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자평
정보 통신 기술 발달과 초연결 사회를 향한 변화 속에서 공유경제가 새로운 경제 형태로 등장했다. 자본주의 경제를 대체할 정도는 아니지만 소유를 기반으로 한 기존 경제를 보완하는 저력을 보여 주고 있다. 이제는 차량이나 숙박 공유 수준에 머물지 않고 공공 영역 등 더욱 다양한 분야까지 확산되고 있다. 공유경제는 창조적 파괴의 전형적인 사례로 사회에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변화와 같은 맥락에서 발전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더 나아가 공유의 가치는 경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영향을 주는 공유 사회의 길을 열고 있다. 공유 가치는 사회 양극화, 민주주의 퇴조, 신뢰 상실 등 여러 사회적 문제의 새로운 해결 방식을 제시하는 패러다임으로 볼 수 있다.
지은이
김대호
인하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다. 방송위원회 선임연구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을 역임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 프랑스 르아브르대학교, 일본 와세다대학교 등의 교환교수를 지냈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 회장을 지냈고, 한국방송학회, 한국언론학회 등의 연구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을 역임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자체평가위원, 방송통신정책자문위원, 금융위원회의 금융혁신위원, 디지털방송추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이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이사, KT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사회 우수학자로 선정되었다. 주요 연구 분야는 4차 산업혁명에서의 ICT와 거버넌스다. 저서로 『4차 산업혁명』(2016), 『인터넷 거버넌스』(2015), 『인간, 초연결 사회를 살다』(공저, 2015), Who Owns the World’s Media?: Media Concentration and Ownership around the World(공저, 2015), 『ICT 생태계』(공저, 2014), 『콘텐츠』(공저, 2013), 『미디어 생태계』(공저, 2011) 외 다수가 있으며, 국내외 학술지에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차례
01 공유경제의 등장
02 공유의 가치
03 소비 공유경제
04 생산 공유경제
05 한국의 공유경제
06 세계의 공유경제
07 지방자치단체의 공유경제
08 공유경제와 사회적 자본
09 공유경제 거버넌스
10 공유 사회로 가는 길
책속으로
2002년에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창시자 중 한 명인 요차이 벵클러(Yochai Benkler)가 ‘공유 자원에 기반을 둔 동료 생산(commonsᐨbased peer production)’을 제시했다. 벵클러의 이 개념은 네트워크 정보 경제(networked information economy)의 큰 틀과 같은 맥락에서 나온다. 네트워크 정보 경제는 탈중심적인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에서 사회 전체에 정보, 지식, 문화가 흐르는 경제를 말한다. 벵클러는 이 네트워크 정보 경제에서 생산성과 성장은 20세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지속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비시장(nonᐨmarket) 생산이 실물경제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탈중심적인 생산과 분배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았다.
‘공유경제의 등장’ 중에서
클레이 셔키(Clay Shirky)는 공유의 획기적인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1600년대의 과학사를 예로 들었다. 당시 화학자나 연금술사는 모두 동일한 도구를 사용하고 동일한 환경에서 일하면서 화학을 각자의 분야에서 활용했다. 그런데 연금술사와 달리 화학자들은 화학을 과학의 발전으로 이끌었다. 클레이 셔키는 그 원동력을 공유의 문화에서 찾는다. 연금술사의 문제는 납을 금으로 바꾸는 데 실패한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게 없는 무익한 실패를 거듭했다는 것이다. 연금술사가 밀실에서 비밀스럽게 작업한 데 비해 화학자들은 연구 내용을 공유했다는 것이다.
‘공유의 가치’ 중에서
신뢰가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신뢰는 위험과 불확실성을 흡수해 사회의 복잡성을 감소시킨다. 또한 신뢰는 사회 구성원 간의 소통과 거래 등에 따르는 거래 비용을 감소시킨다. 특히 공유경제는 서로 모르는 개인 사이의 거래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거래 자체에 위험과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이에 따라 거래 상대를 파악하고 소통하는 데 많은 거래 비용이 요구된다. 최근 숙박 공유에서 빈발하는 문제 등은 신뢰에 타격을 주어 공유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신뢰가 없다면 공유경제는 많은 거래 비용의 부담을 주고 실현을 어렵게 한다. 따라서 신뢰에 대한 상호 인식이 가능한 소셜 네트워크가 이러한 거래 비용을 크게 줄여 준다.
‘공유경제와 사회적 자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