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라의 사랑 그리고 문학
겨울나라의 사랑 그리고 문학
눈보라와 칼바람에도 100년 전 그곳은 뜨거웠다. 볼셰비키의 붉은 깃발이 광장을 뒤덮었다. 유럽의 변방이자 아시아의 이국, 혁명으로 역사는 그 전과 후로 나뉘었으나 러시아의 사랑과 유머, 신화와 종교는 특유의 빛깔을 잃지 않았다. 문학도 그러했다.
눈사태 러시아의 베스트셀러 작가 빅토리야 토카레바의 소설이다. 음악과 가정밖에 모르던 이고리는 휴양소에서 우연히 한 여인을 만나 불륜을 저지르게 된다. 단 한 번의 선택에 주변의 수많은 것들이 변하기 시작한다. 토카레바의 문체는 그저 덤덤하지만 일상적 문제 및 인간의 내면과 다양한 갈등을 날카롭게 파고들어 우리 인생에서 진정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하게 만든다. 빅토리야 토카레바 지음, 김서연 옮김 |
두셴카 18세기 러시아에 프랑스 계몽주의 사상을 전파한 보그다노비치의 운문 소설이다. 푸시킨의 작품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에로스 신의 사랑에 대한 옛 신화를 기초로 쓰였지만 고대 그리스 신화의 고상하고 영웅적인 성격을 지양하고, 러시아 민속 시의 익살스러우면서 아이러니한 모티프를 폭넓게 차용했다. 이폴리트 보그다노비치 지음, 조주관 옮김 |
타라스 불바 니콜라이 고골의 소설이다. 16∼17세기 우크라이나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남성의 세계였던 카자크의 전형적인 삶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인물과 사건은 역사적 사실과 다르다. 고골은 상상 속 시공간에서 신화적 영웅을 묘사해 자신의 최대 관심사였던 러시아 정교회 신앙과 슬라브주의 애국심을 표현하고 있다. 니콜라이 고골 지음, 김문황 옮김 |
우리 시대의 영웅 천재 작가 미하일 레르몬토프의 유작들은 대부분 미완성이다. 완성작은 ≪우리 시대의 영웅≫뿐이다. 제정 러시아 시대 귀족 장교 페초린의 모험과 사랑을 그린 이야기로, 당대 러시아의 여러 계층과 문화를 풍부하게 살펴볼 수 있다. 레르몬토프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역자의 풍부한 해설이 독자의 깊은 이해를 돕는다. 미하일 레르몬토프 지음, 홍대화 옮김 |
리곱스카야 공작부인 레르몬토프의 미완성 연애소설이다. 사교계에서 유명해지고 싶은 장교 페초린과 노처녀가 되어 가는 아가씨 네구로바의 이야기다. 사교계의 보편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다. 레르몬토프는 제정 러시아 시대 귀족 사회의 단면을 통해 ‘세계’의 축소판을 형상화하고 있다. 다양한 서술 기법을 실험적으로 혼용했고, 러시아 문학사상 처음 리얼리즘 서술 기법을 시도했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미하일 레르몬토프 지음, 홍대화 옮김 |
체호프 유머 단편집 러시아 단편의 대가 안톤 체호프는 모스크바대학교에 다닐 적 생활비와 학비가 필요해 필명으로 유머 소설을 썼다. 100편이 넘는 유머 소설 중 스물한 편을 엮었다. 주로 대중의 어리석은 행태, 제정 러시아의 권위주의 풍조, 당대의 한심한 군상이 주제다. 이 시기 작품들은 후기 작품에 비해 작품성이 떨어지지만 이후 그의 문학에 자양분이 된다. 안톤 체호프 지음, 이영범 옮김 |
사모일로프 시선 1940년대 러시아 ‘전쟁 세대’를 대표하는 다비트 사모일로프의 시 70편을 엄선했다. 사모일로프는 남들이 ‘모던’과 ‘포스트모던’을 외칠 때 18세기부터 이어진 러시아 시의 전통을 소중히 했다. 때문에 그의 격조는 전쟁의 참상을 직접 겪고 시대의 비극을 그리고 있음에도 격하지 않고 담담하다. 전통의 흐름 속에서 진정성이 녹아 있는 그의 명시들을 감상해 보자. 다비트 사모일로프 지음, 박선영 옮김 |
2937호 | 2017년 12월 19일 발행
겨울나라의 사랑 그리고 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