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신채호 서거 50주년 추모 사업 일환으로 1986년에 창작하고 청주에서 공연한 <식민지의 아침>을 개작했다. 1987년 국립극단에서 김석만 연출로 공연했다. <꿈 하늘>은 신채호가 임종한 시점부터 시간을 역행하며 그의 일대기를 보여 준 다음 다시 죽음에 이르는 ‘현재 – 과거 – 현재’ 플롯을 취했다. 이와 함께 신채호라는 한 인물을 신채호 1, 신채호 2, 신채호 3과 같이 세 분신으로 나누고, 서로가 분신임을 알아보게 하는 기법을 활용했다. 이들은 각각 신채호의 청년, 장년, 중년기 자아인 동시에 신채호의 내면을 구성하는 다양한 면모를 상징한다. 또 신채호의 활동 중에서 무대화하지 않은 사건을 요약해 관객에게 설명하는 해설자 역할을 함으로써 불연속적인 장면을 연결하고 장면 사이의 개연성을 마련해 주는 기능을 한다. 이처럼 한 무대에 신채호의 여러 내면을 상징하는 다수의 분신이 한꺼번에 등장하면서 신채호의 내적 갈등을 가시화했다.
200자평
1905년부터 1930년까지 신채호가 상경하고 중국으로 망명해 활동하다가 만주 대련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여순 감옥에 수감되기까지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지은이
차범석은 1924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195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밀주>가 입선, 이듬해 <귀향>이 당선하면서 정식으로 등단했다. 이후 극작 기간 50여 년 동안 <불모지>(1958), <산불>(1962), <환상 여행>(1972), <학이여 사랑일레라>(1981), <꿈 하늘>(1987) 등 소외된 존재에 대한 관심과 사회성을 지닌 다양한 작품을 발표하며 한국 사실주의 극 정착에 기여했다. 1956년 김경옥, 최창봉 등과 함께 제작극회를 창단해 소극장 운동을 주도했다. 1963년 극단 산하를 창단하고 1983년까지 대표를 지내면서 수많은 창작극을 공연했다. 대한민국문화예술상(1970), 성옥문화예술상(1980), 대한민국연극제희곡상(1981), 대한민국예술원상(1982) 등을 수상했다. 2006년 타계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1. 프롤로오그
2. 단재와 위암
3.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4. 부인 조씨(趙氏)
5. 신민회 비밀결사
6. 별거, 망명 준비
7. 망명
8. 백암과 단재
9. 꿈 하늘
10. 3·1 만세 사건(기미년)
11. 상해임시정부 국민 대표자 회의
12. 박자혜와의 이별
13. 나석주
14. 신채호의 마지막 결단
15. 재판
16. 감옥 – 순국
17. 가신 님 단재 영전에
<꿈 하늘>은
차범석은
책속으로
박자혜: 여보!
밤도 깊어 가나 봅니다.
나는 당신이 남겨 놓고 가신 육체와 영혼에서 완전히 해탈된 비참한 잔뼈 몇 가지를 집어넣은 궤짝을 부둥켜안고 마음 둘 곳 없어 하나이다.
당신은 뜻을 이루지 않고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겠다고 하시더니 왜 이렇게 못난 주제로 내게 오셨습니까?
분하고 원통하지 않으십니까? 당신의 원통한 고혼은 지금 이국의 광야에서 무엇을 부르짖으며 헤매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