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경제학은 현실에 대답해야 한다.
숫자와 공식의 ‘경제학’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현실에 대답하기 위해 ‘경제학들’을 귀환시킨다.
왜 ‘경제학들’인가?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학은 수학과 공식의 주류 경제학 위주로 편성되어 ‘경제학’이 곧 ‘수학’을 말하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의 중심이 되는 것은 경제사상사다. 경제학을 만든 아이디어들을 돌아보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들에는 역사와 이야기, 오류와 정답이 있다. 이 책은 하나의 공식으로는 관통되지 않는 역사적 삶의 흔적들이 ‘경제학’이 아닌 복수의 ‘경제학들’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책은 『경제학의 귀환』이 아니라 『경제학들의 귀환』이다.
무엇이 귀환하는가?
경제사상가들이 귀환한다. 24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오늘날 토마 피케티까지 경제사상사의 거장들이 우리나라 경제학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귀환한다. 이 책은 2021년 사회과학연구회와 KB금융공익재단이 연 <경제학 고전 강의>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경제사상가들의 삶과 아이디어를 밀도있게 정리했다. 나아가 사상가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지금-여기의 문제에 대답하고자 했다.
어떻게 대답하는가?
질문을 허공에서 시작할 수는 없다. 대답하기 위해선 질문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독자들에게 아이디어를 던짐과 동시에 질문을 얻었다. 강의 현장에서 독자들이 궁금할 법한 청중들의 생생한 질문을 모았다. 누군가는 데이비드 리카도가 살아있다면 보유세를 어떻게 평가할지 물었다. 또 누군가는 카를 마르크스가 인공지능 노동을 어떻게 평가할지 물었다. 필자들은 현장에서의 답변을 충실히 보완해 원고로 남겼다. 이 방식으로 동시대를 관통하는 질문과 대답들을 모을 수 있었다.
그 대답은 유효한가?
물론이다. 이 책은 경제학들로 가득한 열두 개의 내러티브다. 내러티브는 유연하다. 맥락이 있다. 이 책의 내러티브는 시장경제를 말해야 할 때 애덤 스미스로 시장경제를, 착취를 말해야 할 때 마르크스로 착취를, 기본소득을 말해야 할 때 판 파레이스로 기본소득을 말한다. 그러나 경제 위기를 말해야 할 때는 열두 개의 내러티브가 여러 소리를 내며 독자를 자극한다. 하나의 경제학 공식으로는 내러티브를 만들 수 없다. 『경제학들의 귀환』이 제공하는 대답이 유효한 이유는 간단하다. 당신이 무엇을 고민하든, 이 책에서 그 고민을 만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고민이 기다리던 내러티브를 말이다.
200자평
한국사회과학연구회가 기획하고 KB금융공익재단이 후원한 <경제학 고전 강의>가 책으로 태어났다. 강의자들은 아리스토텔레스부터 토마 피케티까지 경제사상사의 거장 12명을 소개했다. 이 책은 강의의 내용을 보완해 사상가들의 아이디어가 우리나라 경제 현안에 어떤 답을 줄 수 있는지 충실히 기록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강의 현장에서의 질문들을 모아 강의자들의 심도 깊은 대답을 담았다. 수학과 공식 위주의 주류 경제학뿐만 아니라 카를 마르크스 등의 비주류 경제사상가의 문제의식들이 이 책에 담겼다. 부동산, 기본소득 등 우리의 현실에 대답할 수 있는 경제학의 내러티브들이 이 책 안에 있다.
지은이
홍훈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다. 연세대학교와 뉴욕 사회과학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후, 경제사상, 정치경제학, 경제이념, 행동경제학 등을 가르치며 연구해왔다. 현재는 신고전학파 경제학의 이념과 이론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박순성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다. 북한연구학회 편집위원장, 한국사회경제학회 편집위원장,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소장, 민주정책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북한 주민 인도적 지원과 인권개선운동을 전개하는 ‘좋은벗들’ 이사를 맡고 있다.
박만섭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다. 학생들에게 대부분의 경제학 교과서가 취하는 시각과 다른 시각으로 경제와 경제학을 보도록 가르치고 있다. 정치경제학, 경제와 철학, 자본과 분배, 화폐와 성장 등에 관하여 연구한다.
조은주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부교수다. 현재 한국인구학회와 한국가족학회 이사, ≪한국사회학≫과 ≪사회와역사≫ 편집위원을 맡고 있으며, 생산·재생산 메커니즘과 통치성에 관심을 갖고 인구와 가족을 연구하고 있다.
김양희
동경대학교 경제학 박사다. 삼성경제연구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을 거쳐 대구대학교 경제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대학을 휴직하고 국립외교원에서 개방형 직위인 경제통상개발연구부장을 맡고 있다.
박동천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정치철학을 강의한다. 철학과 정치, 역사의 다양한 주제들을 연구하며, 지적인 담론의 실천적 함의에 주목한다. 실천적으로 공허한 어법에 빠지지 않을 길을 탐색하는 데 특히 주력한다.
류동민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공분야는 노동가치론의 수리적 해석이다.
안현효
대구대학교 일반사회교육과 교수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단법인 혁신더하기연구소 소장으로, 고등교육정책, 화폐정책, 기본소득, 에너지와 전력 등 경제 문제를 연구한다.
김진방
인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조교수로 경제학의 역사와 방법을 연구해왔고, 귀국 후 한국 재벌에 대한 실증 연구를 수행했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학교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헨리 조지 경제학을 연구했다. 토지 연구로부터 한국의 부동산 정책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유종성
가천대학교 가천리버럴아츠칼리지 겸 사회정책대학원 교수다.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YMCA 전국연맹 간사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실장 및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공공정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종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다. 요크대학교 정치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막스플랑크사회연구소, 카를로스 3세 왕립대학, 컬럼비아 법학대학 연구교수로 재직했다. 2014년 미국 진화경제학회에서 올해의 논문상을 받았다.
차례
경제학 고전에서 삶의 길을 찾다 / 이일영
Ⅰ 경제학의 대답: 역사
01 아리스토텔레스와 시장경제 / 홍훈
02 애덤 스미스와 ‘애덤 스미스 문제’ / 박순성
03 데이비드 리카도와 『정치경제학 원리』 / 박만섭
04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와 인구, 디스토피아 / 조은주
05 프리드리히 리스트와 21세기 보호주의 / 김양희
06 존 스튜어트 밀과 사회적 자유주의 / 박동천
07 카를 마르크스와 오늘날의 『자본론』 / 류동민
08 피에르 조제프 프루동과 미완의 혁명 / 안현효
09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와 한계혁명 / 김진방
Ⅱ 경제학의 대답: 현실
10 헨리 조지와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 / 전강수
11 필리프 판 파레이스와 실질적 자유, 기본소득 / 유종성
12 토마 피케티와 조세국가 / 김종철
시대와 경제학 고전을 읽다 / 이일영, 류동민, 정준호, 전병유, 허현희
책속으로
변화와 불안의 시대에는 섣부른 독단과 강변보다 교과서를 만든 아이디어의 벽돌을 다시 살펴보는 공부가 요구된다. 경제학 아이디어의 다양한 뿌리를 살피다 보면 국가의 정책결정이나 개인과 기업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용기와 지혜를 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머리말_“경제학 고전에서 삶의 길을 찾다” 중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은 최저임금, 교육, 주거, 의료 등과 공공재에 대한 가격 규제 등 국가의 정책과 법을 통한 가격 관리와 친화력을 지닌다.
01_“아리스토텔레스와 시장경제” 중에서
무조건적 기본소득을 받게 되면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든 소득이 추가로 늘어나게 되므로 유급 노동이 지금보다 훨씬 더 늘어나게 된다. 판 파레이스는 이 경우 과잉 노동을 하면서 자신이 놀고먹는 사람들을 위해 착취당한다고 느끼는 사람들과 노동에서 배제되었다고 느끼는 실업자 간의 긴장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11_“필리프 판 파레이스와 실질적 자유, 그리고 기본소득” 중에서
대중들은 경제학의 내러티브를 원한다. 경제위기가 발생하는데 이게 왜 일어나는지, 소득 분배가 악화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그런데 현대 경제학자들은 도구를 다루는 것은 익숙하지만 내러티브에는 익숙하지 않다.
대담_“시대와 경제학 고전을 읽다” 중에서
공부는 박제된 것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계속해서 변화가 필요하다. 마르크스든 리카도든, 다른 세계에서는 또 다른 얘기들을 할 수 있다. 균형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이 책이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대담_“시대와 경제학 고전을 읽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