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드라마는 현실을 반영한다는데,
정작 우리의 현재는 9시 뉴스 속에 살고 있습니다.
영화 같은 일들이 펼쳐지는 다이내믹한 세상이죠.
장르가 누아르, 스릴러로 치우치는 게 서글프지만.
블랙코미디를 표방하였으나,
어쩌면 이 극은 SF판타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
평범한 가정집을 설정하다니.
게다가 4인용 식탁이라니.
온 가족이 오순도순 모여 앉아 저녁 식사를 할 어마어마한 꿈을 품다니.
그러나 그래서. 연극은 가능한 거겠죠?
빈 무대 가득 파도를 일으킬 수도, 없던 마을 하나가 지어지기도 하며,
한 사람 또는 여러 사람의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어제를 오늘처럼 오늘을 내일인 양
시공간이 자유로우니까요.
연극은 그래서 ‘희망’을 품을 수 있으니까요. 보여 줄 수 있지요.
아마도 저는,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만.
오늘도 누군가는 닫힌 문을 열고 기어이 살아나가거나, 결국은 죽고 말거나 합니다.
공감하고 싶습니다.
나는 그런 당신에게 ‘나도’라는 대답을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진짜 이야기가 보들보들 순두부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상처를 주고받는 자극적인 세상에서 후시딘까진 못 미치더라도 반창고 같은 순간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200자평
제19회 월드 2인극 페스티벌 참가작. 잘살아 보려던 의지와 달리 점차 생활이 어려워져 반지하방에 숨어 살게 된 가족의 이야기다. 부부의 대화를 통해 프랜차이즈 사업 실패, 보험사기, 갑질 문화 등 한국 사회의 병폐와 부조리가 드러난다.
지은이
김묘진 : 묘할 묘(妙), 보배 진(診). 매일 발칙하고 엉뚱한 상상들로 물음표와 느낌표를 만든다. 꼴값 말고, 밥값과 이름값 하는 이야기를 지어 세상을 넘어 우주까지 정복해 보고 싶다. 내가 나를,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 존재들을 지켜내기 위해서 글을 쓴다. 쓰고 연출한 작품에는 <5호실의 고등어>, <유치뽕짝>, <외로운 사정> 등이 있고, 창작 희곡으로는 <개나리꽃 필 무렵>, <7시간>, <그 시절 우리는> 외 다수가 있다. 연극 <5호실의 고등어>로 수현재 작가 데뷔 프로그램인 ‘통통통 시즌2’ 6인에 선정되었으며, 같은 작품이 2018년 서울문화재단 최초예술지원작으로 선정되었다. 서울예술대학교 극작과를 졸업했고, 현재 극발전소301 소속, 다이얼로거 멤버다.
차례
작가의 말
나오는 사람들
뉴스데스크
김묘진은
책속으로
뉴스 : (소리) 또 일가족 동반 자살 소식 / 생활고와 채무를 감당하지 못하고 / 사회 안전망 구멍 / 각자의 방에서 / 차 안에서 / 한 방 침대에 나란히 / 식탁에서 / 음독 / 번개탄 / 욕조에 세 살 아들은 익사 / 유서는 발견되지 않고 / 유서엔 고통스럽다고 / 아버지는 오래전 실종 상태.