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서사시다. 기원전 2750년경 우루크 왕이었던 길가메시를 주인공으로 했다. 그리스의 ≪오디세이아≫에 비견된다. 고대 수메르 신화가 풍부하게 녹아 있다. 길가메시 신화는 기원전 1900년부터 기원전 1600년 사이에 바빌로니아에서 체계화되었고, 기원전 1100년경에 신레케 운니니라는 시인이 그에 관한 전설을 아카드어로 편집해 한 편의 서사시로 엮었다.
≪길가메시 서사시≫는 니네베(Nineveh)에 있는 아시리아의 왕 아슈르바니팔의 왕궁 서고 자리에서 출토된 12개 점토판에 새겨진 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아카드어로 기록된 이 점토판은 일명 ‘바빌로니아 표준판’으로 불린다. 전체 3600행 가운데 소실된 부분이 많아, 학자들이 부분적으로 전해진 여러 판본으로부터 ≪길가메시 서사시≫의 내용을 복원했다. 이 점토판들은 왕궁 서고 자리에 오랫동안 묻혀 있다가, 1872년 니네베에서 출토되어 대영박물관으로 옮겨진 점토판들에서 대홍수 이야기가 새겨진 점토판이 발견되면서 그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이후 1930년 고전학자 톰슨(Campbell Thompson)의 편집본 출판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이후 대부분의 번역은 ‘바빌로니아 표준판’으로 명명된 12개의 점토판을 근거로 한다.
우루크의 왕 길가메시는 즉위 초반 폭정을 일삼는 오만한 인물이었다. 신들은 그를 견제할 목적으로 그에 버금가는 인간 엔키두를 만들어 낸다. 야생에서 짐승과 함께 지내던 엔카두는 문명의 세계로 인도되어 길가메시를 만난다. 길가메시와 엔키두는 친구가 되어 함께 모험을 떠난다. 그러다 두 사람은 신들의 노여움을 산다. 신들은 엔키두를 죽이되 길가메시는 살려두기로 결정하고 인간 가운데 가장 용맹하고 지혜로웠던 길가메시는 엔키두의 죽음을 지켜보며 죽음을 두려워하게 된다. 영생불멸의 삶을 얻고자 다시 모험을 떠나지만 이 또한 실패한다. 필멸하는 인간으로서 숙명 앞에서 영웅 길가메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개정판에서는 초판의 1, 2장을 대폭 수정하고 12장을 추가했다.
200자평
고대 수메르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 길가메시의 일대기를 노래한 세계 최초의 서사시다. 세상 모든 일을 경험했고 앞날을 내다봤으며 온갖 역경을 이겨 낸 뒤 고향으로 돌아와 청금석에 자신의 여정을 새긴 영웅이지만, 그 역시 인간이라 죽음을 피하지는 못한다. 개정판에서는 초판의 1, 2장을 대폭 수정하고 12장을 추가했다.
옮긴이
계명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네브래스카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계명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영어영문학회 부회장, 한국영미어문학회 회장으로 활동했고, 현재 한국셰익스피어학회의 편집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1995년에 재남우수논문상(한국영어영문학회)을 받았고, 1998년에는 제1회 셰익스피어학회 우수논문상을, 2006년에는 원암학술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셰익스피어와 타자≫, ≪셰익스피어와 현대 비평≫, ≪셰익스피어 연극 사전≫(공저)이 있으며, 모두 대한민국학술원 우수도서로 선정되었다. 그 외 저서로 ≪셰익스피어 작품 각색과 다시쓰기의 정치성≫, ≪인종 담론과 성 담론: 셰익스피어의 경우≫, ≪명대사로 읽는 셰익스피어 비극≫, ≪명대사로 읽는 셰익스피어 희극≫, ≪셰익스피어 비극의 비평적 해석≫, ≪음악과 영화가 만난 길에서≫, ≪상징과 모티프로 읽는 영화≫가 있다. 셰익스피어 주요 작품 21편을 번역했으며, 소포클레스의 작품 전체와 아이스킬로스의 현존 작품 전체를 번역했고, 에우리피데스의 작품 16편을 번역했다.
차례
등장인물
1. 영웅 길가메시와 엔키두
2. 길가메시와 엔키두의 만남
3. 삼나무 숲 원정 계획
4. 길가메시의 꿈과 삼나무 숲 진입
5. 산지기 훔바바와의 대결
6. 이슈타르의 분노와 하늘 황소
7. 엔키두의 꿈과 저승
8. 엔키두의 죽음과 길가메시의 애도
9. 영생불사의 꿈을 찾아서
10. 죽음의 바다를 건너서
11. 대홍수 이야기와 회춘초
12. 길가메시의 죽음
인명·지명 찾아보기
해설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영생불사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지친 몸으로 고향 우루크에 돌아왔지만,
길가메시처럼 훌륭한 왕 결코 없었다.
먼 길을 떠나 심연을 들여다보고
대홍수 이전의 비밀을 밝혔던 사람이다.
이 세상 모든 걸 알았던 현자다.
세상의 모든 일들을 경험했던 사람이다.
온갖 역경을 겪으며 죽을 고생을 했지만
역경이란 역경을 다 이겨 냈던 사람이다.
길가메시, 고향에 돌아와 새 힘을 얻고
청금석에 고난의 여정을 새겼다.
위대한 왕이요 영웅이었으나
영생은 얻을 수 없었으니, 그것이
필멸의 인간 길가메시의 운명이었다.
죽음의 어둠이 닥쳐 생명의 빛 잃었으나
슬퍼하거나 절망하지 말라!
육신은 사라졌으나 그 이름 영원하리라!
영원한 생명 얻지 못했으나
명계에서 죽은 자들의 왕이 되리라!
신들 사이에 속해 신들과 벗하리라!
-152-15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