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오키나와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독특한 문화를 가진 리조트 섬으로 알려져 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에서 유일하게 지상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당시 전쟁으로 오키나와 주민의 4분의 1이 희생되었다는 통계만으로도 혹독한 전쟁이 남긴 상처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한 후에 오키나와는 27년 동안 미군 지배를 받게 된다. 과거 독립국이었던 류큐 왕국(1429∼1879)이 일본에 흡수되고 미군 통치를 받는 등, 1972년 일본에 반환되기까지 역사적으로 수차례나 큰 변화를 겪어야 했다.
〈가타부이, 1972〉는 이런 오키나와를 테마로 1972년의 오키나와 반환을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맞이했는지 상상해 보는 작품이다. 총리와 일왕, 오키나와 지사가 실제로 발언했던 축사가 희곡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배치되어 반환 당시의 상황을 현실감 있게 소환한다. 사탕수수 농가인 세이지 가족을 중심으로 도쿄의 대학생인 스기우라, 술집에서 일하는 유미라는 여성이 등장해 잊어서는 안 될 오키나와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오키나와를 둘러싼 현실의 문제의식을 환기한다.
오키나와의 고유한 문화에는 27년에 걸친 미군정기 영향도 있지만 일본 본토와는 확연히 다른 아열대 기후도 한몫한다. ‘가타부이(片降り)’는 아열대 기후에서 내리는 소나기를 의미한다. 한쪽에서는 먹구름에 엄청난 비가 내리는데 다른 한쪽은 맑게 갠 화창한 날씨를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오키나와를 몸소 체험하고 조금이라도 자신이 가능한 일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스기우라처럼, 한쪽에서 내리는 비를 그냥 보고만 있지 말고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겠냐고 넌지시 말을 걸어온다.
200자평
1972년 오키나와 반환을 소재로 한 희곡. 총리와 일왕, 오키나와 지사가 실제로 발언했던 축사가 희곡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 배치되어 당시 상황을 현실감 있게 소환한다. 쓰루야난보쿠 희곡상, 하야키와 ‘비극희극’상을 수상한 나이토 유코의 대표작이다.
지은이
나이토 유코(内藤裕子, 1975∼)
극작가, 연출가다. 극단 ‘연극집단 엔(演劇集団円)’ 연출부 소속이자 극단 ‘green flowers’ 창립 멤버다. 면밀한 취재를 바탕으로 한 작품을 집필한다. 온기 어린 시선으로 그려 내는 가족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테마를 담아내는 작가로 정평이 나 있다.
옮긴이
심지연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일본 근대 연극 연구로 박사 학위 취득 후, 2년 동안 부경대학교 강사를 거쳐 현재는 희곡 번역, 드라마터그, 연극 리뷰 집필 등을 병행하고 있다. 한일연극교류협의회 운영위원, 일한연극센터 전문위원이다. 2011년부터 20여 편의 한일 희곡 작품을 번역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프롤로그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에필로그
해설
지은이에 대해
나이토 유코 연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세이지 : 유미를 구하고 싶었다면, 그 사람도 구해야 했어. 그렇지 않으면 유미를 구한 게 아닌 거야. 그 애는 정말로 착한 아이였으니까.
1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