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어문연구소 ‘우리말 바루기’팀이 지은 <<한국어가 있다>> 네가 그 말을 믿는가? 고객님 가방은 정말 명품이시고 택배 물건은 내일 도착하시고 화장실은 두 번째 코너에 있으신 세상에서 한국어의 존댓말은 무엇일까? 고객은 돈이고 돈이 존경받는 세상에서 존댓말을 믿는 사람이 있을까? <<한국어가 있다>>는 무엇을 말하나? 일반인의 생활언어에 깊이 자리 잡은 잘못된 표현이나 말을 집어내 …
윤도중이 옮긴 고트홀트 레싱(Gotthold E. Lessing)의 ≪미나 폰 바른헬름, 또는 군인의 행운(Minna von Barnhelm, oder das Soldatenglück)≫ 똑똑하고 통 큰 웃음 희극의 주인공은 멍청하다. 저런 바보가 또 있을까? 웃기는군. 여기까지가 작가의 일이다. 가만, 저게 나와 다르지 않네. 정말 웃기네. 여기부터가 우리의 일이다. 텔하임: 제가 아가씨 고향의 관할지에서 전쟁세를 가차 없이 …
엘리엇 킹(Elliot King)이 쓰고 김대경이 옮긴 <<무료 뉴스: 인터넷은 저널리즘을 어떻게 바꾸었나?(Free for all: the Internet’s transformation of journalism)>> 뇌 없는 포털, 이빨 없는 언론 한국인이 가장 자주 찾는 언론 매체는 네이버다. 조선일보도, 한국방송도 커버리지와 프리퀀시를 당하지 못한다. 게임은 끝난 것이다. 포털은 뇌가 없고 저널리즘은 이빨이 없으므로 이용자는 자유롭다. 진실로부터, …
이방자가 구술하고 강용자가 쓴 <<나는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비 이마사코입니다>> 대한제국은 행방불명 고종이 죽고 순종이 죽었으므로 대한제국의 황제는 일본에 끌려간 이은이다. 이승만은 그의 귀국을 막았고 돌아왔을 때 이미 말을 잃었다. 황실재산 목록은 화재로 소실되었고 마지막 황태손 이구는 일본에서 사망했다. 어디 있는가, 500년 사직은? 1916년 8월 3일 아침, 별장에서 무심히 신문을 집어든 …
강신준이 옮긴 카를 카우츠키(Karl Kautsky)의 <<프롤레타리아 독재(Die Diktatur des Proletariats)>> 그는 우리를 도울 수 있는가? 카우츠키는 볼셰비키를 반역자라고 했고 강신준은 러시아를 이류 자본주의 국가라고 한다. 그가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마르크시즘은 지금 경제의 민주주의다. 그는 자본의 강을 건너는 첫 번째 징검다리다. ‘프롤레타리아 독재’라는 표현은 어떤 개인의 독재가 아니라 …
<<한국 사회의 디지털 미디어와 문화>>에서 김수아가 말하는 젠더 논쟁의 현주소 알고 보니 남자였어 인터넷은 얼굴이 없다. 이름도 없다. 언어만 난무하므로 누가 누군지 알 수 없다. 그런데 다 안다. 초딩인지 고딩인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부자인지 거지인지 척 보면 알 수 있다. 중성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젠더는 언제부터 한국 온라인 공간에서 이슈가 되었나? …
한석주와 이단아가 옮기고 존 김이 쓴 <<공개와 연대, 위키리크스와 페이스북의 정치학(ウィキリークスからフェイスブック革命まで 逆パノプティコン社会の到来)>> 정보는 정책보다 정직하다. 호주 사람 어산지가 미국의 정보 금고를 열어젖힌다. 스노든과 매닝은 지구촌 정보자유주의자들의 지원 속에 안전하다. 한국의 뉴스타파는 전씨 일가의 해외 계좌를 꺼내 놓았다. 국가 독점 정보체제가 흔들린다. 정보는 정책보다 정직하다. <<공개와 연대, 위키리크스와 페이스북의 정치학>>이 제기하는 …
최현철이 옮긴 한스 라이헨바흐(H. Reichenbach)의 ≪과학철학의 형성(The Rise of Scientific Philosophy)≫ 20세기 가장 위대한 경험주의자 라이헨바흐는 철학에게 묻는다. 도대체 뭘 철학하는 거야? 철학을 향한, 철학에 의한, 철학의 문제입니다. 다시 묻는다. 살아 있는 인간은 어디 있는 거야? 낮의 태양과 밤의 별은 또 어디 있는 거야? “과학철학이 주장하는 바는 간단하다. 철학적 욕구들의 …
민인철과 반현이 옮긴 크리스 애튼(Chris Atton)의 <<얼터너티브 인터넷: 래디컬 미디어, 정치성과 창조성(An alternative internet : radical media politics and creativity)>> 인터넷으로 언론을 잡을 수 있을까? 누구나 쓰는 전화기 한 대만 있으면 신문도 잡지도, 라디오와 텔레비전도 운영할 수 있다. 어설프다고 하지만 그들도 처음엔 다 그렇게 시작했다. 권력은 흔들린다. 그러나 무너질까? <<얼터너티브 …
강명신 ․ 김백일 ․ 김혜영 ․ 김희진 ․ 박용덕 ․ 박호원 ․ 이주연 ․ 조영수가 옮긴 피에르 포샤르(Pierre Fauchard)의 ≪치과 의사(Le Chirurgien Dentiste)≫ 피에르 포샤르, 인류 최초의 치과 의사 열다섯 살에 구강 질병에 정통한 외과 의사 포틀르레의 견습생이 되었다. 3년 뒤 구강 분야를 전문으로 개업했다. 널리 명성을 얻고 마흔 즈음에 …
양민수 장민용이 옮기고 마이클 오프레이가 쓴 <<아방가르드 영화: 다양한 형식과 주제, 열정의 발견(Avant-Garde Film: Forms, Themes and Passions)>> 일상이 끝난 그곳에서 시작되는 아방가르드 <물놀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파란 물줄기가 춤춘다. 이탈리아 티볼리의 바로크풍 정원에 달빛이 떨어진다. 내러티브 같은 것은 없다. 일상을 탈출한 본능의 리듬, 신비한 색과 소리가 길들여진 모든 기대에 침을 …
허혜정이 묶은 ≪초판본 서정주 시선≫ 미당, 너는 누구냐? 가난과 상실 그 너머의 세계, 한국 근대기의 시련과 번민, 팔 할이 바람이었다는 유랑벽, 현실 저쪽을 향하는 정신의 시선, 저주받은 길의 선택, 그에 따르는 자기 징벌과 자학, 오직 시의 이슬을 마시려는 결연한 탐미 의식이 아닌가? 冬天 내 마음속 우리 님의 고은 눈섭을 즈문 …
안보옥이 옮긴 안 에베르의 <<카무라스카(Kamouraska)>> 허공에 던져진 느낌 안 에베르의 이 소설은 연애 소설이고 사회 소설이며 심리 소설이고 역사 소설이다. 주제는 사회와 개인이고 소재는 일상과 사랑이다. 그녀는 말년에 왜 쓰느냐는 질문을 받고 답한다. “이 나이에도 작가의 번뇌는 그대로 있다. 허공으로 몸을 던지는 것 같은 느낌은 처음과 똑같다” 불모의 들판, 돌 …
엄창호가 옮긴 로라 오즈월드의 ≪마케팅 기호학≫ 기호학이 마케팅을 살린다 시장조사는 이성 논리지만 소비 행동은 직관 판단이다. 시장조사가 돈만 잡아먹는 멍청이로 비판되는 이유다. 오즈월드는 이항대립에서 출발해 코드와 구조를 거쳐 브랜드 지형에 도달한다. 마케팅에 필요한 기호학의 역동적이고 변증법적 특징을 만날 수 있다. 마케팅에 기호학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마케팅의 핵심은 브랜딩이고, 브랜드란 소비자의 …
심의용이 골라 옮긴 성이심의 ≪인역 천줄읽기≫ 인간의 안과 밖 주역은 우주 변화와 역사 흐름으로 인간을 본다. 우주가 인간을 바꾸는가, 인간이 우주를 바꾸는가? 성이심은 하늘이 큰 사람이고 사람이 작은 하늘이라고 했다. 안에는 마음이 있고 밖에는 세상이 있으니 그 사이에 항상 인간이 있다. 易에는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하늘의 변화인 天易, 또 …
송영호가 안내하는 ≪초판본 장만영 시선≫, 유년의 모더니즘 장만영은 1930년대 우리 시단의 거의 모든 얼굴을 담고 있다. 현대의 언어로 전통의 기억을 불러낼 수밖에 없었던 이 시인을 세상은 전원적 모더니즘이라고 부른다. 지금도 아니고 과거도 아니라면 그곳에 미래는 없다. 生家 누륵이 뜨는 내음새 술지김이 내음새가 훅훅 품기든 집 방마다 광마다 그뜩 들어차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