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는 젊은 연극인들이 운영하는 작은 카페 겸 술집 ‘디오니소스’에 저마다 사연을 지닌 손님들이 하나둘 찾아온다. 술을 마시며 카페에서 마련한 연극을 보다가 소동이 벌어진다. 디오니소스, 그를 키운 주정뱅이 실레노스, 낙소스 섬에서 디오니소스와 사랑에 빠지는 아리아드네, 그녀가 살았던 왕궁에 미궁을 만든 다이달로스, 그의 아들 이카루스… 고대 그리스 신화 속 인물들이 카페라는 현대의 일상적인 장소에서 우리와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술잔을 기울인다. 평범해 보이는 이 술자리를 구경하고 있다 보면 문득 그 안에 깃든 신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김명화 작가가 직접 연출을 맡아 2019년 극단 난희의 세 번째 정기 공연으로 선보인 작품이다.
<냉면-침향외전>은 극단 난희의 창단 작품이다. 2008년 6월 <침향>이 공연되고 10년 만에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이 이어지며 ‘마지막 남은 냉전의 벽’이 어쩌면 허물어질 수도 있겠다는 신호를 보내던 때 극 중 ‘작가’는 자연스레 이모를 떠올린다.
<미마지!>는 일본에 기악(伎樂)을 전파한 백제 예인 ‘미마지’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일본서기≫의 짧은 기록에서 출발해 고증과 상상으로 완성성되었다. 기악은 절에서 공연했던 가면묵극으로 20세기 중반 한국 이혜구 학자가 우연히 일본 고서에서 발견해 한국에도 알려졌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미마지!>는 종교와 세속을 오가는 삶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살아낸 미마지의 예술 세계와 그가 만든 기악의 실체를 탐색하고 상상한다. 미마지와 동시대에 살았던 선화공주, 백제 무왕, 스이코 천황, 쇼토쿠 태자가 등장해 엮어내는 드라마를 기악의 각 과장과 연결해 구성했다.
200자평
≪김명화 희곡집 1-3≫ 출간 후 5년 만에 출간하는 김명화 작가 희곡집. 극단 창단 이후 쓰고 연출한 작품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냉면-침향외전>, <미마지!> 세 편을 엮었다.
지은이
김명화는 1966년 김천에서 태어났다. 1984년 이화여대 교육심리학과에 입학, 교내 연극반에서 활동한 것을 계기로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연극학을 공부했다. 1994년 월간 ≪객석≫ 예음상 비평 부문에 입선, 연극평론가로 먼저 등단했고 1997년 <새들은 횡단보도로 건너지 않는다>로 삼성문예상 희곡상을 수상, 극작가로 등단했다. 2000년 김상열연극상, 2002년 동아연극상작품상, 대산문학상희곡상, 2003년 아사히신문 공연예술대상, 2004년 문화관광부 오늘의젊은예술가상, 2007년 제10회 여석기연극평론가상을 수상했으며, 2007년 <침향>으로 제1회 차범석희곡상을 받았다. 2017년 극단 난희를 창단, 연출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차례
엮으며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냉면−침향외전(沈香外傳)
미마지!
작가 메모
책속으로
잔치가 있는 날이면 올림포스산에서 신들은 넥타르라는 음료를 마십니다. 그러나 지상의 인간들은 내가 건네준 술을 마시죠. 꾀가 많은 인간들은 그 술을 변형시켜 70만 종의 술이 이 지구상에 존재한다는군요. 칵테일이 그런 거죠. 진과 약간의 베르무스를 섞고 올리브를 곁들인 마티니 같은 것, 내가 특히 좋아하는 칵테일입니다. 여기 대한민국 사람들은 타고나길 다혈질이라 여러 개의 술을 간단히 섞고 흔들어 마시는 방법을 개발했더군요. 일명 폭탄주, 맥주에 양주를 섞는 건데 오래 끌지 말고 한 방에 먹고 가라는 거죠.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