴 인연, 알다가도 모를 속내. 일본의 목소리로 일본, 일본인, 일본 문화를 듣는다. 일본을 말하면서 ≪만엽집≫을 읽지 않았다면 가쿠슈인대학 출신의 고용환과 고쿠가쿠인대학 출신의 강용자는 ≪만엽집≫ 20권 4516수 가운데 각권에서 5수씩 100수를 골라 옮겼다. 정확한 번역과 친절한 주석, 고대어의 품위 있는 해석과 명료한 해설. 고대 일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