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간계와 사랑>은 절대군주와 귀족계급에 대한 사회적, 정치적 도전장이며, 시민비극의 최고봉을 이룬다. 시민비극은 독일 역사상 일정한 기간에 나타난 희곡의 장르로서 일종의 시대극이다. 시대극은 물론 시대적 배경이 바뀌면 시의성을 잃게 된다. 그러나 <간계와 사랑>은 오늘날까지도 독일의 무대에서 생명력을 자랑하는 ‘스테디셀러’다. 이 극작품이 시대극이면서 동시에 그것을 뛰어넘는 문학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론에는 비극의 주인공은 왕이나 귀족과 같이 고귀한 신분이어야 한다는 신분 조항이 있는데, 시민계급을 비극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것은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발상이었다. 이제 시민들도 당당히 비극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실러의 극작품 중에서 동시대의 사회 및 정치적인 문제를 다룬 희곡은 <간계와 사랑>이 유일하다. 또한 <간계와 사랑>은 희곡 구성과 극적인 사건의 전개가 치밀하게 잘 짜여 있어서 가히 희곡 작법의 교범이 될 만하다. 독일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간계와 사랑>은 오늘날 연극으로서뿐만 아니라 문학작품으로서도 많은 사람들의 애호를 받고 있어서 우리가 꼭 읽어야 되는 고전 작품이다.
200자평
독일의 ‘국민작가’, 실러의 희곡 <간계와 사랑>은 구성과 사건의 극적 전개가 치밀하게 짜여 있어서 희곡 작법의 교범이라 불린다. 연인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 속에서 당시의 사회적, 정치적 문제점을 보여주는 <간계와 사랑>은 오늘날까지도 시대를 뛰어넘은 생명력을 자랑한다.
지은이
프리드리히 실러(Friedrich Schiller, 1759∼1805)는 독일 서남부의 네카르 강변에 있는 마르바흐의 소시민 가정에서 1759년 11월 10일 태어났다. 신앙심이 깊었던 그는 신학을 전공해 목사가 되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영주(領主)인 카를 오이겐 공작의 명에 의해서 사관학교에 입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여기서 8년 동안 휴가도 없이 엄격한 스파르타식 교육을 받았다. 처음엔 법학을 공부했으나 의학으로 전공을 바꾼 그는 졸업 후 슈투트가르트에서 하급 군의관이 됐다. 학생 시절에 그는 몰래 문학작품을 탐독하며 습작을 했다. 철학교수 아벨의 권유로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탐독한 것은 충격적인 체험이었다.
실러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괴테와의 만남이었다. 1794년부터 괴테와 실러의 본격적인 친교가 시작되었는데, 이들은 자주 만나서 문학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많은 서신을 교환하며 공동 작업을 했다. 특히 1802년에는 실러가 예나에서 바이마르로 이사를 해 그들의 친교와 공동 작업은 더욱 강화됐다. 실러는 1805년 5월 9일 오랫동안 앓던 지병으로 바이마르에서 사망했다.
46세의 나이로 마감한 실러의 일생은 결코 화려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소도시에서 태어나 평생 소도시에서만 살았다. 그가 가본 대도시는 1804년 봄에 약 4주간 여행한 베를린뿐이었다. 물론 당시엔 여행하기가 지극히 어렵긴 했지만 그는 평생 빈이나 파리를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옮긴이
이원양은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독어독문학과와 같은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문학박사). 독일 괴테인스티투트디플롬을 받았고 쾰른 및 함부르크 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연구했으며 뮌헨 대학교 연극학연구소에서 연극학을 연구했다. 한국브레히트학회 회장, 한국독일어교육학회 회장, 한국독어독문학회 회장 그리고 한양대학교 문과대 학장을 역임했으며, 독일연방공화국 정부로부터 1등십자공로훈장을 받았다. 현재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 명예교수이며 한국브레히트연극연구소(Bertolt-Brecht-Zentrum Korea) 소장이다.
지은 책으로는 ≪브레히트 연구≫(1984), ≪독일어 기초 과정≫(1995), ≪우리 시대의 독일 연극≫(1997), ≪독일 연극사≫(2002), ≪만나 본 사람들, 나눈 이야기≫(2006), ≪이원양 연극 에세이≫(2010) 등이 있고 번역서로는 ≪한국의 봉함인≫(2005), ≪베르톨트 브레히트≫(2007) 등이 있다. 번역 희곡으로는 브레히트의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2006), <서푼짜리 오페라>(2006), <아르투로 우이의 출세>(2008), 크뢰츠의 <거세된 남자>(1987), <수족관>(1988), 슈트라우스의 <재회의 3부작>(1997), 브라운의 <베를린 개똥이>(2007), 실러의 <간계와 사랑>(2008), <빌헬름 텔>(2009), <발렌슈타인>(2012), 호르바트의 <빈 숲 속의 이야기>(2009), 클라이스트의 <펜테질레아>(2011), 폰 마이엔부르크의 <못생긴 남자>(공역, 2011) 등이 있다. 2010년 7월 밀양연극촌에서 <햄릿> 공연 사진전 <햄릿과 마주보다>를 가졌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제1막
제2막
제3막
제4막
제5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지은이 연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루이제: (…) 이 이슬방울처럼 보잘것없는 인생… 페르디난트에 대한 꿈만 한 번 꿔도 다 말라버리지요. 이승에서는 그를 단념하겠어요. 그 후엔, (…) 신분의 차이가 없어지면… 증오할만한 신분상의 제약이 우리에게서 벗겨지면… 인간이 오로지 인간일 때가 되면… 나는 처녀성밖에는 몸에 지닌 것이 없지만… 하느님이 오시고 마음의 가치가 올라가면 (…), 그러면 나는 부자가 될 거예요. (…) 그러면 나는 고귀해질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