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을 삼가 고인의 영전에 바칩니다
지식공작소는 2007년 6월, 대통령비서실과 함께 각종 국정 지표와 통계 자료로 구성한 ≪있는 그대로 대한민국≫을 출간한 바 있다. 참여정부의 성과를 국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무현 전대통령이 직접 진두지휘하여 원고를 만들었다고 들었다. 머리글을 쓴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은 ‘참여정부를 말할 수 있는 모든 지표를 모으고 분석했다’ ‘우리는 이 책에서 해방 이후 우리 국민이 무엇을 위해 어떻게 노력해왔는가를 돌아보았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국민들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경제가 문제라는 지적이 많았다. 원고를 받아 내용을 살펴보니 꼭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만하면 나무랄 것도 없어 보였다. 복지 부문의 예산이 많이 늘었고 해외 자원 개발 업적도 눈에 띄었다. 대통령이 자랑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그가 왜 그렇게 가슴을 치며 답답해하는지 이해할 만했다. 그는 나라의 기초와 미래에 투자하고 있었다. 정치를 그렇게 했듯이 경제도 그렇게 했다. 그러나 기초는 언제나 땅 속에 묻혀있고 미래는 우리의 눈 밖에 있었다.
그렇게 한 여름의 작업 끝에 출간된 책을 들고 그는 곧바로 친구들을 찾아갔다. 그러고는 참고 참았던 심정을 토로한다.(2007년 6월 참여정부평가포럼 강연) 두 시간으로 예정되었던 강연은 끝없이 길어졌다. 이번에 제목을 다시 달고 새롭게 실은 그의 글이 바로 그날 그의 목소리다. 본인이 직접 2개월 이상 내용을 다듬는 등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내용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 인생과 국정 5년이 정리되어 있고, 퇴임 이후에 대한 고민도 담겨 있다. 노무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한 보좌관들이 ‘노무현’에 관한 가장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인정한 원고다. 원고지로 세어 보니 삼백팔십 장 남짓한 분량이다. 책의 내용을 조목조목 설명하는 대목이 있는가 하면, 당시의 심정을 즉석에서 토로하기도 한다. 책을 묶으며 다시 읽어보니 그가 그의 친구들과 함께 만들고 싶었던 이 나라의 모습이 선연히 나타난다. 소리는 투박하지만 그 뜻이 아름답다.
그가 우리 국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어 했던 그 이야기를 그의 소리와 함께 묶어 세상에 내보낸다.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이 되고 싶었던 그의 단심이 우리의 마음속에서 오래도록 바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우리 모두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길동무가 되자는 염원을 담고 싶었다.
이제 삼가 그의 영전에 이 책을 바친다.
편집부 일동.
200자평
이 책의 몸통은 이년쯤 전에 만들어졌다. 참여정부의 성과를 국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진두지휘하여 원고를 만들었다고 한다. 당시 정부는 국민들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달하지 못하고 있었다.
언로가 막힌 대통령의 마지막 선택은 책이었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격리되어 있으므로, 그래서 보이지 않는 진실을 전달할 수 있는 마지막 소통의 가능성을 기대했던 듯하다. 한 여름의 작업 끝에 출간된 책을 들고 그는 곧바로 친구들을 찾아갔다.
그러고는 참고 참았던 심정을 토로한다. 두 시간으로 예정되었던 강연은 끝없이 길어졌다. 이 책에 실린 그의 글이 바로 그날의 그의 목소리다. 원고지로 세어 보니 삼백팔십 장 남짓한 분량이다. 책의 내용을 조목조목 설명하는 대목이 있는가 하면, 당시의 심정을 즉석에서 토로하기도 한다.
차례
저는 그냥 제가 할 도리를 다한 것입니다./노무현 v
책을 펴내며/문재인 lxv
1. 이제 한 걸음만 더 가면 선진국이다
대한민국이 충족시키고 있는 4가지의 대표적인 선진국 기준 2
IMF(국제통화기금)의 분류기준 2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2
국민소득 2만 달러 이상의 나라들 3
인적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4
대한민국이 아직 채우지 못한 선진국의 조건들 4
복지재정 비중 4
사회적 자본 성숙도 4
여성인력 활용도 5
시대가 바뀌면 생각도,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6
2. 경제, 1000달러에서 2만 달러가 되기까지
1. 굿바이, IMF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 정부·국민이 함께 도달한 선진국의 문턱 12
경제성장률 선진국형 성장속도로 진입 14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안정적인 물가 16
금리는 점진적인 하락세 18
부진한 설비투자를 기술혁신 역량 강화로 극복 20
경기부양책 없이도 설비투자·민간소비 증가세로 전환하는 저력 발휘 22
2. 우리 경제는 얼마나 튼튼할까?
3000억 달러를 넘어선 수출, 세계 11위 26
우리 경제의 안정성을 반영하는 환율 28
경상수지는 안정적인 흑자 기조 30
종합주가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 32
세계 5대 외환보유국이 되다 34
당연히 국가신용등급도 올라갔다 36
외국인 직접투자 100억 달러 이상 유지 38
기업의 빚이 줄고 있다 39
매년 망하는 기업, 4년 동안 절반 이하로 40
마침내 부동산도 꺾였다 42
부실언론이 만들어낸 빚더미 대한민국 44
은행은 건강한가? 46
외환거래 늘었으나 국제수준에는 미흡 48
3. 우리 경제는 지속가능한가?
연구개발비·특허출원 최고치 기록 52
차세대 성장 동력, 미국과 기술격차 2.6년에서 1.6년으로 55
혁신형 중소기업, 3년 만에 2배 증가 56
지방에도 기술력 갖춘 중소기업 대폭 증가 58
지역전략산업으로 지방이 첨단산업의 중심이 되다 60
문화수출 강국을 위하여 62
농어업도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 64
4. 골고루 잘사는 나라
지방을 위한 특별 주머니, 균특회계 68
정부 R&D예산 지방 비중 40% 육박 69
비수도권 생산 비중 수도권 앞질러 70
지방의 수출 비중 70% 육박 71
수도권 인구 문제에 대한 한 줄기 희망 72
3. 마음은 굴뚝같지만 아직도 부족한 민생과 복지
1. 실업 터널은 짧게, 일자리는 더 가깝게
낮아지는 실업률, 그래도 외환 위기 이전만 못해 80
‘안정적 유지’로는 미흡한 청년 실업률 82
자영업주, 절대 수 늘었으나 비중은 하향 추세 84
고용률 지속 상승, 2030년까지 72% 목표 86
복지서비스도 늘고, 일자리도 늘고 88
고용안정, 법 제도로 보다 확실하게 90
2. 민생과 양극화, 더디지만 확실히
양극화를 완화하는 길 94
소득분배 개선 효과, 꾸준한 상승세 96
신용불량자 280만 명으로 100만 명 감소 98
3. 복지투자 큰 걸음을 내딛다
복지지출 비중 8% 진보, 간단한 게 아니다 102
사회보험, 민주화 이후 급속히 성장 104
기초생활보호 대상자 150만 명까지 확대 106
저소득층 무상교육비 지원 대상 13%로 확대 107
교사와 학생이 보다 가깝게 108
진학률과 교육의 질 동반 성장 110
일하는 여성, 수는 늘고 힘은 세지고 112
육아지원 예산 김대중 정부 때보다 4배 증가 114
100% 돌파한 주택보급률 116
주거복지, 더 많이 더 가깝게 118
4. 환경과 문화, 삶의 질이 높아진다
더욱 넓어진 자연환경보호지역 122
더 맑아져야 할 우리 물 우리 공기 124
생활과 더욱 가까워진 문화시설 126
4. 선진국이 되기 위해 민주주의는 계속되어야 한다
1. 민주주의를 지키고 정치를 바꿨다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는 세계에서 몇 등이나 될까? 134
우리 국민의 인권은 어떻게 지켜지고 있을까? 136
선거 자유는 확대하고 불법선거는 엄단하고 138
‘정경유착’과‘부패정치’라는 말은 어디로 가버렸을까? 140
지역주의 해소, 성공하지 못했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142
2. 정부, 확 달라졌다
그래도 부족한 대국민 서비스 인력 146
세계에서 가장 빨리 혁신하는 나라 148
시스템이 일인자 149
정책서비스도 ‘만족경영’ 시대로 152
세계 3위 디지털 정부 154
국민의 소리가 제도를 바꿨다 156
대통령 업무추진비를 세부내역까지 공개하는 나라 158
규제 개선으로 2조216억 원을 벌었다 160
여성공무원 비율 38%, 장애인 의무 고용률 2% 달성 162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보다 부자가 되었다 164
3. 갈등은 풀고 안전은 높이고
불법 폭력시위 1% 미만으로 급감 168
이젠 우리도 치안 선진국 170
교통사고 사망자, 13년 만에 절반으로 172
5. 한반도의 평화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1. 무럭무럭 자라난 지구촌의 대한민국
49개국 44만km, 지구 10바퀴 반을 돌았다 180
에너지 문제도 안정궤도에 접어들었다 182
16개국과 FTA 타결, 40여 개국과 협상 중 184
2. 남북이 함께 사는 한반도
군사시설에서 생산시설로 바뀐 개성공단 188
바다로, 땅으로, 하늘로 오간 사람이 10만 명 189
남북으로 오가는 배 190
잦아진 남북회담 191
핵 위기도 흔들지 못한 대한민국의 안전성 192
6. 박정희 정부부터 노무현 정부까지
분야별 6개 정부 성과 비교 197
분야별 3개 정부 성과 비교 198
노무현 정부 199
지표 인덱스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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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함께만든 대한민국 – 대통령비서실 je**pop | 2009-06-10 |
한 정권의 정책을 스스로 평가한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는 처음이다. 아마도 ‘노무현’ 이라는 대통령이기 때문에 읽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하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나에게 처음 만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내 생활과 관련된 정책도 있고 현실적으로 그런 정책을 통해 영향을 받기도 했다.
‘정책을 만들고 추진했던 곳에서 발간한 내용을 모두 믿고 그대로 따르기는 어렵다’ 라는 철저한 긴장감을 통해 읽을 수밖에 없다. 참여정부가 추진됐던 일부 정책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런 반대가 정책을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라는 것도 아마 노무현 정부가 국민에게 심어준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과감하게 주장할 수 있었고 그래서 민주주의가 성숙되는 기회를 가졌고, 국민은 느꼈을 것이다.
하필 그런 대통령이 일찍 떠난 것이 대한민국의 비극이다.
책은 노무현 대통령이 2007년 6월 2일 노사모 회원들에게 ‘저는 그냥 제가 할 도리를 다한 것입니다’라는 주제로 연설한 내용으로 시작된다. 그 내용을 알고 있는 독자라면 아마도 노무현 대통령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고, 모르는 분이라면 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될 것이다. 연설문이기 때문에 구어체다. 따라서 그분의 목소리와 음색까지 느낄 수 있다. 더 심한 분은 눈과 주름, 웃음 까지도.
내용은 참여정부가 나름대로 열심히 개혁하려고 했지만 생각 없는 언론과 한나라당이 지독하게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과는 자신도 깜짝 놀랄 정도로 높았다는 것이다.
정치, 사회, 경제, 복지, 언론, 대북, 외교 심지어 진보의 이론과 방향까지도 큰 틀에서 노무현의 사상을 이해하는 길잡이가 될 만 하다.
연설문 곳곳에는 당시 대선 후보들의 모습과 향후 정국을 예견하는 내용도 있다. 그는 보수와 진보에 대해 정의하면서,
“보수는 강자의 사상, 기득권의 사상입니다. 각자의 삶은 각자의 노력의 결과이므로 강자의 기득권을 보호하고 강자의 자유를 보장하여 강자가 주도하는 대로 따라가면 모두 좋아진다는 생각이 보수의 기본적인 생각입니다. 경쟁 시장을 넓히기 위하여 개방을 하자고 하면서 약자에 대한 국가의 보호나 지원에는 반대합니다. 힘에 의한 질서를 강조하며 갈등은 힘으로 제압하고자 합니다. 힘에 의한 평화를 주장하며 대외적으로는 대결주의를 주장합니다. 그래서 냉전적 정책을 좋아하는 것이지요.” 라고 말한다.
현 정부를 정확하게 예견했다는 생각이다.
이 책의 절반 이상은 각종 지표로 제시된다. 이유는 이렇다.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이 참여정부가 나라를 망쳤다고 주장하자, 대통령과 비서실에서는 고민을 하게 된다. 스스로도 검증할 필요가 있게 됐다.
“그러자 대통령이 ‘사실을 확인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지난해부터였습니다. (중략) 그래서 전체를 다시 한번 보기로 했습니다. 참여정부를 말할 수 있는 모든 지표를 모으고 분석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정책기획위원회를 중심으로 있는 자료를 조사. 분석하고, 지표가 없는 것은 오래된 지표를 뒤져 새로 만들기도 했습니다.”(참여정부 출범 5년 차에 대통령 비서실장 문재인 올림)라고 쓰고 있다.
그래서 지표가 제시되고 있다.
지표가 객관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알다시피 지표는 많은 사실을 왜곡할 수 도 있다. 지표는 모든 것을 단순 비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꼼꼼하게 지표를 쳐다보고 있으면 살며시 미소가 나온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준비된 나라고 열심히 일하는 나라고 정말 좋은 국가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왜냐면 사회가 발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는 물론 인권과 사회, 복지가 발전하고 동북아 다자간 외교가 어떤 효과를 냈는지 보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이 들면서 각종 부분에서 퇴행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어 슬프다.
한 정권의 정책을 단기간에 평가하고 결론내기는 쉽지 않다. 앞으로 후대 역사가 이를 평가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본 참여정부는 발전을 위해 고민했다는 것이다. 현재의 평가가 아니라 미래를 향해 준비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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