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자평
인간은 의사소통을 위해 기호를 사용한다. 기호학은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기호의 의미와 그 사용 및 의미 작용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인간은 또한 미를 추구하는 존재다. 인간이 추구하는 미를 연구하는 학문이 미학이다.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두 학문, 기호학과 미학이 만나 기호학적 미학이 성립한다. 미적 현상에 대한 기호학적 접근은 이미 많은 기호학자들에 의해 시도된 바 있고, 이를 통해 기호 작용이 궁극적으로 미적 현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그 결과 사람들이 왜, 그리고 어떻게 아름다움을 느끼는지와 이런 미적 느낌이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이런 결과를 열 개의 아이템을 통해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지은이
조창연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다. 고려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하고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학과 기호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호학회·커뮤니케이션학회·언론학회·홍보학회·광고홍보학회의 회원, 편집위원 및 임원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기호학회 이사다. 일상의 대화를 비롯해 담론과 공론, 그리고 광고와 PR를 포함하는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현상을 뇌인지기호학적 시각에서 접근하고 연구해 커뮤니케이션의 이론과 실제를 연결하는 융·통섭적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고 있다.
『광고기호학의 핵심 이론』(2016), 『뉴로 커뮤니케이션』(2015), 『기호학과 뇌인지과학의 커뮤니케이션』(2014) 등의 저서와 『iBrain, 아이브레인: 디지털 테크놀로지 시대에 진화하는 현대인의 뇌』(2010), 『영화 인지 기호학』( 2007) 등의 역서가 있다. 논문은 커뮤니케이션과 기호학의 학제 연구인 “영상기호와 그 의미생성에 대한 뉴로 기호학적 탐색연구”(2013), “뉴로 기호학 패러다임−뇌의 기호생성과 그 의미생성에 대한 기호학적 탐색연구”(2010) 등 다수가 있다.
이주영
서원대학교 미술학과 연구교수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동대학원 미학과를 졸업했고 베를린자유대학교 철학과를 수학했다.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루카치 미학연구: 미메시스의 문제를 통해 본 예술과 현실의 관계”(1996)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홍익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고려대학교 등에서 강의했으며 홍익대학교 겸임교수, 서원대학교 전문연구교수 등을 거쳤다. 한국미학예술학회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현재 기호학적 미학의 관점에서 한국 근현대미술의 미의식을 분석하는 연구에 관심을 갖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미학특강』(2011), 『예술론특강』(2007), 『루카치 미학 연구』(1998)가 있고, 『어떻게 이해할까? 인상주의(2007), 『어떻게 이해할까? 바로크』(2007), 『루카치 미학1권』(2000) 등의 역서가 있다. 논문은 “한국 극사실 회화에 나타난 시각기호와 미의식”(2015), “한국미의 고유성 규명을 위한 비교미학적 고찰”(2014), “미술에 적용된 서사성의 미학적 구조: 80년대 한국의 비판적 리얼리즘 미술을 중심으로”(2013) 등 다수가 있다.
목록
01 얀 무카르조프스키: 기능적 자율성의 미적 기호학
02 유리 로트만: 구조적 문화기호학의 미학
03 롤랑 바르트: 기호학적 텍스트 미학
04 알기르다스 그레마스·자크 퐁타뉴: 정념기호학과 미학
05 찰스 샌더스 퍼스: 화용론 미학
06 찰스 모리스: 행동주의기호학과 미학
07 막스 벤제: 정보기호학과 미학
08 에른스트 곰브리치·넬슨 굿맨: 이미지와 기호
09 움베르토 에코: 미적 코드의 해석기호학
10 세미르 제키: 신경미학과 뉴로기호학
책속으로
예술은 인간이 세계와 감성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며 의미를 담은 상징물로 기호 작용과 밀접하다. 이런 점에서 기호학은 예술을 분석하고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학문적 방법으로 미학과 그 탐구 영역을 공유한다. 바로 이들이 만나는 지점에서 예술이나 문화 현상을 기호학적 시각으로 탐구하는 ‘기호학적 미학’이 나타난다. 여기서 미적 현상은 대상들의 속성이나 대상 그 자체뿐만이 아니라 일종의 기호의미론의 현상으로 소통 과정과 밀접한 것으로 파악된다.
“기호학과 미학의 만남” 중에서
로트만은 참된 예술의 가치는 새로운 언어를 찾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 예술언어와 코드는 밀접한 관계를 갖는데, 로트만은 ‘언어’라는 용어를 ‘코드’라는 용어로 대치하는 일반적 용례는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코드’라는 용어는 이제 막 창조된, 순간적 합의에 의해 도입된 인공적 구조에 관한 관념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코드는 역사를 전제하지 않는 인공 언어의 성격을 갖는다. 반면 ‘언어’는 무의식중에 역사적으로 지속되는 존재에 관한 관념을 불러일으킨다. 로트만은 언어를 ‘코드 더하기 그것의 역사’라고 규정한다. 언어라는 용어는 의복, 의식(儀式), 종교적 개념들에까지 확대 적용된다. 나아가 로트만은 극, 영화, 회화, 음악의 ‘언어’를 특수한 방식으로 조직화된 예술언어로 보고 전체 예술언어에 포함시킨다. .
“유리 로트만: 구조적 문화기호학의 미학” 중에서
곰브리치는 재현된 것과 실재의 관계에서 이미지가 하나의 기호처럼 작용한다고 보았다. 우리가 재현된 이미지를 볼 때 이 이미지가 실재의 반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하나의 오랜 관습이다. 우리는 그림 속의 이미지들을 마치 사진이나 삽화인 것처럼 보고, 그것을 실제나 상상 속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데 습관이 되어 있다. 그러나 이미지는 대상의 모사상이 아니라 하나의 표본인 경우가 많다. 이 표본을 그려낼 때는 도식이 필요하다. 그럴 경우 이미지는 자연의 기호라기보다는 하나의 상징기호처럼 사용된다.
“에른스트 곰브리치·넬슨 굿맨: 이미지와 기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