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자평
곽백수는 치열하게 노력하는 작가다. 마땅한 스승도 없었고 정규 만화 교육을 받지도 않은 곽백수를 지금의 탁월한 만화가로 만든 것은 만화에 대한 사랑과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 가려는 그의 강렬한 의지다. 만화가가 되겠다는 의지, 노력과 함께 곽백수의 작품 세계를 만든 것은 현실에 관한 그의 따뜻한 시선과 관심, 그리고 독자와의 열려있는 소통의 자세다. 그의 작품에서 우리가 평범한 것들을 긍정하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꿈꾸는 세계관을 발견할 수 있는 건 이 때문이다. 이 책은 곽백수 작품을 분석해 그의 독특한 이야기 세계의 구성 원리, 세계관, 감수성의 근원을 정리하는 책이다. 또한 곽백수 만화의 진화 과정을 통시적 관점에서 전체적으로 조망한다.
지은이
채희상
한신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홍보학부 부교수다. 서강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 사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영상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디어 스토리텔링 방식의 변화에 관한 관심을 바탕으로 영화, 게임, 웹툰, 드라마 등을 연구하고 있다. 저서로웹툰의 매체전환(2018), 논문으로 “방송드라마 모듈화 사례연구”(2017), “웹툰적 리얼리즘에 관한 탐색적 연구”(2017), “영화 <귀향>의 세 겹의 현재에 관한 연구”(2017), “웹툰의 매체 전환 과정에 관한 연구: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중심으로”(2014), “영화의 디지털 게임성 수용에 관한 연구: <인셉션> 분석을 중심으로”(2013), “<북촌방향>의 내레이션 전략에 관한 연구”(2013) 등이 있다.
차례
01 명랑만화, 곽백수 만화의 시원
02 <트라우마>, 곽백수식 이야기 세계의 탐색
03 <가우스전자>, 곽백수식 이야기 세계의 완성
04 브랜드 웹툰, 곽백수식 이야기 세계의 확장
05 <만화로 외우는 한자 암기박사>, 교육만화의 전범
06 <미친 소 릴레이>, 웹툰 저널리즘의 실현
07 <가우스전자>, <미생>, <송곳>: 직장 현실을 그리는 세 가지 방법
08 캐릭터가 구축해 나가는 이야기 세계의 즐거움
09 상식과 평범함을 긍정하기
10 캐릭터 웹툰에서 스토리 웹툰으로의 여정
책속으로
웹툰 작가들도 특정 시사 현안에 관한 의견을 자신의 작품에 담아냄으로써 적극적으로 저널리즘 활동에 참여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자신의 홈페이지, 인터넷 신문, 잡지, 소셜 미디어 등 웹툰 작가가 자신의 의견을 표명할 기회가 비약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현실에 관한 웹툰 작가들의 의견을 담은 작품들도 늘어나고 있다. <가우스전자>를 통해 한국의 직장 현실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관한 따뜻한 시각을 보여 주었던 곽백수도 동료 웹툰 작가들과 함께 저널리스트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미친 소 릴레이>, 저널리즘의 실현’ 중
<가우스전자>는 <미생>, <송곳>과는 다른 층위에서 직장 현실을 그린다. 두 작품이 직장에서의 ‘개인의 생존(<미생>)’, ‘생존을 위한 연대(<송곳>)’를 다룬다면 <가우스전자>는 직장에서의 일상을 다룬다. 직장인들이 직장 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펼쳐진다. 독자들은 이야기 세계 속 등장인물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미생>, <송곳>과는 다르게 등장인물보다는 그들이 처한 상황에 공감한다. 극화와 명랑만화라는 장르의 차이는 이를 좀 더 극대화한다. <가우스전자>의 등장인물은 감정이입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직장 현실에 대한 ‘풍자’를 위한 상황 전개의 구성 요소로 기능한다. <가우스전자>는 풍자를 통한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독자를 유머의 대상인 등장인물로부터 소외시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가우스전자>, <미생>, <송곳>: 직장 현실을 그리는 세 가지 방법’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