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미디어에 나타난 별별 가족
<고딩엄빠> <나 혼자 산다> <물 건너온 아빠들> 등 변화하는 가족상 재현
동정녀 마리아가 예수를 잉태한 것은 신화다. 그러나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예능인 사유리는 현대 의학의 도움으로 결혼 없이 아이를 낳은 현실의 슈퍼우먼이다. 출산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내세우며 자발적인 비혼모의 삶을 선택한 그녀는 ‘결혼은 원치 않지만 아이는 원하는’ 일부 여성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에는 이른 나이에 부모의 책임감을 짊어진 고딩엄빠들이 등장한다. 철부지 불장난으로 낳은 신생아가 연일 버려지고 있는 현실에서 새생명을 포기하지 않고 기특한 선택을 한 이들에게 닥친 어려움과 갈등, 극복 과정을 보여준다. SBS <동상이몽-너는 내 운명>에서는 혈연주의를 넘어선 입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와 무자녀 부부, 그중에서도 난임을 경험한 부부의 사례가 가족 다양성의 외연을 확장한다. MBC <물 건너온 아빠들>에서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대한외국인 가족의 일상을 선보이기도 한다.
미디어는 당대 가족상을 재현하여 동시대성을 획득하는 동시에 오늘날 변화하는 가족상과 균열을 일으키며 역사성을 드러낸다. 혼인과 출산 이행의 변화로 인해 가족 구성의 모양새가 변하면서 방송 프로그램도 다양한 가족 형태를 대변하고 있다. 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프로그램에 등장하고, 이러한 미디어의 가족 다양성은 기존 가족 기능의 변화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결혼과 출산의 이행 변화로 가족의 규모는 축소되고 유형은 다양해지는 현실을, 시의성 있는 거시사회학적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방송에서 재현되는 다양한 가족의 삶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목적이다. 이 책을 통해 가족다양성을 재현하는 미디어의 역할을 살펴보는 동시에 가족 형태의 유형화가 만들어 낼 또 다른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경계(境界)를 경계(警戒)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200자평
미디어는 당대 가족상을 재현하여 동시대성을 획득하는 동시에 오늘날 변화하는 가족상과 균열을 일으키며 역사성을 드러낸다. 혼인과 출산 이행의 변화로 인해 가족 구성의 모양새가 변하면서 방송 프로그램도 다양한 가족 형태를 대변하고 있다. 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프로그램에 등장하고, 이러한 미디어의 가족 다양성은 기존 가족 기능의 변화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을 통해 가족다양성을 재현하는 미디어의 역할을 살펴보는 동시에 가족 형태의 유형화가 만들어 낼 또 다른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경계(境界)를 경계(警戒)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지은이
이은별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디어외교센터 전임연구원이다. 고려대학교 언론학과(현 미디어학부)에서 “튀니지의 한류 팬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류의 글로벌 수용에 관한 The Korean Wave: Evolution, Fandom and Transnationality (2017)의 챕터 “When Korean Wave flows into the Islamic world: Hallyu in Tunisia”를 저술하였다. 논문으로는 “한국의 중동·아랍·이슬람 보도 지형”(2022), “한국 영화 <7번방의 선물> 리메이크를 통해 본 한국-터키 문화 비교 연구”(2022),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그들’: 구소련권 여성 관련 유튜브 콘텐츠의 재현과 수용”(2022) 등이 있다. 문화연구자로서 현장과 학계를 오가며 글로벌 문화 수용을 탐색하고 있다.
차례
가족의 재발견
01 청년 1인 가구의 명암
02 결혼 안팎의 중년 1인 가구
03 노년 1인 가구의 자유와 고독
04 한부모 가족의 솔로 육아
05 돌아온 가족, 재혼 가족
06 무자녀 가족의 동상이몽
07 자발적 비혼모 가족의 등장
08 청소년 부모 가족의 역습
09 이웃집 다문화 가족의 조건
10 이방인의 이산가족
책속으로
<돌싱포맨>,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하는 이혼남들은 무해하다. 이들은 자신의 결혼 지위와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사교 모임에 참여하거나 동질 집단을 형성하여 사회적으로 완전한 고립 상태를 피한다. 특히 혼인 기간 동안 부부관계를 통해 육체적, 정서적 안정감을 경험한 이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관계 단절을 방지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친밀성을 확보한다.
_“02 결혼 안팎의 중년 1인 가구” 중에서
그간 혼자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를 편모, 편부 가정으로 일종의 결손가정으로 정의해왔다. 하지만 비혼부·비혼모 혹은 이혼 후 부모 중 한 명의 양육자와 함께 가족을 구성하는 형태가 증가하며 이들을 향한 차별과 편견의 시선을 거두어가고 있다. 한부모 가족이라는 용어로 전환한 만큼, 싱글맘과 싱글 대디가 꾸린 가족에 대한 돌봄이 필요한 때다.
_“04 한부모 가족의 솔로 육아” 중에서
부부가 다양한 사회적, 생물학적 원인으로 난임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지쳐가는 몸과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 것은 오롯이 여성의 몫이다. 실질적인 체외수정 시술이 시작되면 여성의 몸은 잉태와 그것을 지켜내기 위한 호르몬 투여를 묵묵히 받아내야 한다.
_“06 무자녀 가족의 동상이몽” 중에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도 이러한 부모의 마음을 담아내는데, 여자 친구의 임신 사실을 털어놓은 아들에게 홀로 아이를 키워 온 아버지는 이렇게 울분을 토한다. “너 아직 내 거야. 내 새끼야. 너 하나 잘 키워보겠다고 하루 종일 돼지 피 냄새 맡아가며 일하는데”라며 자식을 부모의 소유물이면서 동시에 자식을 위해서라면 밑도 끝도 없이 강요되는 희생을 드러낸다.
_“08 청소년 부모 가족의 역습” 중에서
서울의 다문화 공간은 정부 주도의 세계화 이전인 1990년대 중반 교육과 생계를 목적으로 형성된 연희동 차이나타운, 동부 이촌동 일본 마을, 반포동 프랑스 서래마을과 1990년대 중반 이후 본격적인 세계화로 경제적 목적에 따라 형성된 조선족 마을, 무슬림 마을과 같은 민족별 게토(Ghetto)가 있다.
_“10 이방인의 이산가족”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