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발바리’로 시대를 풍미한 크리에이터 강철수를 논하다
배우 이효정, 김상중, 이덕화, 박중현, 권오중. 이들의 공통점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영화에서 한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것이다. 이들의 연기한 캐릭터는 바로 ‘달호’, 별칭 ‘발바리’다. 이들은 각각 영화 <발바리의 추억>, <돈아돈아돈아>, <사랑의 날서>, <백수스토리>, <헬로! 발바리>에서 달호를 연기했다. 그리고 이 영화들은 모두 강철수의 만화를 그 원작으로 한다.
1970년대와 1980년대 ‘발바리’로 시대를 풍미한 작가 강철수를 단순히 ‘만화가’로 지칭하는 데는 모자람이 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시나리오를 직접 쓰기도 했고, TV드라마 <호랑이선생님>의 대본을 쓰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아마추어 바둑기사로도 유명하다. 그의 바둑에 대한 사랑은 <바둑 스토리>라는 작품으로 연결된다. 이토록 다재다능한 작가 강철수는 그래서 ‘만화가’라기보다는 전방위 ‘크리에이터’다.
이 책은 강철수의 작품론이자 작가론이다. 중학교 3학년 때 프로만화가로 데뷔한 이래 아동만화를 거쳐 1974년 <사랑의 낙서>로 본격적인 성인만화로 한국만화사에 이정표를 긋고, 우리나라 최초의 바둑만화 <바둑 스토리>를 발표 전문 만화의 문을 열기도 한 그의 작품을 시대순으로 살펴본다. 아울러 시대와 함께 고초를 겪었던 그의 인생도 짚어보고 있다. 한국 만화의 전성기의 한 축을 이끈 강철수의 작품세계를 일견할 수 있다.
200자평
강철수는 십대 시절 <명탐정>으로 데뷔한 이후 1960, 1970년대 다양한 어린이 만화를 선보였다. 1974년 <사랑의 낙서>를 통해 한국 성인 만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이후 <팔불출>, <발바리의 추억>, <돈아돈아돈아> 등 히트작을 내놓았다. 이런 작품들을 통해 ‘발바리’를 자신의 대표 캐릭터로 만들었으며, 주요 작품마다 영화나 드라마로 옮겨져 그의 이름은 미디어믹스 사례에서도 빠질 수 없는 이름이 되었다. 만화 외에도 영화, 방송, 연극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의 재능을 선보인 전천후 창작자다.
지은이
김성훈
만화 콘텐츠 기획사 (주)재담미디어 부장이다.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한겨레출판만화 학교(기초반)와 한국만화문화연구원을 수료했으며,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에서 “만화정책의 개선방향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계간만화≫ 편집기자, 디지털 웹진 ≪비트≫ 편집위원 등을 거쳤으며, 만화비평모임 ‘엇지’ 연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만화웹툰작가평론선)고행석』(2019), 『(만화웹툰작가평론선)이상무』(2018), 『(만화웹툰작가평론선)김동화』(2018), 『(만화웹툰작가평론선)조석』(2018), 『한국 만화 미디어믹스의 역사』(2014), 『한국 만화비평의 쟁점』(2014), 『한국의 만화가 1, 2』(공저, 2010), 『조선을 그린 이두호』(공저, 2008), 『한국 만화비평의 선구자들』(2007), 『만화 속 백수 이야기』(2005), 『북한만화의 이해』(공저, 2005) 등이 있다.
차례
전방위 크리에이터, 강철수
01 데뷔작 그리고 초기작들
02 성인 만화의 출발점, <사랑의 낙서>
03 바둑 소재 전문 만화, <바둑스토리>
04 독특한 시대극, <팔불출>
05 차별화된 스릴러, <내일뉴스>
06 1980년대 성인 만화 대표작, <발바리의 추억>
07 1990년대 미디어믹스 대표작 <돈아돈아돈아>
08 발바리 회사원이 되다, <밤사쿠라>
09 다재다능한 크리에이터
10 한국 만화, 검열 그리고 강철수
책속으로
본인의 만화를 직접 시나리오로 각색하거나 드라마 대본작업을 진행한 것 외에도 강철수의 다재다능함은 그를 만화가로 국한시키지 않는다. 우선 방송작가로서의 활동은 만화가의 이력에 버금갈 정도다. 1980년대 초반 큰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호랑이 선생님>의 대본을 그가 맡았던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_ “전방위 크리에이터, 강철수” 중에서
하지만 그의 데뷔는 이미 1960년(문헌에 따라 1959년이라고 적힌 곳도 있다)에 이뤄졌으니 당시 그의 나이는 채 스무 살도 되지 않은 10대 청소년이던 시기다. 데뷔작인 <명탐정>은 탐정소설에서 힌트를 얻어 창작한 작품이다(김두호, 2009.6.17).
_ “01 데뷔작 그리고 초기작들” 중에서
1970년대에 발표된 <바둑스토리>는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이 만화적 상상력과 조화된 작품이다. 실제 기보를 이야기 속에 가져와 바둑에 대한 전문가적인 해설과 함께 주인공에게 얽힌 사연을 풀어 나감으로써 극적 재미도 놓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2000년대 하나의 장르로 안착한 이른바 ‘전문 만화’ 계통에 속하는 선구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_ “03 바둑 소재 전문 만화, <바둑스토리>” 중에서
<내일뉴스>는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는다’는 고전적인 테마를 형상화한 반면, 그렇게 굴러들어온 복덩어리가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미래를 예측하는 요물’이라는 사실에서 당시 유행한 작품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 준다. 즉 동시대 어린이 만화에서는 접하기 쉽지 않은 판타지 심리극 혹은 스릴러라는 장르적 특징을 구현한 것이다.
_ “05 차별화된 스릴러, <내일뉴스>” 중에서
강철수의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린 작품은 뭐니뭐니해도 <발바리의 추억>이 될 것이다. ‘달호’라는 주인공을 한국 만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 캐릭터로 자리 잡게 만든 것은 물론, 주인공 달호의 이름보다 ‘발바리’라는 별칭이 더 유명해진 것 또한 이 작품이 가져온 유명세라 하겠다. 1989년에는 영화로 옮겨진 데 이어 2003년에는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으니 흔치 않은 다채널 미디어믹스의 사례로도 꼽히는 작품이다.
_ “06 1980년대 성인 만화 대표작, <발바리의 추억>”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