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근본중송≫의 산스크리트어 게송 원문 번역
이 책은 ≪근본중송≫의 산스크리트어 게송 원문을 가장 온전히 담고 있다고 평가받는 ≪중론게송총람(中論偈頌總覽)≫을 원전으로 삼아 번역했다. 이 외에도 산스크리트어본·티베트어본·한문본의 모든 판본을 대조해 내용의 정확성을 기했다. 각 게송에는 주요 용어의 산스크리트어 원문을 각주로 달아 총체적 이해를 도왔으며, 여기에 ≪근본중송≫의 저자인 나가르주나가 직접 저술한 주석서 ≪무외소≫를 번역해 보완함으로써 이해의 깊이를 더했다.
나가르주나가 직접 쓴 주석서 ≪무외소≫ 티베트어 원문 번역 첨가
≪근본중송≫은 게송, 즉 노래로 구성된 책이지만 불교의 심오한 철학을 담고 있어 그 뜻을 바로 알기가 매우 어렵다. 이 책에 대한 주석서가 여러 종 나와 있는 것이 그에 대한 방증이다. 불교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중론≫ 역시 나가르주나의 대표 저술로 잘못 알려져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근본중송≫에 대해 청목(靑目)이라는 사람이 쓴 주석서다. ≪중론≫ 외에도 ≪무외소(無畏疏)≫ ≪순중론의입대반야바라밀경초품법문(順中論義入大般若波羅蜜經初品法門)≫ ≪불호주(佛護註)≫ ≪반야등론석(般若燈論釋)≫ ≪대승중관석론(大乘中觀釋論)≫ ≪명구론(明句論)≫이 ≪근본중송≫의 대표 주석서다. 이 중에서 나가르주나가 직접 저술한 주석서가 바로 ≪무외소(無畏疏)≫다. 역자 이태승은 ≪무외소(無畏疏)≫의 티베트어 원문을 번역해 덧붙여서 알기 어려운 ≪근본중송≫의 이해를 도왔다.
중관철학 전공자의 정확한 번역과 해설
이 책의 역자 이태승은 인도 불교 사상, 특히 중관철학이 전공이다. 불교의 근본 철학을 담은 ≪근본중송≫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자 수많은 사상가들이 출현해 주석하고 해설했는데, 이들 사상가들이 불교의 사상적 계보를 이룬 것이 곧 중관학파(中觀學派)다. 중관론자(中觀論者) 또는 공성론자(空性論者) 등으로 불리는 이 사상가들은 후대 새롭게 성립하는 유식학파(唯識學派) 사상가들과 더불어 불교철학의 근간을 이루었다. 역자 이태승은 동국대학교 인도철학과를 거쳐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일본 고마자와(駒澤)대학에서 중관철학을 전공해 불교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위덕대학교 불교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전문가의 솜씨로 ≪근본중송≫에 담긴 깊은 뜻뿐만 아니라 게송의 노래로서의 느낌까지 정확하게 번역했다.
200자평
인도 대승불교의 철학적 체계를 확립한 불교 사상가 나가르주나의 대표 저술이다. 불교의 근본 교설이 부처님이 말씀하신 연기(緣起)임을 밝히고 전체 27장 450여 게송에 걸쳐 이를 논증한다. ≪근본중송≫은 게송, 즉 노래이지만 불교의 심오한 철학을 담고 있어 그 뜻을 바로 알기가 쉽지 않다. 위덕대 불교학과 교수이자 중관철학 전공자인 역자 이태승이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나가르주나가 직접 저술한 주석서 ≪무외소≫를 번역해 덧붙였다. 전문 해설과 장별로 게송의 핵심을 요약한 표도 함께 수록했다.
지은이
나가르주나[Nāgārjuna, 약 150∼250, 한역 용수(龍樹)]는 인도 대승불교의 철학적 체계를 확립한 불교 사상가다. 그는 ‘제2의 석가’, ‘8종의 조사(祖師)’ 등으로 불릴 정도로 불교 역사상 큰 영향을 끼치며 명성을 날렸고, 후대 그의 이름을 딴 다수의 저술과 행적이 생겨났다. ≪근본중송≫의 저자로서 대승불교의 체계를 확립한 것 외에 밀교의 학자 내지는 연금술사로서 기이한 행적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남인도의 브라만 집안 출신으로, 베다를 비롯한 브라만의 학문을 두루 공부하고, 불교에 출가한 뒤 불교의 여러 전적을 섭렵했다. 그에 만족하지 않고 대승경전을 배워 그 사상적 체계를 확립했다. 후대 남인도에 돌아와 당시 샤타바하나 왕조에 도움을 주고 현실 정치 등에 대해서 조언하기도 했다. 오늘날 댐 건설로 수몰된 남인도의 ‘나가르주나콘다’가 그의 주요한 활동지로 전해진다.
옮긴이
이태승은 1961년생으로 강원도 영월에서 태어났다. 1980년 동국대학교 인도철학과에 입학하고, 1986년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일본 고마자와(駒澤)대학에 유학해 1994년 3월 불교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전공 분야는 인도 후기 대승불교 중관철학이다. 현재 위덕대학교 불교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 ≪을유불교산책≫ ≪인도철학산책≫ ≪실담자기와 망월사본 진언집 연구≫(공저) ≪샨타라크쉬타의 중관사상≫ ≪지성불교의 철학 : 중도 연기의 사상적 의미와 대승 중관 철학의 전개≫가 있고, 편역서로는 ≪불교혼성범어입문≫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즈냐나가르바의 이제설> <중관장엄론의 형상설에 대하여> <무아에 관한 중관파의 해석> <구법승이 본 인도불교의 소승부파와 대승> 등이 있다.
차례
귀경게
제1장 연(緣)에 대한 고찰[觀因緣品]
제2장 가는 것과 오는 것의 고찰[觀去來品]
제3장 눈 등의 인식 기관에 대한 고찰[觀六情品]
제4장 집합체[蘊]의 고찰[觀五陰品]
제5장 요소의 고찰[觀六種品]
제6장 탐욕과 탐욕자의 고찰[觀染染者品]
제7장 만들어진 것에 대한 고찰[觀三相品]
제8장 행위와 행위자의 고찰[觀作作者品]
제9장 선행하는 것의 고찰[觀本住品]
제10장 불과 땔감의 고찰[觀燃可燃品]
제11장 윤회의 전후 끝에 대한 고찰[觀本際品]
제12장 고의 고찰[觀苦品]
제13장 행에 대한 고찰[觀行品]
제14장 결합에 대한 고찰[觀合品]
제15장 자성에 대한 고찰[觀有無品]
제16장 속박과 해탈에 대한 고찰[觀縛解品]
제17장 업과 과보에 대한 고찰[觀業品]
제18장 아트만에 대한 고찰[觀法品]
제19장 시간에 대한 고찰[觀時品]
제20장 화합에 대한 고찰[觀因果品]
제21장 생성과 괴멸의 고찰[觀成壞品]
제22장 여래에 대한 고찰[觀如來品]
제23장 전도에 대한 고찰[觀顚倒品]
제24장 거룩한 진리에 대한 고찰[觀四諦品]
제25장 열반에 대한 고찰[觀涅槃品]
제26장 12연기에 대한 고찰[觀十二因緣品]
제27장 잘못된 견해에 대한 고찰[觀邪見品]
해설
근본중송 내용 요약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불과 땔감의 결합에서 불과 같이 ‘집착하는 자’는 아트만이며, 땔감과 같이 ‘집착하는 작용’은 오온(五蘊)이다. 여기에서 설명하기를, 그것들은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불과 땔감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불과 땔감이 동일한가, 다른가를 살펴보면 둘과 같은 것도 성립하지 않는다. 만약 어떠한 것인가 하면, 말하기를,
<제1게>
만약 땔감이 곧 불이라고 한다면 행위 주체와 행위가 동일한 것이 될 것이다. 만약 불이 땔감과 다르다면 [불은] 땔감 없이도 존재하게 될 것이다.
<제2게>
[불이 땔감과 다르다면 불은] 항상 타오르는 것이 될 것이지만, 타오르는 원인을 갖지 않는 것이 될 것이다. 또다시 타오르기 시작한다는 것은 무의미하게 될 것이다. 또 그렇다면 작용을 갖지 않는 것이 될 것이다.
<제3게>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타오르는 원인을 갖지 않게 될 것이다. 그것은 항상 타오르는 것으로, 다시 타오르기 시작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오류가 따른다.
<제4게>
만약 그 경우 이것으로부터 타오르고 있는 것이 땔감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단지 그것뿐인 것[땔감이 단지 타오르고 있다는 것]으로, 땔감은 무엇에 의해 타오르는 것인가.
<제5게>
[불이 땔감과] 다르다고 한다면 [불은 땔감에] 도달하지 않게 될 것이다. 도달하지 않는 것은 타지 않을 것이다. 또 타지 않는 것은 꺼지는 일도 없을 것이다. 꺼지지 않는 것은 그 자신의 특상(特相)을 가지고 존속할 것이다.
− <제10장 불과 땔감의 고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