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이 선대왕을 기리는 법 자식이 부모를 기리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부모가 칭송받을 만한 인물이 아니라면? 자식이 권력자일 때 사태는 심각해진다. 다윗과 솔로몬의 이야기다. 성경은 오늘날까지 서양 예술과 철학의 무궁한 원천이었다. 신앙의 힘만은 아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양한 삶의 모습과 교훈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다윗 왕에 관한 보고서 사울과 다윗, …
나는 아름다운가 화장품을 뜻하는 코즈메틱(cosmetic)의 어원은 코스모스(cosmos)다. 피타고라스는 아름다움을 우주의 질서와 조화로 설명했다. 우주 속의 작은 존재이자 하나의 소우주인 나도 마찬가지다. 조화로운 자기 정체성이야말로 나를 나답게 하고, 나와 너,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뷰티, 브랜드가 되다: 글로벌 뷰티 산업의 역사와 현장 “나뭇가지나 막대기, 나무 바늘, 동물의 뼈나 상아 같은 것으로 …
오래된 낯선 문학 손 편지는 귀찮고 이메일도 번거롭다. 카톡이 대세다. 새해 0시 폭증한 카톡으로 서비스가 38분간 먹통이 되기까지 했다. 편지만큼 오랜 역사를 지닌 서간 문학이 낯설게 느껴지는 시대다. 편지의 운명을 따라 사라질지도 모를 서간 문학의 독특한 세계를 새롭게 만나 본다. 시키와 소세키 왕복 서간집 메이지 시대 시와 소설의 양대 …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 프랑스 철학자 리쾨르는 자신의 철학 작업을 그렇게 풀이했다. 인간과 세계에 물음을 던지고 맞닥뜨린 순간과 상황에서 제기된 물음에 응답한다. 연구 주제와 대상은 달라도 각 학문이 밟아 가는 길은 그리 다르지 않다. 낡은 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는 시기, 각자 그리고 서로의 의미를 찾아가는 컴북스 새 책들을 소개한다. 지난 …
조선의 막장 연애 소설 남자는 유부남이고 여자는 유부녀다. 시아버지 집에서 사랑을 나누고 남편에게 들켜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욕망이 들어선 곳에 삼강오륜의 자리는 없다. 근대로 내몰리던 조선, 격랑의 현실 세태와 인간 군상의 욕망을 담아낸 조선 후기 소설들을 만나보자. 포의교집 1866년 이후에 창작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한문 소설이다. 유부남과 유부녀의 막장 연애 스토리다. …
유럽의 이류 19세기 중반 독일은 유럽의 이류였다. 남부 한 피혁 가공업자의 아들은 제조업 중심의 민족경제를 주창했고, 슐레지엔 지방의 길쌈쟁이들은 ‘피의 정의’를 외치며 그 제조업자들에게 무력 항거했으며, 바로 그해 작센의 작은 마을 뢰켄에선 망치로 철학을 하며 기존의 모든 가치를 전복하려던 철학자가 태어났다. 이류 독일을 오늘날 유럽의 맹주로 만든 바탕은 그중 무엇이었을까. …
사실과 마법이 어우러진 곳 뜨거운 태양은 문명과 야만, 혁명과 독재, 빈곤과 환락을 한 덩이로 녹여낸다. 다양한 인종과 전통이 뒤섞인 그곳에서 역사와 신화, 사실과 환상의 구분은 모호하다. 현실이 궁핍할수록 상상력은 비대해졌다. 독특한 서사구조가 빚어지고 마술적 리얼리즘은 그렇게 아스테카, 마야, 잉카 후예의 문학이 되었다. 여정의 두루마리 아스테카 제국은 메소아메리카, 즉 멕시코부터 …
모자라는, 그래서 넘치지 못하는 천재 뷔히너의 주인공들은 독일 문단을 해일처럼 쓸어버렸다. 외설과 토막 말이 무대에 난무한다. 그들의 공통점은? 결함이다. 가십도 그렇다. 분명히 저급하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스캔들과 타블로이드는 돈이 되고 뉴스가 된다. 뭔가, 이 기이한 현실은? 돌아보라. 바보가 되려고 애쓰는 인간은 없다. 우리는 누구나 이미, 바보가 아닌가? 뷔히너 문학전집 …
익숙해서 무서웠던 것들 모파상은 시력장애자였다. 자주 환상에 시달렸다. 환상문학 작품을 썼다. 소재는 주인 없는 개, 머리카락, 거실 따위였다. 늘 곁에 있는 것, 그것이 공포와 불안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생산 방식은 어떤가? 돈을 위해 일하는 노동은 어떤가? 요하이 벤클러는 동료생산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네트워크는 크게 발전했고 이제 우리를 위한 노동이 가능해졌다. …
왜 여전히 가난한가 사회는 발전한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은 여전히 가난하다. 100년 전에도 가난했고 지금도 가난하고 100년 뒤에도 그럴 것이다. 왜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가와카미 하지메의 질문은 날카롭다. 가난의 본질에 다가섰다. 그리고 또 한 집단이 분연히 일어섰다. 디자이너들이다. 가난한 물질을 넉넉한 물건으로 바꾸어 온 사람들, 그들의 다음 과제는 가난한 세계를 넉넉한 …
낭만, 아슬아슬한 욕망의 시간 호프만의 이야기는 기이하다. 환상과 몽상, 꽉 짜인 구성, 그리고 환상과 초자연이 한 작품에 공존한다. 그의 소설은 당혹스럽고 괴기스러우면서도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그것이 바로 우리 자신의 내면이기 때문이다. 낭만과 욕망은 인간의 안과 밖을 들락거린다.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모래 사나이 독일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에른스트 호프만의 …
사람은 어디서 사는가? 사람은 어디서 사는가? 1929년에 페리는 초등학교, 작은 공원과 놀이터, 그리고 상점을 꼽는다.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교육과 여가, 그리고 생활의 편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범성대는 1177년에 중국 사천의 성도를 떠난다. 넉 달 동안 장강에 배를 띄워 소주에 닿는다. 그곳은 지상의 천당이었다. 명승지 안내서를 집필하였는데 시공을 넘는 명작이 되었다. 도시와 …
유럽의 유럽, 어제의 시간 오늘을 알고 싶다면 어제를 봐야 한다. 불행하게도 츠바이크는 그의 시대에 유럽의 존재에 대해, 이성에 맞는 단 하나의 이유도 찾지 못했다. 우리에게 유럽은 익숙하다. 그러나 유럽의 유럽, 곧 조지아도, 루마니아도, 헝가리도, 세르비아도, 우크라이나도 영 낯설다. 그렇다면 우리는 유럽에 대해 무엇을 아는 것일까? 유럽의 어제만이 유럽의 오늘을 말할 …
미디어 생산과 문학 평론 인간의 삶은 적자생존이다. 환경은 적합한 자를 찾고 우리는 조건을 탐색한다. 환경을 만드는 자는 누구인가?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 미디어는 인식과 반응의 동물, 곧 인간에게 세계상을 제공한다. 그러나 그 세계는 적절한가? 문학은 세계를 묻고 평론은 문학의 질문을 의심한다. 미디어 생산과 문학 평론은 현대 인간의 반응과 인식이다. …
개선을 위한 총선과 4·13 무의식 전쟁 가난한 사람, 여성, 아이, 약자들이 학대받고 모욕받는 사회, 어디인가? 대한민국? 도스토옙스키가 묘사한 19세기 러시아다. 총선은 개선을 위한 선택이다. 그런데 보수가 승리한다. 왜? 이성보다 더 강한 본능 때문이다. 차별과 편견, 불안과 공포는 우리 뇌를 보수로 만든다. 이것이 뇌의 생존 방식이다. 4월 13일, 개선을 위한 총선의 …
영화와 연극의 거짓말 영화에 실재는 없다. 우리가 울고 웃는 이유는 미장센 때문이다. 잡동사니와 풍경의 이미지와 이야기는 눈, 또는 뇌를 속인다. 1973년 초연된 연극 에서 청년은 마구간에 들어가 말들의 눈을 흉기로 찌른다. 이것은 실제 사건이었고 지방 관리와 판사는 충격에 휩싸인다. 말들은 무엇을 본 것일까? 우리는 무엇을 보는 것일까? 미장센 영화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